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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째 계속되는 '덮죽 논란'…상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니[지식재산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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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유명 방송서 소개된 '덮죽'…상표권 둘러싼 논란
방송 다음날 '덮죽' 상표 출원…사업주는 메뉴 도용 호소
'덮죽' 관련 상표권리를 아무도 갖지 못하고 있는 상황
최성우 변리사 "상호를 상표로 등록하는 것이 바람직"
아시아경제-서울과학종합대학원 공동기획

2년째 계속되는 '덮죽 논란'…상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니[지식재산이 경쟁력]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통해 소개된 포항 덮죽.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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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덮죽 상표를 둘러싼 논란은 식당 자영업계에서는 꽤 유명한 얘깁니다.


사건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북 포항에서 덮죽집을 운영하는 최모 사장의 식당은 2020년 7월 15일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방영됐습니다. 요리연구가 백종원씨는 방송에서 최씨의 덮죽 메뉴를 극찬했고, 최씨의 식당은 유명세를 탔습니다. 하지만 최씨는 석달 후 덮죽 메뉴가 '카피캣'으로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왔습니다. 그는 SNS를 통해 "저는 다른 지역에 덮죽집을 오픈하지 않았습니다", "빼앗아가지 말아주세요. 제발"이라며 호소했습니다.


속사정을 알고 보니 프랜차이즈 업체인 A사가 '덮죽덮죽'이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서울 강남 등지에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거였죠. 덮죽덮죽은 업체 소개란에 '골목식당 메가히트 메뉴인 덮죽' '방송에 소개돼 알고 계신 덮죽' 등이란 표현을 사용해 방송과의 연관성을 강조했습니다.


TV프로그램 골목식당에 나온 그 '덮죽'을 연상시켰던 거였죠. 최씨의 호소로 사실을 알게 된 소비자들이 A사를 맹비난했고 불매운동까지 벌였습니다. 결국 덮죽 상표권 도용업체로 낙인찍힌 A사는 표절 논란에 사과문을 발표하고 덮죽덮죽 가맹사업을 중단했습니다.

2년째 계속되는 '덮죽 논란'…상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니[지식재산이 경쟁력]  '덮죽 상표 논란' 일지[출처=특허청 키프리스]

덮죽 상표 논란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덮죽'을 가장 먼저 특허청에 상표 출원한 사람은 방송 다음날인 2020년 7월 16일에 출원한 이모씨입니다.


특허청의 심사관은 방송을 통해 포항 최씨가 개발한 '덮죽'이 유명해졌기 때문에 이씨가 덮죽 상표를 사용하면 수요자를 기만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상표 등록 거절을 통지했습니다. 그러자 이씨는 포털 사이트 검색을 해 보면 '덮죽'이라는 단어는 골목식당 방영 전부터 존재했던 단어이므로 자신이 최씨의 상표를 모방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렇지만 심사관은 이씨의 상표출원을 거절 결정했고, 이씨는 특허심판원에 불복 심판을 청구해 현재 심리중입니다.


골목식당 출연자인 최씨는 2020년 8월 4일에야 '시소덮죽' '소문덮죽' 'THE신촌’s 덮죽' 등 3건의 상표출원을 했습니다. 최씨가 '덮죽'이 아니라 시소덮죽, 소문덮죽 등을 상표로 출원한 것은 최씨 조차도 '덮죽'은 상표가 아니라 음식명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보통 2개월 간 출원이 공고된 후 제3자의 이의신청이 없으면 상표 등록이 됩니다. 그런데 이씨가 이의신청을 걸었고, 현재는 덮죽과 관련된 상표는 아무도 등록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최씨는 2020년 12월 31일 '오므덮죽', 2021년 9월 28일 'The 덮죽' 상표를 출원하는 등 '덮죽'과 관련된 여러 상표를 등록하기 위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사실 제육덮밥, 장어덮밥처럼 '덮죽'은 죽에 고기나 야채를 얹은 음식을 가리키는 단어이므로 그 자체만으로는 상표등록을 받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족쌈이나 불닭 또는 파닭처럼 상품이나 서비스의 산지, 품질, 원재료 같은 특징을 직감하게 하는 단어는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습니다. '덮밥'이나 '덮죽'이라는 단어도 특정인이 독점해서 사용할 수 있는 단어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죠. 그리고 방송을 통해서 유명해진 것은 포항 사장님이 독특한 레시피로 만든 덮죽이라는 음식이지 그 사장님의 상표는 아닐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언급한 A사는 2020년 9월 4일 '덮죽덮죽'이라는 상표를 출원하고 광고를 했다가 골목식당 출연자의 상표를 가로챘다는 비난을 받고 출원을 취하하고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법적으로만 따지면 상표 출원에 별 문제가 없었던 것인데, 국민 정서는 달리 받아들인 경우라고 할 수 있습니다.

2년째 계속되는 '덮죽 논란'…상표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니[지식재산이 경쟁력]

최근 들어 특허권, 상표권, 저작권 같은 지식재산권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지만, 막상 지식재산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불필요한 분쟁이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특허법인 우인의 최성우 변리사는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합니다. 먼저 특허, 디자인, 상표는 먼저 출원한 사람에게 우선적으로 등록받을 권리가 주어진다는 점입니다. 이것을 '선출원주의 원칙'이라고 합니다. 대부분의 소상공인이 상표 등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사업자등록만 내면 다 되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상호'와 '상표', '도메인이름'은 다릅니다. 상호는 법률상 사업자를 가리키는 명칭이고, 상표는 그 상인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상품의 출처를 가리키는 표지입니다.


만약 타인이 같은 업종에서 내 상호와 동일한 상표를 등록받게 되면 나는 내 상호를 사용해서 광고를 하거나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 곤란해질 수 있습니다. 최 변리사는 "사업자는 가급적 자신의 상호를 상표로 등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혹시 상표 등록을 못했으면 전문가의 조언을 들어 상호를 상표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방송사 역시 프로그램에 등장할 출연자의 가게 간판(상호), PPL 상품 등의 상표가 선점될 염려가 없는지 사전에 스크린하는 체계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지식재산권과 관련해선 특허청이 운영하는 공익변리사상담센터나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한 전문가 무료 상담을 이용하는 것도 좋습니다.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27개의 지역지식재산센터에선 소상공인과 창업자를 위한 상담을 해주고 일부 비용을 지원해 주는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모르는 게 약이 아니라 아는게 힘이고 지식이 재산인 시대입니다. 레시피를 개발하고 광고를 하는 것만큼이나 자기의 상표권을 잘 지키고, 타인의 상표권을 침해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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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움말을 준 특허법인 우인의 최성우 변리사는 한국상표·디자인협회 부회장, 산업재산분쟁조정위원회 조정위원, 특허청 규제개혁위원으로도 활동 중입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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