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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수교30년]②세 번의 변곡점…선도자→동반자→경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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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2년 한중수교 개시…양국 경제성장 선도
2001년 중국의 WTO가입과 韓, 대중 투자 급증
2015년 한중 FTA 체결…본격화한 中 경제보복

[한중수교30년]②세 번의 변곡점…선도자→동반자→경쟁자 한중 외교부 장관 악수 (서울=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이 9일 중국 칭다오시 지모구 지모고성군란호텔에서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2022.8.9 [외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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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도자에서, 동반자로 그리고 경쟁자. 8월24일 수교 30주년을 맞는 한국과 중국의 경제적 관계는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1992년 수교 첫 해 64억달러에 불과했던 대중 교역 규모는 지난해 3015억달러로 47배 성장했다. 양국이 상생관계를 유지하는 가운데 중국을 생산기지화한 우리 기업의 발 빠른 투자와 세계의 성장 엔진인 중국 경기의 가파른 성장세 등이 뒷받침된 덕분이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중국은 기술력 향상과 자국 기업 육성 정책으로 세계 최대 제조 강국으로 부상하며 한국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2016년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및 미·중갈등의 격화, 높은 대중 수출의존도 등 대내외적인 리스크 역시 양국을 경제협력 동반자에서 경쟁관계로의 전환을 본격화시킨 요인이었다. 한중 수교 30년 동안 우리 경제에 영향을 미친 주요 변곡점들을 추려본다.

1992년 한중수교 개시…양국 경제성장 선도

우리나라는 중국과 수교 후 이듬해인 1993년 대중 무역수지 12억22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양국 간 무역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70년대 이래 사상 처음으로 달성한 흑자다. 한국은 1990년대 초반 중국에 주로 철강판, 합성수지, 철근 등 중간재를 수출하고 중국으로부터 원유, 섬유직물 등 원자재를 수입하며 비교우위를 바탕으로 한 상호 보완적인 산업관계를 구축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1990년대 중국의 연평균 수출·수입 성장률은 약 13.5%씩 증가했다. 중국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한국과의 교역도 활발해졌다. 수교 당시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는 10억7100만달러 적자에서 2004년 201억7800만달러로 사상 첫 200억달러가 넘는 흑자로 급성장했다. 대중 무역규모 순위 역시 같은 기간 5위에서 1위로 부상했다. 한중수교를 기점으로 지난해 기준 중국은 2004년부터 18년째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국이자 2008년부터 14년째 최대 수입상대국으로 양국 경제 성장을 선도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한중수교30년]②세 번의 변곡점…선도자→동반자→경쟁자

2001년 중국의 WTO가입과 韓, 대중 투자 급증

중국은 2001년 12월11일, 세계무역기구(WTO)에 공식 가입하며 전 세계로 시장을 확대했다. 중국 정부는 이듬해 ‘신형공업화의 길’을 목표로 내걸고 대규모 외국인 투자 유치를 통해 첨단기술 산업을 본격 육성하기 시작했다. 이는 중국이 노동집약형에서 기술집약형으로 공업화의 전환을 의미한다.


이 시기 한중 간 투자 위상도 강화했다. 수교 첫 해 한국의 대중 투자액은 2억3300만달러에 불과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4억3200만달러로 32배 가까이 증가하며 투자 상대국 1위로 올라섰다. 같은 기간 중국 역시 대한국 투자 규모를 100만달러(23위)에서 3억8400만달러(8위)로 늘리며 양적 성장을 토대로 질적 성장 구조로 빠르게 변화해 갔다.


투자액 증가는 곧 우리 기업의 현지 중국시장의 본격적인 진출을 뜻한다. 현대차는 2002년 중국 국유기업인 베이징자동차와 함께 베이징현대를 설립했고, 기아 역시 같은 해 중국의 동펑자동차, 위에다그룹과 합작해 장수성 얜청에 동펑위에다기아 본사를 세웠다. 현대차·기아의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003년 13만4233대에서 중국의 경제제재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6년 179만2022대로 13.3배 증가하며 최대치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역시 2001년부터 휴대폰, 액정표시장치(LCD), 노트북 등 내수시장에 진출해 2013년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19.7%까지 끌어올렸다.


