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 이창환 기자, 송승섭 기자] 금융위원회가 민간전문가들과 함께 '금융규제혁신회의'를 출범시켜 대대적인 금융규제 개혁에 나선다. 금융규제혁신회의는 전 금융권 협회 수요조사 등을 통해 파악된 업계 요청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 촉진 ▲혁신 인프라 구축 ▲자본시장 선진화 ▲감독행정 개선 등 4대 분야, 9개 주요 과제, 36개 세부과제를 선정했다.
금융위는 금융산업이 신기술과 산업구조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정부와 시장이 함께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새로운 규제 체계를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구체적인 비즈니스 모델 실현에 애로가 되는 36개 과제를 우선 검토·추진할 방침이다. 아시아경제는 금융위가 선정한 36개 혁신 대상 금융규제의 세부내용을 자세히 소개하기로 했다.
◆금융산업 디지털 전환 촉진= 금산분리 제도 개선, 비금융정보 활용 활성화 등을 통해 금융-비금융간 서비스·데이터 융합 촉진한다.
<1>자회사 투자 제한 완화
은행의 비금융자회사 지분 소유는 은행법으로, 금융그룹 지주사들의 비금융 자회사 지분 소유는 금융지주회사법으로 제한돼 있다. 은행법 37조는 '은행은 다른 회사 등의 의결권 있는 지분증권의 15%를 초과해 소유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기술력을 가진 비금융자회사를 소유하지 못하면 플랫폼 경쟁에서 빅테크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2>금융회사의 부수업무 규제 완화
현행법상 허용된 은행들의 부수 업무는 여·수신 등 은행 고유 업무와 연관성이 있거나 금융위 신고를 통해 신규 허용된 업무 등 총 35개 업무로 정해져 있다. 또 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금융위 승인을 받은 경우를 제외하면 은행 자회사가 영위할 수 있는 업종은 은행업 등 은행업 감독 규정에 열거된 15개 업종으로 한정돼 있다. 금융회사들은 금융위의 규제샌드박스 적용을 통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아 현행법상 허용되지 않는 부수업무를 한시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3>비금융정보 활용을 통한 보험서비스 고도화
보험사의 경우 비금융정보 활용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 이를 활용해 보험서비스를 고도화시킬 수 있다. 현행 보험업법에서는 보험사가 자회사 또는 부수업무로 영위 가능한 업무는 보험업과 관련성이 있어야 한다는 제한이 존재해 비금융정보 활용에 제한이 있다. 만약 이 규제가 풀린다면 공공의료데이터를 활용해 보험사가 헬스케어 사업을 확대할 수 있고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보험관련 사업이 아닌 다양한 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
<4>카드사의 데이터 활용 규제 개선
그동안 카드업계에서는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정보보호 의무 범위가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규율하는 신용정보법보다 넓은 데 따른 문제점을 제기해왔다. 이에 따라 카드사는 개인 뿐만 아니라 기업에 대한 신용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이용하는 경우에도 신용정보 주체로부터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다른 업권의 마이데이터 사업자보다 불리한 입장에 처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가맹점 매출정보를 활용하려는 경우에도 개별 가맹점 동의를 일일이 구해야 하는 것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5>업무위탁 제도 개선
현행 규정상 은행은 예외로 인정하는 업무 외에 입금·지급·외국환 등 본질적인 업무를 제3자에게 위탁이 불가하다. 은행의 신용평가업무를 상거래 정보 활용이 가능한 플랫폼에 위탁하거나 은행의 부동산담보평가업무를 부동산 가치 빅데이터를 보유한 IT 기업에 위탁하는 등 다양한 사업모델이 가능하지만 본질적 업무 위탁 금지로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해 한시적 운영만 할 수 있다.
<6>비대면 실명확인 제도 개선
그동안 금융실명법상 안면인식·블록체인 기술 등은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에서 제외돼 있어 기술 발전 속도에 뒤처진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개선 요구를 반영해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부터 법인 임직원 등 대리인이 비대면으로 법인 계좌를 개설하거나 외국인 등록증을 활용해 외국인 고객 계좌를 비대면 방식으로 개설하는 것이 허용하기도 했다. 또한 비대면 실명 확인 서비스는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돼 운영되고 있는데 '금융회사 등은 거래자의 실지명의(실명)로 금융거래를 해야 한다'고 명시한 금융실명법 3조는 특히 규제 특례 적용이 많은 조항으로 꼽힌다.
