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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법원 허가 결정에도 검사 열람·등사 거부 위헌"… '별건사건' 기록 첫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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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법원 허가 결정에도 검사 열람·등사 거부 위헌"… '별건사건' 기록 첫 판단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사진=헌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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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법원의 허가 결정에도 진술조서 열람·등사를 거부한 검사의 처분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앞서 헌재는 당해 형사사건의 수사기록에 대한 법원의 열람·등사 허가 결정에도 검사가 열람·등사를 거부한 사안에서 검사의 거부 처분이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는데, 별건으로 기소된 사건과 관련된 헌재 판단은 이번이 처음이다.


헌재는 30일 형사재판을 받던 A씨가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 처분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해 위헌이다"라며 청구한 헌법소원심판 청구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위헌 확인 결정했다.


헌재는 "별건으로 공소제기 후 확정돼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에 대한 법원의 열람·등사 허용 결정이 있었음에도, 검사가 청구인에 대한 형사사건과의 관련성을 부정하면서 해당 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지 아니한 행위가 청구인의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됨을 확인한다"고 밝혔다.


2016년 경기도 의왕시에서 백운호수 생태조성로 공사 주무부서의 과장으로 근무했던 A씨는 공사 납품업체 선정과 관련해 한 업체 관계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돼 2018년 8월 24일 1심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A씨에 대한 2심 재판 도중 A씨의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한 B씨를 신문하는 과정에서 A씨 사건과 관련해 B씨가 검찰에서 조사받은 적이 있다는 진술을 듣게 됐다.


B씨는 위 공사와 관련된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2018년 12월 유죄 판결을 확정받은 바 있는 인물이었다.


A씨의 청구인은 B씨의 진술조서를 열람·등사하려고 했지만 검찰이 거부하자 2019년 1월 24일 법원에 열람·등사 허용 신청을 했다.


2심 재판장은 검사에게 열람·등사에 관한 의견을 물었는데 검사는 불허 의견을 냈다.


B씨는 A씨가 기소된 이후 조사가 진행된 사람이고, A씨와 직접 관련된 사건이 아닌 별건으로 조사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B씨의 진술조서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할 경우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생명·신체의 안전, 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2019년 1월 30일 A씨 측에 B씨의 진술조서 등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하는 명령을 내렸다.


법원의 허가 결정에 따라 A씨의 변호인은 다음날 검사에게 열람·등사를 요청했지만 검사는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행위가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2019년 4월 2일 헌재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에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한 심리가 진행되던 중 A씨는 2019년 5월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헌재는 먼저 헌법소원심판 적법요건을 판단했다.


기본권 침해를 구제하는 제도인 헌법소원의 경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때는 물론, 결정을 내릴 때에도 권리보호이익이 있어야 하는데 A씨는 이미 형사재판에서 유죄 판결이 확정됐기 때문에 헌재가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 처분이 위헌임을 확인한다고 해도 재판의 결과가 달라질 수 없어 A씨의 권리구제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인 것이 문제였다.


하지만 헌재는 이처럼 헌법소원 청구인의 주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라도 헌법소원이 헌법질서를 보장하는 기능도 함께 갖고 있는 제도라는 점을 고려해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해 헌법적 해명이 필요한 사항일 경우 객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을 인정해 심판을 해왔다.


헌재는 이 사건 역시 그 같은 객관적인 권리보호이익이 인정되는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헌재는 앞서 2010년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에 기한 변호인의 수사기록에 대한 열람·등사신청을 거부한 검사의 처분이 변호인의 기본권을 침해해 위헌임을 확인하는 결정을 내린 바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은 당해 형사사건의 수사기록이 아니라 별건으로 기소된 뒤 확정돼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의 열람·등사가 문제되는 사건으로 앞선 헌재 결정 사안과는 차이가 있다.


헌재는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반복될 가능성이 크고, 이 사건 쟁점에 대한 헌법적 해명은 헌법질서의 수호를 위해 매우 긴요하다고 할 수 있으므로, 청구인에 대한 주관적 권리보호의 이익이 소멸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심판청구에 있어서는 심판청구의 이익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밝혔다.


검사의 거부처분이 A씨의 기본권을 침해했는지와 관련 헌재는 "형사소송법이 공소가 제기된 후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수사서류 열람·등사권에 대해 규정하면서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대해 별도의 불복절차를 마련한 것은 피고인 측의 수사서류 열람·등사권이 헌법상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의 중요한 내용인 점을 감안해 종전 헌법소원심판이나 정보공개법 상의 행정쟁송 절차 등과 같은 우회적인 권리구제수단 대신 보다 신속하고 실효적인 권리구제 절차가 필요하다는 입법자의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라고 전제했다.


이어 헌재는 "법원이 검사의 열람·등사 거부처분에 정당한 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그러한 거부처분이 피고인의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수사서류의 열람·등사를 허용하도록 명한 이상, 법치국가와 권력분립의 원칙상 검사로서는 당연히 법원의 그러한 결정에 지체 없이 따라야 하며, 이는 별건으로 공소제기돼 확정된 관련 형사사건 기록에 관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헌재는 "법원이 열람·등사 허용 결정을 하였음에도 검사가 이를 신속하게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해당 증인 및 서류 등을 증거로 신청할 수 없는 불이익을 받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검사의 거부행위는 피고인의 열람·등사권을 침해하고, 나아가 피고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까지 침해하게 되는 것"이라며 "피청구인(검사)의 이 사건 거부행위는 청구인의 신속·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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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에 따른 증거개시절차에서 피고인의 변호인 또는 피고인이 당해 형사사건과 관련된 별건의 서류에 대해서도 열람·등사신청권을 행사할 수 있고, 법원이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에 따라 그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할 경우 검사는 법원의 결정을 따라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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