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르포]"더워지는데 식재료값까지" 폭염에 고물가…벼랑 내몰린 무료 급식소

시계아이콘01분 40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서울 사상 첫 '6월 열대야'...전국 폭염특보 이어져
"습한 날이면 더 힘들어" 이용객들 '시름'
6월 소비자물가 6.0% 상승, 1998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
"식재료값 올라 반찬도 줄여" 무료 급식소 우려 목소리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어려워져...후원 줄기도

[르포]"더워지는데 식재료값까지" 폭염에 고물가…벼랑 내몰린 무료 급식소 6일 오후 12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원각사 무료 급식소 앞에 식사를 하기 위해 노인들이 줄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AD


[아시아경제 김정완 기자] "덥긴 하죠. 습한 날이면 유독 더 힘듭니다.", "기다리다 보면 진이 빠지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먹어야죠."


6일 오후 12시30분께 서울 종로구 원각사 무료 급식소 앞에는 긴 줄이 이어져 있었다.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식사를 해결하러 무료 급식소를 찾았다는 최모씨(80)는 연신 부채질을 하며 땀을 닦았다. 최씨는 "올해는 유독 빨리 더워진 기분이다. 앞으로는 오전에도 이것보다 더워질 텐데 걱정이 된다"며 한숨을 쉬었다.


무료 급식소 앞에서 만난 김모씨(78)는 "그래도 요즘은 실내에서 먹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코로나 한창 심할 때는 배식을 받아 갔는데, 날 더울 때 밖에서 먹으려면 밥 먹기도 버겁다"고 말했다. 이어 "덥고 지치지만 불평할 수 있나. 한 끼 해결하는 것도 일인데 고마운 마음이 제일 크다"고 덧붙였다.


서울 사상 처음으로 '6월 열대야'가 나타나면서 무더운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6일 기준 전국 대부분 지역에는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서울 한낮 기온은 32도까지 올랐으며, 체감 더위는 이보다 심하게 나타났다. 폭염과 장맛비가 반복되는 습한 날씨에 무료 급식소를 찾은 노인들의 한숨도 짙어졌다.


여기에 연일 물가도 상승하고 있어 급식소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식재료값이 나날이 올라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원각사 무료 급식소에서 만난 강소윤 총무는 "30년 동안 쭉 이어왔지만 요즘은 물가가 올라 정말 힘들다"며 "보통 때는 1만3000원 정도 하던 오이값이 8만원에서 심할 때는 10만원 대까지 오르니까 더울 때 해드리던 냉국도 못 해드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아까도 시장에 갔는데 너무 비싸서 감당을 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르포]"더워지는데 식재료값까지" 폭염에 고물가…벼랑 내몰린 무료 급식소 무료 급식소에서 노인들이 식사하고 있다. 밥상물가가 연일 상승하는 가운데 무료 급식소의 반찬 가짓수도 줄었다. 사진=김정완 기자 kjw106@


6월 소비자물가는 6.0%를 기록해 외환위기였던 지난 1998년 11월(6.8%) 이후 23년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6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8.22(2020=100)로 지난해 동월 대비 6.0% 올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작년 10월 3%대로 올라선 이후로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올해 3월(4.1%)과 4월(4.8%)에는 4%대를 기록했으며, 5월(5.4%) 5%대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6%대까지 올라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식재료값도 연일 상승해 밥상물가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농축수산물은 축산물(10.3%)과 채소류(6.0%)를 중심으로 4.8% 상승해 전월(4.2%)보다 오름폭 커졌다. 특히 돼지고기(18.6%), 수입소고기(27.2%), 배추(35.5%), 수박(22.2%) 등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식재료값이 상승한 탓에 30년 동안 반찬 가짓수를 유지해온 무료 급식소는 반찬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강 총무는 "보통 반찬을 세 가지는 준비했는데, 상황이 너무 여의치 않으니까 두 가지만 남았다"며 "날도 더워지고 저희도 마음 같아서는 달걀이나 돼지고기, 두부 같은 단백질 있는 영양가 있는 음식을 챙겨드리고 싶은데 못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물가도 오르고 경기 자체가 너무 어렵다는걸 체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르포]"더워지는데 식재료값까지" 폭염에 고물가…벼랑 내몰린 무료 급식소 폭염이 계속된 4일 점심식사를 하려는 노인들이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노인 무료급식소 앞에 줄을 지어 서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원각사 무료 급식소를 비롯해 정부 지원 없이 민간 후원에 의존하는 무료 급식소는 코로나19 여파로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경기가 어려워진 탓에 후원도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원각사 무료 급식소 측은 일주일에 한 번가량 돼지고기 등 고기류를 반찬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후원이 줄어들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AD

이따금 후원이 들어오는 날이면 봉사자들의 마음도 한결 놓인다. 원각사 무료 급식소 관계자는 "오늘같이 후원이 들어오는 날이면 고기나 두유를 제공하기도 한다"며 "하도 상황이 어렵다 보니 이런 날이 참 감사하다가도 언제쯤 경기 상황이 진정될지 걱정도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정완 기자 kjw10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