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남매의 난' 구지은 부회장 승리로 일단락…갈등 불씨는 여전(종합)

아워홈, 30일 임시주총 개최

이사회 교체 안건 부결 처리
구본성 측 동반매각 계획 수정 불가피
구지은 측 일단 승리했지만…위협 여전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구은모 기자] 아워홈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 간의 분쟁이 구지은 현 부회장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서울 강서구 아워홈 본사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구본성 전 부회장이 제기한 이사회 교체 안건이 부결 처리됐다.

이날 임시 주총에 참석한 출석 주주의 과반수 이상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임시주총에선 장녀 미현씨가 안건 통과 여부를 결정지을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미현씨는 주총에 참석하지 않았다. 최근 법원이 미현씨의 의결권 행사를 인정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에 따라 불참한 것으로 보인다. 구 전 부회장도 이날 주총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앞서 구 전 부회장 측은 구미현·구명진·구지은 세 자매가 선임한 21명의 이사를 해임하고 새로운 이사 48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겠다며 임시주총 개최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아워홈 측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임시주총 허가를 요청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이날 주총이 열렸다.

구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 경영권 분쟁에서 밀려나 해임된 바 있다. 당시 구 전 부회장을 밀어낸 세 자매 중 구지은 현 부회장이 단독 대표이사로 선임됐었다.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의 지분 38.6%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9.6%는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의 합산 지분이다. 구 전 부회장은 이후 지난 2월 보유 지분을 전부 매각하고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밝혔다가 돌연 장녀 미현씨와 함께 동반 지분 매각에 나섰고 이를 계기로 다시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게 됐다.

이번 임시주총 소집을 두고 업계에선 구 전 부회장이 우회적으로 경영권 복귀 시도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구 전 부회장은 임시주총 소집 요청과 관련해 지분 매각을 위해 중립적 경영진을 구성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으나 아워홈 측은 "명분 없는 경영 복귀 시도"라고 비판한 바 있다.

구지은 부회장이 현재 체제를 유지하게 되면서 구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계획도 쉽지 않게 됐다. 임시주총을 통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이사진을 다수 선임하는데 성공해야 매각 역시 순조롭게 진행할 수 있어서다. 구 전 부회장은 자신이 보유한 지분과 미현 씨의 지분을 합친 아워홈 지분 58.62%와 경영권을 동반 매각할 계획이나 이 계획이 실행되려면 이사진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지난달에는 미현씨가 구 전 부회장과 함께 임시 주총을 소집했다는 내용이 알려지면서 장남과 장녀가 손을 잡았다는 주장도 제기됐었다. 그러나 미현씨는 이후 아워홈 측에 '주주총회 소집 허가를 신청한 사실이 없고, 주총에서 추가로 선임될 이사를 지정한 적도 없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내기도 했다.

구 전 부회장 측은 동반 매각 계획은 그대로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당초 계획이 무산됨에 따라 계획을 수정하는 것은 불가피하게 됐다. 구지은 부회장 역시 이번 경영권 방어엔 일단 성공했으나 여전히 구 전 부회장과 미현씨가 최대주주로 남아있는 탓에 갈등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