<7>디지털기술을 활용한 보험 규제 개선
금융위는 보험사가 보험상품을 판매할 시 인공지능(AI)과 '대면+비대면 하이브리드 방식' 등 다양한 디지털 모집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사람 대신 AI 음성봇이 전화 설명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거나 전화로 상품을 권유, 설명하면서 계약내용 확인 및 청약서 서명 등은 모바일로 하는 하이브리드(전화 + 모바일) 모집방식을 허용하는 것이다. 금융위는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이를 시범 도입한 후 제도화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8>보험사의 헬스케어 서비스 활성화
현행 법령에서는 보험사가 자회사 또는 부수업무로 헬스케어서비스 업무를 영위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돼 있지만 사업범위에 제한이 존재한다. 유전자 검사, 의약품 배송서비스 등 여러 업무에서 사업이 불가능하다. 보험사들은 다양한 헬스케어서비스를 영위할 수 있도록 자회사, 부수업무 신고시 업무 범위 폭넓은 해석이 필요하다고 요구한다. 헬스케어 서비스에 수반되는 별도 서비스(유전자검사, 체육시설의 설치 및 운영 등), 헬스케어 관련 제품 등의 수입·판매, B2C 외에 B2B 사업(헬스케어 플랫폼 개발→기업 판매 등)의 허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9>디지털 유니버셜 뱅크 관련 제도 개선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는 금융그룹이 하나의 앱에서 은행·보험·증권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것으로, 계열사간 정보 공유 제한 등이 규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계열사 통합 앱에서 고객맞춤형으로 카드, 보험, 증권 등 다양한 상품을 추천하기 위해서는 고객 정보의 계열사간 공유가 필요한데 고객 동의를 받아도 고객 정보 공유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앞서 금융위는 올해 업무계획을 발표하면서 디지털 유니버셜 뱅크를 구현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0>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도입 검토
금융위는 기존 규제 틀로는 플랫폼을 통한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길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보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를 시범 운영해 검증할 방침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금융상품 중개 서비스는 현재 대출상품만 가능하다 예금·보험상품에 대해서도 규제 샌드박스 지정을 검토할 계획이다.
<11>카드사의 플랫폼 비즈니스 활성화
금융위는 '전자자금이체업'(이하 이체업) 활성화를 통해 빅테크와 카드사 등도 계좌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전자금융거래법(이하 전금법) 개정안에 '종합지급결제업(이하 종지업)'이 포함됐으나 은행권이 반대하며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종지업이란 은행이 아닌 사업자가 은행처럼 계좌를 개설해주고 이를 통해 전자자금 이체 업무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최근 금융위는 전금법 개정안을 수정하면서 종지법을 제외하고 은행과 제휴를 맺어 계좌를 개설하는 전자자금이체업을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12>보험그룹 내 1사1라이선스 규제 완화
기존에는 계열 및 금융그룹별로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1개씩만 허가를 했고, 판매채널을 분리한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복수 허가를 내주는 1사1라이선스 정책이었다. 예를 들면 교보생명(온라인 판매 없음)-교보라이프 플레닛(온라인으로만 판매), 한화손보(자동차 보험 온라인 판매 없음)-캐롯손보(자동차보험은 온라인만 판매) 등의 방식이었다. 그러나 해외(일본, 호주 등)에서는 동일 계열 및 그룹 내 복수 보험회사가 고객·상품·채널별로 특화된 사업전략을 갖고 영업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우리나라도 1사1라이선스 정책의 유연화를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지털 금융 혁신 인프라 구축= 마이데이터, 오픈뱅킹, 규제샌드박스 등 데이터, 인공지능(AI)과 같은 신기술 활용 기반 혁신을 추진한다. 또한 가상자산, 조각투자 등 디지털 신산업의 책임 있는 성장을 유도하기 위한 균형 잡힌 규율체계를 정비한다.
