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불법복제 트래픽 336억뷰
이달 초까지 집계된 불법 도메인 9588만개
키워드 교모하게 바꾸거나 제목 달리 써
집계 안된 불법사이트 1억대 달할 듯
네이버, 2017년부터 AI '툰레이더' 활용
카카오엔터도 불법유통 대응 TF 운영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국내 웹툰 업계가 해외 불법 웹툰 사이트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북미, 유럽 등 전 세계로 K-웹툰의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불법 웹툰 유통도 늘어나고 있다. 소송에 나서지만 승소하더라도 제대로 된 손해배상을 받기 어려워 불법 웹툰 근절이 업계의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K-웹툰, 불법사이트 1억개
19일 콘텐츠 데이터 전문업체 코니스트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웹툰 불법복제 트래픽은 336억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06억뷰 대비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달 초까지 집계된 웹툰 불법 유통 도메인 수만 하더라도 9588개로 교묘한 키워드를 사용해 집계되지 않거나 지금 이 순간에도 늘어나는 도메인을 고려하면 1억개 이상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영어권의 경우 정식 영어 제목을 유추할 수 있도록 제목을 달리 써 불법 유통한다. 카카오웹툰의 인기작 ‘나혼자만레벨업’의 정식 영어 제목인 ‘Solo Leveling’은 ‘Olny I Level Up’으로 유통한다. 그나마 영어권은 적발이 쉬운 편이다. 중화권의 경우 한국어 작품명을 직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줄거리 또는 주인공의 이름을 사용해 불법 유통 단속을 피하고 있다.
네이버·카카오, 불법 웹툰과의 전쟁
네이버는 2017년부터 웹툰에 심어진 사용자 식별 정보를 읽고 불법 이용자를 탐지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툰레이더’를 활용하고 있다. 2019년에는 ‘웹툰 불법유출 예측 시스템’을 추가로 도입해 불법 공유 행위가 의심되는 이용자를 사전에 차단하기 시작했다. 올해 5월 기준 해외 사이트에 불법으로 업로드되는 유료 작품 수는 연초 대비 30% 줄어들었다. 툰레이더는 2017년 7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외 64개의 불법 사이트의 업로드를 중지시키거나 서버를 차단시켰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불법 유통대응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TF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5개월 동안 224만7664건의 불법 웹툰 차단 성과를 올렸다. 예상 피해 예방액만 2600억원에 달한다. TF는 중국어, 영어 등 현지 언어에 능통한 인력을 배치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올 초 프랑스에 진출하며 유럽 내 웹툰 인기가 높아진 만큼, 유럽 내 불법 유통을 차단할 수 있는 인력도 보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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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나서서 피해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국제협약 가입 등으로 각국의 공조를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5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웹툰 불법 공유 근절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원상 조선대 법학과 교수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여러 유관기관은 단순 일회성 사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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