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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환율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된다"…미 통화정책 정상화·러-우 사태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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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달러화 강세로 수출 개선효과 기대 어려워
원자재가 상승으로 수익성 악화 우려

"고환율 내년 상반기까지 지속 된다"…미 통화정책 정상화·러-우 사태 탓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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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1350원대를 넘어서는 등 고환율이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는 4일 '최근 환율 상승에 대한 평가' 보고서를 통해 세계적인 경기침체 우려와 미국의 통화정책 정상화로 달러화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2월 1200원대에 진입한 후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1300원대 중반에 이르고 있다. 다만, 상승 움직임은 주로 글로벌 미 달러화 강세에 기인한 것으로 통화가치 하락이 원화에서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환율상승 단기요인은 미국 통화정책 정상화·러-우 사태

보고서는 환율이 상승하는 주요 요인을 단기와 장기로 구분하고, 최근의 환율 상승을 이끄는 단기 요인으로 통화정책 정상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국제수지 악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를 꼽았다.


그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각국에서 시행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이 차츰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미국 연준은 올해 3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특히 6월과 7월에는 각각 0.75%포인트를 인상하면서 기준금리가 2.25~2.50%에 이르게 됐다. 미국의 통화정책은 글로벌 달러 가치를 변화시킴으로써 각국의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데, 최근의 연이은 금리 인상이 달러화 강세를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원·달러 환율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


향후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또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면서 내년 말까지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매 분기말 발표되는 미국 FOMC 점도표는 연준 위원들의 적정 기준금리 전망을 보여주는데, 지난 6월 공개된 점도표에는 올해 말 금리의 중간값이 3.4%, 내년 말은 3.75%로 나타나 있다.


파월 연준 의장도 향후 9월 FOMC에서는 동 수치가 업데이트돼 내년 말 적정 금리가 4%를 조금 밑도는 수준으로 상향될 것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바 있다. 이는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와 함께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유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지난 2월부터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도 환율의 상승과 관련이 있다. 글로벌 리스크 관련 뉴스는 시장 심리에 영향을 미쳐 환율이 단기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금번 사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이 차질을 빚으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 선호가 강화되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거시경제의 기초 여건을 나타내는 지표들 중 하나인 국제수지가 악화될 경우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밝혔다. 국제수지는 재화 및 서비스의 수출입을 나타내는 경상수지와 자본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자본수지 및 금융계정으로 이뤄져 있다. 즉, 다른 국가와의 상품·서비스 및 자본 거래의 결과로 발생하는 외환의 유출이 유입보다 크게 돼 국제수지가 악화될 경우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 최근과 같이 환율 상승이 원자재 수입 부담을 가중시키는 영향이 지속될 경우, 무역수지 적자가 누적되면서 환율이 상승할 수 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수출이 15.6% 증가했음에도, 수입이 더욱 크게 증가하면서(26.2%↑) 무역수지가 103억달러(약 14조 38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또한 보고서는 국제 유류·원자재 가격을 비롯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인해 원화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 유가(WTI)는 지난 6월에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상당기간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최근에는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로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도 9.1%로 1981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IMF는 지난 1월,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4.4%로 전망했으나 7월에 다시 3.2%로 하향 조정했다.


환율 상승의 장기요인은 ①인구구조 변화 ②해외투자 증가

보고서는 환율의 장기적인 흐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로 인구구조 변화, 해외투자 증가를 꼽았다.


국내 인구구조는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은 1990년 5.1%에서 2020년에는 15.7%로 크게 증가했으며, 인구의 평균 연령은 같은 기간 27세에서 43.7세로 상향됐다. 빠르게 이루어지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향후 경제 가능 인구가 짊어져야 할 노년인구 부양부담이 커지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문제는 부양부담으로 인한 지출 증가는 저축 감소와 수입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가계 소비의 증가로 저축 여력이 떨어지고 소비의 증가는 경제 전체적 관점에서 수입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현상이 장기에 걸쳐 누적될 경우 경상수지에 마이너스 요인이 되면서 외환의 초과 수요를 유발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직접투자, 증권투자 등과 같은 해외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 또한 환율 상승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정 시점에 우리 국민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 금융자산은 올해 1분기를 기준으로 약 2.2조달러(약 2998조 원)에 달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금융부채를 차감한 순대외금융자산은 2014년 3분기 이후 줄곧 플러스 상태를 유지하면서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은 추세는 달러화 수요를 증가시킴으로써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될 수 있다.


‘환율 상승 → 수출 증가’ 기대 어려워…원유 관세 인하, 통화스왑, 무역금융 등 대응책 필요

보고서는 그간 한국 경제가 수출을 통한 상품수지 및 무역수지 흑자를 바탕으로 성장해왔으나 최근 글로벌 달러화 강세에 기반한 환율의 상승이 수출 증가와 이에 따른 기업의 이익 증가로 이어지기 어려운 상황이며, 기업의 외화 부채에 대한 이자부담이 증가하여 투자가 위축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물가의 상승이 국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원화가 지속적으로 절하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될 경우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면서 자본이 유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환율 상승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완화하고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기 위해 ①원유 관세 인하, ②통화 스왑, ③기업 금융비용 경감 및 환율변동보험 한도 확대, ④소비·투자·수출 진작 대책들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비산유국들 중 유일하게 수입산 원유에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정부가 고유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폭을 연말까지 확대했으나(30%→37%), 유가 상승폭이 워낙 크고 현장 가격에 신속하게 반영되지 않는 등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이후 글로벌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되면서 국제유가가 다소 하락 움직임을 보이고 있으나, 향후 러-우 전쟁 등 글로벌 요인에 따라 재차 상승할 경우 현행 유류세 인하 조치와 함께 원유 관세 인하를 함께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 미국 등 주요국과의 통화스왑을 통해 외화 자금 공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물론 현재 미국과 상시 통화스왑을 체결하고 있는 영국, 스위스, EU 등에서도 통화 절하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과, 지금의 원/달러 환율 상승 움직임이 외화 유동성 부족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통화스왑의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통화스왑을 통해 시장의 과도한 쏠림현상을 예방하고 향후 환율 상승에 대한 기대가 고착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 지난 2020년에도 한-미 통화스왑 체결 발표로 인해 달러화 조달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되면서 환율이 하락한 바 있다.


또한 수출 중소기업에 지원하는 무역금융 금리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정부는 기업의 원가·물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올해 무역금융 공급을 약 90조원 확대하기로 발표했다(약 261조→351조, 8.31일). 무역금융은 수출기업에 수출품의 생산과 원자재 구매에 필요한 자금을 원화로 대출해주는 제도로,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에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 등을 감안한 가산금리를 합산해 정해진다. 최근의 금리 인상 영향이 반영될 경우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므로, 환율 상승으로 인한 기업의 부담을 완화시킨다는 본래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대출금리 검토 및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실장은 소비·투자·수출 진작책과 관련해 "환율의 상승이 경제 전반의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득세 및 법인세 인하, 기업 투자세액 공제 확대, 수출금융지원 확대 등 고비용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는 대책들이 적기에 시행돼야 한다"며 "정부와 국회의 협력이 시급한 시점"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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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희 대한상의 SGI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당면한 환율, 물가, 금리 상승 등의 문제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연계되어 있어, 각각을 타깃으로 한 거시경제 정책의 효과가 독립적으로 발생하기 어렵다"며 "세계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리스크 요인들이 금융·실물경제 위기로 파급되지 않도록 시장 안정을 위한 정책 수단을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기업의 환 헤지 및 결제통화 다양화 등 환율 민감도를 완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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