<13>마이데이터 고도화를 위한 정보제공범위 확대 추진
그동안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 확대를 계속 요구해왔다. 마이데이터에서 은행은 송금하는 개인적인 동기까지 포함하고 있는 상세한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해야 하지만 빅테크의 상거래 정보는 전자제품, 의류, 식음료 등 대분류만을 제공하며 그나마도 대부분 '기타'로 처리해서 제공되고 있어 은행 입장에선 사실상 의미있는 정보를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보 불균형을 지적해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하반기 중 마이데이터 제공 범위 확대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14>신기술 도입 촉진을 위한 망분리?클라우드 규제 개선
과도한 클라우드 및 망분리 규제로 인해 디지털 신기술을 도입·활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계속 제기돼왔다. 불명확한 기준, 과도한 보고 절차 등으로 금융회사 등의 클라우드 수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한 망분리의 경우 2013년 대규모 금융전산사고를 계기로 금융 분야에 망분리 규제를 도입하면서 그 방식으로 물리적 망분리를 채택해 금융회사, 전자금융업자는 내부망에 연결된 전산시스템·단말기를 외부망과 물리적으로 분리해 접속을 제한하도록 했다. 기업별·업무별 차이를 감안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물리적 망분리 규제가 적용됨에 따라 개발업무 등의 효율성이 저해되고 혁신기술의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금융당국은 디지털 신기술이 금융분야에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클라우드 및 망분리 규제에 대해 전면 재검토하고 금융전산사고의 가능성에 대비해 단계적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다.
<15>오픈뱅킹을 오픈파이낸스로 확대(참여업권 확대 등)
오픈파이낸스는 은행의 계좌, 송금망을 표준화해 하나의 인프라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한 오픈뱅킹을 금융 서비스 전체로 확장하는 것을 말한다. 오픈뱅킹 플랫폼을 금융시장 전체로 확장해 누구나 공평하게 폭 넓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미다. 금융위는 보험사 등으로 참여기관을 확대하고 보험정보와 대출·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계좌정보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겠다는 계획이다.
<16>제도화 예측가능성 제고 등 금융규제 샌드박스 내실화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들이 신기술을 활용한 신제품·신서비스를 제공하려 하지만 현행 규제에 막혀 시장 출시가 불가능한 경우 한시적으로 현행 규제를 유예해줘 일정 조건 하에 우선 시장에서 실증테스트할 기회를 부여하고 그 결과 사업의 안전성과 유효성이 입증되면 법령 개정 등을 통해 규제를 개선하는 제도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3년간 632건의 승인 실적을 거뒀다. 다만 신청부터 승인까지 기간이 상당히 소요되기도 하고 실증 이후 규제 법령 개정까지의 기한이 없어 불확실성에 놓이게 되는 등의 제도 개선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신속한 규제 특례 승인을 위해 심의기한을 두는 방안을 도입하고 실증사업이 끝나고 사업의 안전성과 효과성이 검증되는 경우 신속하게 규제법령이 개정될 수 있도록 개선할 예정이다.
<17>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지난 5월 공개된 대통령인수위원회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안에 디지털자산기본법 정부안을 마련하고 내년까지 법을 제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금융위는 투자자가 안심하고 디지털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투자자 보호 장치가 확보된 국내 가상자산 발행(ICO)을 허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국내 ICO 금지' 정책에 따라 해외에서만 ICO 진행되고 있다.
<18>디지털 증권 규율체계 확립
금융위는 가상화폐의 경제적 실질에 따라 증권형과 비증권형으로 규제 체계를 확립할 방침이다. 증권형 가상화폐는 투자자 보호장치가 마련된 자본시장법에 따라 발행될 수 있도록 시장여건을 조성하고 규율체계를 확립한다. 또 필요시 금융규제 샌드박스를 우선 활용할 방침이다. 비증권형 가상화폐의 경우 국회 계류 중인 법안 논의를 통해 발행·상장·불공정거래 방지 등 규율체계를 마련한다.