한중 관계가 한 단계 격상한 것도 이 시기다. 2008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에 합의하며 경제 부문을 넘어 외교·안보까지 협력하는 동반성장의 정점을 찍었다. 코트라에 따르면 중국의 WTO 가입 직후인 2002년 한국의 대중 무역흑자 규모는 63억5300만달러에서 2013년 628억달러로 10배 이상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중수교30년]②세 번의 변곡점…선도자→동반자→경쟁자

2015년 한중 FTA 체결…본격화한 中 경제보복
[한중수교30년]②세 번의 변곡점…선도자→동반자→경쟁자 한-중 FTA 타결 (베이징=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10일 오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켜보는 가운데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가오후청 중국 상무부장이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한 뒤 서명서를 교환하며 악수하고 있다. 2014.11.10

2015년 12월20일, 양국은 3년여 간의 협상 끝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을 공식 발효했다. 최장 20년에 걸쳐 전체 품목의 90% 이상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키로 한 것이다. FTA 체결 이후 한중 무역액은 매년 최대치를 경신하며 규모를 키워왔지만 한편으로 대중 무역구조가 질적으로 급변한 시기이기도 했다.


FTA 체결 7개월 전 같은 해 5월8일 리커창 중국 총리는 ‘중국 제조 2025’ 전력을 발표했다. ‘제조대국’에서 ‘제조강국’으로의 발전을 추구하며 정보기술, 스마트 제조, 인공지능(AI), 5세대 이동통신(5G), 항공우주 등 첨단 산업의 선두주자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한중 관계가 동반자 관계에서 실질적인 경쟁 관계에 돌입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를 연평균 8.7% 성장하며 한국(7.0%), 미국(6.6%), 독일(6.1%), 일본(0.4%) 등을 앞서갔다.


중국은 수입 품목을 고위기술 위주로 빠르게 재편하면서 하이테크 제품에 대한 수입 확대 추세가 뚜렷해졌다. 반도체는 이미 2013년부터 중국의 최대 수입품목으로 자리잡으며 전체 수입의 약 16%를 차지했다. 한국의 대중 수입품목 역시 반도체, 컴퓨터, 정밀화학 등 중심으로 변화했다. 특히 중고위기술산업에 속하는 화학, 일반기계, 자동차, 전기·기계 등에서 한중 경합이 보다 치열해졌다. 2011년 우리나라가 중국에 비해 경쟁우위를 보인 일반기계, 자동차 분야는 2021년 기준 각각 경합, 전기·기계 분야는 상대적 열위로 각각 하락했다.


[한중수교30년]②세 번의 변곡점…선도자→동반자→경쟁자

[한중수교30년]②세 번의 변곡점…선도자→동반자→경쟁자

2016년 우리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역시 우리 경제의 큰 타격을 가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3년 정점 이후 지난해 0.6%로 추락했고, 같은 기간 현대차·기아의 중국 판매수 역시 47만7282대로 사드배치 직후 대비 73.3% 감소했다. 2017년 중국에 진출한 롯데백화점은 3년만인 2020년 폐점을 결정하기도 했다.


핵심 품목 원자재의 대중국 수입 의존도 역시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웨이퍼 제조에 필요한 산화텅스텐은 지난해 기준 약 95%,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수산화리튬 80% 이상, 특히 자동차 차체 및 항공기 부품 경량화에 필요한 알루미늄 합금 생산을 위한 마그네슘잉곳은 100% 중국 수입에 의존 중이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대중 수출 전략을 ‘메이드 위드 차이나(Made with China)’에서 ‘메이드 포 차이나(Made for China)’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보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중국의 독자기술 개발과 중간재 국산화 가속화에 대비하기 위해 대중국 수출 주력산업에 대한 국가차원의 전략 수립과 종합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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