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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 글로벌 강국을 향한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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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전쟁, 선진국의 탄생] ①원료 해외의존도 낮추기
②블록버스터급 의약품 생산
③정부 기술·정책금융 지원

K-바이오, 글로벌 강국을 향한 조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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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제약·바이오산업의 중요성을 더욱 일깨웠다. 백신과 치료제의 개발·생산·공급능력이 국가경쟁력으로 이어지면서 각국 정부가 제약·바이오 분야를 적극 지원하고 나서는가 하면, 기업들 역시 신약 연구개발(R&D)과 투자를 서두르며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K-바이오'로 대표되는 국내 기업들도 이 경쟁에 뛰어들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모더나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코로나19 백신을 자체 설비로 위탁생산해 공급중이고, SK바이오사이언스는 합성항원 방식의 백신을 자체 개발해 상용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셀트리온의 코로나19 항체 치료제는 이미 국내외에서 품목허가를 받았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이 기세를 몰아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할 새로운 전략 마련에 나섰다. 정부도 제약·바이오산업을 ‘제2의 반도체’로 성장시켜 미래 국가경제를 이끌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기업가 정신을 앞세워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규제 철폐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K-바이오, 글로벌 강국을 향한 조건은?


기술수출 3년 사이 2.5배 이상 '쑥'

21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의약품 수출액은 99억1500만달러(약 12조8000억원)로 지난 5년간 연평균 24.6% 증가율을 기록했다. 의료기기 수출 또한 66억3900만달러로 같은 기간 연평균 17.0% 증가했다. 2년 전인 2020년 의약품 수출액은 84억2800만달러로 2019년 51억8400만달러보다 무려 62.6%, 의료기기는 같은 기간 39억6000만달러에서 57억300만달러로 44.0% 급증했다. 여기에 화장품을 더한 전체 보건산업 수출은 지난해 총 257억달러로, 선박, 자동차부품, 디스플레이 산업을 뛰어넘어 국내 7위 수출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약·바이오산업의 기술수출 실적도 매년 증가세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국내 제약·바이오 기술수출 규모는 계약금 등 비공개분을 제외하고 2018년 5조3706억원에서 2019년 8조5165억원, 2020년 10조1488억원으로 2년 사이 2배 가까이 성장하더니 지난해엔 13조3720억원으로 또다시 크게 늘었다. 올 들어서도 4월까지 보고된 7건의 기술수출은 공개된 금액만 약 2조8974억원에 달한다. 기술수출이 활발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이 국내 기업의 경쟁력 있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 초기 단계에서 선점하고 있다는 뜻이다.


올해 2월엔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했다. 중·저소득국(개발도상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바이오의약품 생상공정에 대한 교육·훈련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WHO는 세계 2위, 연간 60만ℓ 이상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을 확보하고 코로나 백신 5종을 위탁생산한 경험을 가진 국내 바이오기업들이 세계 백신 불평등 문제를 해소할 뿐 아니라 글로벌 보건의료 안전망을 갖추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바이오, 글로벌 강국을 향한 조건은?


블록버스터급 신약'은 아직 먼 길

하지만 첨단 제약·바이오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는 적지 않다. 가장 시급한 것이 원료의약품의 해외의존도를 낮추고 자급률을 높이는 일이다. 2020년 국내 제약사들의 자국산 원료 비중은 14%에 그쳐 유럽 33%, 미국 30%, 일본 3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제약사의 원료의약품 수입은 대부분 중국산(2019년 기준 37.5%)과 인도산(16.3%)에 집중돼 있어 이들 국가의 상황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근엔 코로나19로 중국 상하이의 봉쇄가 장기화되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가상승이 가팔라지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


연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이 없는 것도 한계로 지적된다. 대규모 기술수출 성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대형 신약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국내기업들이 최소 2000억원, 많게는 1조원 규모의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는 글로벌 임상을 시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상은 서울대 의대 교수(비아이케이테라퓨틱스 대표)는 "우리나라에선 2020년 기준으로 생산금액 100억원을 넘는 신약은 6개, 500억원을 넘는 것은 고작 1개뿐인데 묵직한 한 방 없이 제약 강국으로 올라서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지적했다.


국내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글로벌 블록버스터급 신약 확보를 포기하고 기술수출로만 만족하는 데서 벗어나려면 정부가 기술개발, 허가, 생산설비 구축 등 여러 제도적·행정적 지원뿐 아니라 펀드나 기금 조성 등과 같은 정책금융을 포함한 종합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은 "미국 정부는 화이자에 몇 조원을 투자해 세계 시장을 석권했고 모더나도 이 같은 정부 지원을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자금 문제로 전임상·임상 1상 단계에서 기술수출만 하고 있는데 임상 2·3상까지 모두 직접 마무리해 세계적인 블록버스터급 의약품을 탄생시키려면 정부 지원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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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중국 정부는 바이오산업 투자에서 한국보다 훨씬 공격적이고, 성 단위에서도 선진입·후규제로 기술 도입을 촉진하고 있어 발전 속도가 빠르다"면서 "우리 정부도 인프라 지원을 바탕으로 혁신 기술에 맞는 규제 선진화를 하고 자연스레 민간 자금이 들어오는 구조를 만들어야 지속적인 발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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