<19>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 허용 검토
금융위는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관련 업무 영위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그동안 은행권은 공신력 있는 은행이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은행법상 은행이 부수업무에 가상자산업 추가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은행들은 현재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자전거래 등 불공정 거래행위가 다수 발생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향후 제정될 가상자산업법이 정의될 업종 전체에 대해 은행이 진출토록 해줄 것을 강조했다.
◆자본시장 선진화= 신탁 제도 개선, 대체거래소(ATS) 도입 등을 통해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경쟁을 촉진하는 한편 자본시장 제도 정비 등을 통해 투자 수요 활성화를 추진한다. 이와 함께 상장사 등 일반 기업의 회계, 감사, 상장유지 등 부담을 완화할 계획이다.
<20>공모펀드 활성화
금융위는 지난해 연초 공모펀드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제고방안에는 △운용사 자기재산투자 인센티브 부여 및 성과연동형 운용보수 도입 ▲온라인판매 활성화 ▲외화표시 MMF 도입 등 상품 다양화 ▲투자자 펀드 선택을 위한 정보제공 활성화 등이 포함됐다. 다만 당시 업계에서는 이같은 추진안만으로는 위축된 공모펀드를 활성화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장기투자펀드에 대한 세제혜택 등 추가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었다.
<21>신탁재산 범위 확대 등 신탁의 운용 자율성 강화
신탁 가능 재산이 한정적이란 지적에 따라 금융위는 향후 신탁 가능 재산 범위를 확대하는 등 신탁 운용의 자율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신탁업자는 ▲금전 ▲증권 ▲금전채권 ▲동산 ▲부동산 ▲지상권, 전세권, 부동산임차권, 부동산소유권 이전 등기청구권, 그 밖의 부동산 관련 권리 ▲무체재산권(지식재산권 포함)만 수탁할 수 있다. 이외 재산은 수탁할 수 없다.
<22>펀드 판매보수 책정·수취시 판매사 자율성 확대
은행이나 증권사 등 판매사들은 펀드를 판 대가로 판매 보수와 판매 수수료를 받는다. 투자자에 부과하는 판매 수수료와 달리 판매 보수는 고객에 대한 지속적인 용역 명목으로 펀드 재산의 연평균 가액 중 1% 이내로 받는다. 자산운용사가 집합 투자 규약을 통해 판매 보수율을 정하면 모든 판매사는 이 규약에 따라 똑같은 보수를 받는 식이다. 이에 같은 펀드에 같은 판매 보수만을 적용하는 현행 제도로 판매사들의 보수 할인 유인이 줄어든다. 금융위는 국내 은행과 증권사가 공모펀드 판매 보수를 자율적으로 책정해 고객들로부터 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23>대체거래소(ATS) 도입
대체거래소(ATS)는 정규 증권거래소의 주식 매매 기능을 대체하는 다양한 형태의 거래소를 뜻한다. 정규 거래소와 달리 상장 심사나 시장 감시 등의 기능은 없고 주식 매매 체결만 담당한다. ATS 설립은 2013년 법적 근거가 마련된 후 꾸준히 시도됐지만 거래량 규제와 그에 따른 수익성 우려,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반발로 추진 동력을 얻지 못했다. 2019년에는 금융투자협회와 7개 대형증권사가 ATS설립준비위원회가 구성해 ATS 설립을 준비해왔으며 올해 예비 인가와 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2024년 초 업무를 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4>글로벌스탠다드에 맞는 자본시장 제도 정비
그동안 공시 등과 관련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지 않는 자본시장 규제로 투자자들이 불편하단 지적이 제기돼왔다. 이에 금융위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도록 시장제도를 정비해 선진 자본시장의 면모를 갖춰 나간다는 방침이다.
<25>대고객 RP 담보 확대 등 채권시장 투자환경 규제 완화
환매조건부채권(RP)이란 금융기관이 고객에게 일정기간 후에 금리를 더해 다시 사는 것을 조건으로 파는 채권으로, 대고객RP는 일반고객을 대상으로 판매된 RP를 지칭한다. 금융위는 대고객 RP 담보 확대 등 채권시장 투자환경 규제 완화를 완화할 방침이다. 앞서 지난 2019년에는 금융투자업자의 외화자산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대고객 RP 대상 외화자산 범위가 협소하다는 지적에 따라 대고객 RP에 편입할 수 있는 외화자산을 'A등급 이상 외국 국채'에서 'A등급 이상 국제금융기구 채권' '국내 우량기업의 외화표시채권(KP물)' 등으로 확대한 바 있다.
