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민중 시위에 사임을 선언했던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오전 군용기를 타고 스리랑카를 떠나 몰디브로 향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앞서 두바이로 출국하려던 것이 덜미가 잡혀 불발되자 군용기로 급히 도주한 것이다.
현지 출입국관리소 관계자는 고바타야 대통령과 영부인, 경호원 한 명이 안토노프-32 항공기에 탑승해 스리랑카를 떠났다고 AFP통신에 밝혔다.
고타바야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가 관저로 몰려들자 수도 콜롬보의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 인근 공군기지에 피신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도피를 시도했지만, 출입국 관리 직원들과 대치하면서 출국에 실패했었다.
국가 보도가 발생한 스리랑카에선 9일부터 대규모 반정부 시위대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점거하고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스리랑카에서는 지난 주말 대통령 퇴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 라자팍사 대통령은 관사에서 긴급 대피한 뒤 사임을 약속했다.
2019년 11월 대선에서 당선된 고타바야 대통령은 그간 야권과 국민 다수로부터 스리랑카의 경제난을 불러온 책임을 지고 사임하라는 압박을 받아 왔다. 특히 5월19일 채무불이행(디폴트) 상태에 놓이게 되면서 압박이 거세지자 2024년까지의 임기를 채우지 못하게 됐다.
스리랑카는 국제통화기금(IMF)와의 빠른 구제금융 협상 등 국가 안정을 위해 오는 20일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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