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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 '전기차=친환경' 10년 후에도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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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컬처] '전기차=친환경' 10년 후에도 맞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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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가 환경친화적이다. 이 명제를 의심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10년쯤 전 디젤이 친환경 자동차로 의심없이 각광받았을 때처럼 말이다. 지금은 '친환경'과 '디젤'이라는 단어가 함께 붙어있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이지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다들 당연하게 쓰던 표현이었다. 대체 어찌된 일일까?


디젤이 환경친화적이라는 주장은 유럽에서 건너왔다. 2005년을 전후해 독일의 자동차 회사들이 연구 결과를 속속 내놓았다. 디젤자동차가 가솔린자동차보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 가량 적고 연비도 더 좋아서 결과적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이 좋다는 내용이었다. 자동차 회사들은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디젤 자동차를 홍보했고 유류비가 적게 든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반응 또한 좋았다. 전 세계 자동차 회사들은 앞다투어 디젤 라인을 늘렸다. 소음과 진동을 억제하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디젤차는 승차감이 나쁘다는 인식마저 불식되었고 급기야는 억대의 고급세단도 디젤엔진을 달고 나왔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정부는 환경친화적이라는 이유로 디젤자동차에 대해 세금과 통행료 주차비 등등 여러가지 방면에서 특혜를 주었다. 그야말로 디젤차 전성시대였다. 이 현상은 2015년에 정점을 찍는데, 2015년 우리나라에서 판매된 국산차 수입차를 통털어 디젤차의 점유율은 68%를 넘겼다.


영원할 것 같았던 디젤차의 시대는 허무하게 종말을 맞았다. 몰락의 시작 역시 유럽에서부터. 토요타와 판매량 1,2위를 다투는 자동차 제조회사인 폭스바겐 그룹에서 배출가스 시험 결과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자동차 배기가스를 검사할 때는 오염물질 저감장치를 달아 눈속임을 하고 일반적인 주행상황에서는 허용기준치를 넘는 오염물질을 뿜어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일부 차종은 허용기준치의 수십 배나 달하는 오염물질을 내뿜으며 주행했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른바 디젤게이트. 디젤차가 환경친화적이라는 세계적 믿음이 와르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자동차 제조회사의 사기행각에 놀아났음을 깨달은 각국 정부에서는 디젤차에 베풀어주던 혜택을 거두어들었고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일부 디젤차에 대해서는 운행 제한조치까지 시행되었다.


바야흐로 전기차 전성시대다. 그런데 클린디젤 광풍이 불었을 때와 놀랍도록 흐름이 비슷하다. 이런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전기차가 달릴 때는 배기가스를 아예 배출하지 않으니 깨끗해 보이긴 한데 결국 전기를 만들 때는 화석연료나 원자력에 의존해야 하지 않나? 전기차를 폐차할 때 배터리는 어떡하지? 혹시 10년쯤 뒤에 디젤게이트 비슷한 전기차 게이트가 터지지는 않을까? 필자도 꽤 오래 의심해왔다.


자동차는 상품인 동시에 문화이기도 하다. 디젤게이트가 더욱 충격적이었던 이유도 그래서다. 단순히 물건을 속아서 산 것뿐만 아니라 우리의 취향과 가치관이 기만당했기 때문에. 또 다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결국 의심을 거두고 전기차를 구입한 소비자로서 내 결정이 조금이라도 환경친화적이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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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익 소설가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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