<26>장외시장(비상장주식) 거래 규제 합리화
금융위에 따르면 비상장 주식 거래는 제도권 내 시장인 K-OTC(한국장외주식시장), 규제 특례(금융규제 샌드박스)를 부여받은 업체, 일반 증권사 등 인가를 받은 투자중개업자를 통해서만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 금융위는 비상장주식 거래와 관련된 규제를 전반적으로 검토한 뒤 기존 규제를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등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27>영문 공시 등 외국인 투자자 친화적 공시 제도 개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유가증권시장 상장법인의 영문공시는 1600건으로 107.8% 증가했다. 영문공시는 거래소의 상장법인 지원서비스 제공 등에 따라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는 등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거래소는 국내 자본시장 저평가 요인 중 하나인 영문 투자정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상장사의 국문 공시에 대한 영문 번역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8>ESG 공시 제도 정비
금융위는 지난해 1월 일정 규모 이상 자산을 보유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공시를 의무화하는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025년부터 일정 규모 이상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에 공시 의무가 부과되며 2030년부터는 전체 코스피 상장사로 그 범위가 확대된다. 금융위는 ESG 공시 의무화를 앞두고 관련 제도를 정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29>회계법인 재무제표 작성 관련 자문금지 규제 합리화
외부감사법에서는 재무제표 작성과 관련된 회계처리에 대한 자문요구나 이에 응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다만 중소기업의 경우 재무제표를 직접 작성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위는 관련 규제 합리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30>소규모 상장사 내부회계 외부감사 면제
상장기업들이 2023년부터 모든 상장사에 대해 내부회계 관리제도 외부 감사가 실시돼 소규모 상장사는 효과 대비 부담이 과다하다고 지적하면서 금융위는 소규모 상장사의 경우 내부회계 외부감사를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31>상장폐지 요건 합리화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에는 상장폐지 요건 정비가 포함돼 있다. 기업의 회생가능성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상장 폐지를 결정하고 상장폐지를 해야 할 경우에는 단계적으로 추진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익성 등 상장 지속성이 있음에도 상장폐지 되지 않도록 요건을 강화하고 단계를 더 세분화해 관리종목 지정, 장외거래소로 이관 등 상장폐지 전단계 관리체계를 확대한다.
◆감독행정 개선= 행정지도 및 감독·제재·검사 관행을 재검토해 개선하고 금융 영토 확대를 위한 금융회사의 해외진출을 적극 지원한다. 이에 해당하는 과제는 <32>금융행정지도 혁신적 개선, <33>감독·검사·제재 행정 개선, <34>금융회사의 해외진출 관련 신고절차 개선, <35>해외진출 관련 국내외 필수정보 제공·지원, <36>특수관계인 범위 등 대주주 규제 합리화 등이다.
산업뿐 아니라 감독부문에서도 개혁을 단행할 방침이다. 감독행정 개선 제안이 혁신인프라 구축 요청보다 더 많을 정도로 금융업권의 목소리가 거셌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의 경우 은행권 사외이사의 비계열회사 사외이사 겸직허용과 외국금융사 및 국내지점 간 준법감시인의 겸직허용을 주장했다. 여신협회에서는 지배구조법상 ‘위험관리책임자 자격’ 인정범위를 확대를, 저축은행중앙회에서는 특례적용대상이 되는 소규모 금융사 조건 완화를 주장했다.
감독과 검사·제재 관행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검사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자료제출이 구체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권한을 축소하고, 제재심 절차에서 검사국의 재반론뒤 재재반론도 열어달라고 얘기했다. 생명보험협회에서도 기초서류 과징금 부과기준 등을 개선해달라고 촉구했다.
이밖에도 금융사의 해외진출 관련 신고절차를 개선하거나, 특수관계인 범위 등 대주주에게 가해지는 규제도 합리화 등이 이뤄질 전망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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