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에서 깜빡 조는 원리 이용한 숙면침대 '스웨이베드' 인기
10㎝ 간격과 0.25Hz 진동수로 움직이는 '몽가타'만의 기술력 주목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 전철이나 버스에서 고작 15분 정도 깜빡 졸았는데 개운함을 느꼈다면 ‘진동’ 덕분에 깊은 잠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는 2011년 스위스 제네바대학병원 수면연구센터가 세계적 학술지 ‘셀’에 발표한 논문으로 증명한 바 있다. 이 센터는 2014년 ‘스윙베드 연구’를 통해 흔들리는 침대가 숙면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결과도 발표했다.
몽가타의 ‘스웨이베드(sway bed)’는 이 원리를 이용해 만든 침대다. 아기가 요람이나 부모 품 안에서 반복되는 움직임 안에서 깊은 잠에 빠지는 것처럼 침대가 좌우로 움직이고, 매트리스가 진동하면서 숙면에 취할 수 있게 돕는 것이다.
몽가타는 2015년 시제품으로 세브란스병원 수면건강센터가 진행하는 임상시험에 참여했다. 임상결과 센터는 "몽가타의 스웨이베드가 스웨이모션과 수면 진동을 통해 수면을 도와주는 핵심요소인 심장박동 안정화와 전정기관 자극을 진행해 편안한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서 "일반 침대에 비해 하루 평균 약 52분 깊은 잠을 더 잔 효과를 거둔다"고 평가했다.
스웨이모션은 10㎝ 간격과 0.25헤르츠(Hz)의 진동수로 움직이게 하는 기술이다. 이 간격과 진동수를 침대가 구현해낼 때 깊은 잠을 잘 수 있다는 제네바대학병원의 연구결과를 몽가타만의 기술로 재현해낸 것이다.
2016년 기대 속에 출시된 스웨이베드는 정작 시장에서는 외면당했다. 침대 업체들은 "모션베드나 리클라이너 기능성을 가진 침대도 안팔리는데 ‘스웨이베드’가 팔리겠느냐"면서 납품을 꺼렸다. 정태현 몽가타 대표는 "국제적으로 검증받은 기술이고, 국내 병원에서의 임상결과도 우수해 출시만 하면 잘 팔릴 줄 알았는데 현실은 냉정했다"고 당시 막막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어렵게 서울의 한 산후조리원에 4대의 침대를 납품했지만, 사용시간이 늘어날수록 소음이 커지는 문제점이 발견되는 등 기술적 과제도 떠안게 됐다. 몽가타는 2015년과 2020년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TIPA)의 기술개발(R&D) 지원을 받으면서 끈질기게 기술을 보완했다.
2018년 자체 모터·노이즈캔슬링 드라이버를 개발, 다년간 사용해도 소음이 25데시벨(㏈)을 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녹음할 때 이용하는 무소음실의 평소 소음이 20㏈인 만큼 깊은 밤에 집중해서 들어도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숙해진 것이다. 때마침 코로나19로 인한 숙면침대와 TV드라마에 나온 모션베드가 인기를 끌면서 스웨이베드도 함께 주목받기 시작했다.
기술적 완성도를 높인 제품이 호평을 받으면서 2019년 서울시내 주요 산후조리원에 몽가타침대가 필수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2020년에는 기술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현대자동차그룹으로부터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고, 침대 업체들도 손을 내밀었다. 지난 3월 서울 양재동에 체험형 쇼룸이 문을 열자 방문객이 밀려들면서 주문예약도 급증하는 추세다. 40~50대 갱년기 여성이 주 고객층이다. 7월 템퍼와 9월부터는 신세계까사, 하이마트에 납품한다. 2~3개 업체와 추가 계약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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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개인고객의 경우 9월까지 30명 이상이 예약된 상태고 주문예약 대기자들이 점차 늘고 있다"면서 "올해 말까지 100대, 내년에는 매월 200대를 팔아 월 매출 10억원을 올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시장성과 방향성 등에 대해서는 투자기관들의 검증이 완료된 만큼 마케팅에 집중해 성과를 보여주겠다"고 자신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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