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정 투표율 50.9%…2002년 지방선거 이후 최저
민주당 지지층 결집에 실패
국민의힘 지지층 정권안정론으로 결집
민주당 지지층 투표 동력 잃어버린 듯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6·1지방선거 투표율이 20년 만에 가장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선거 출구조사 등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이 투표를 포기한 것 등이 투표율 저조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8회 지방선거 잠정 투표율이 50.9%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했다. 이는 지난 2002년 치러진 제3회 지방선거로 48.9% 이래로 낮은 투표율이다. 코로나19가 심각했을 때도 높았던 이전 선거 투표율을 고려하면, 이번 선거의 경우 낮은 투표율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승리로 예측된 출구조사 결과 등과 연결하면 민주당 지지층의 투표 포기가 가장 큰 이유로 분석된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섰던 윤석열 대통령은 48.6%,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47.8%를 기록했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지역 간 차이가 있지만 국민의힘이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JTBC가 온라인 패널 등을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지난 대선 때와 같은 당을 찍겠다고 한 여론은 91%였다. 지지층의 표심은 크게 바뀌지 않았지만, 선거 결과가 달랐다는 것은 유권자들이 투표에 나서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여론조사에서는 답하지 않지만, 투표로 나선 ‘샤이 민주당’은 없었던 것이다.
민주당 지지층이 결집하지 않은 것은 여러 요인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대선 패배 이후 당의 일련의 움직임, 성 비위 사건을 둘러싼 지도부의 갈등, 총괄선거대책위원장으로 등판했던 이재명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 관련 각종 역풍 등이 꼽힌다.
박원석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C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은 일종의 가치투표를 하므로 명분을 굉장히 중시하는데 이번 선거에서 여러 가지로 민주당이 뭔가 지적을 받고 비판을 받는 게 많았다"며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라든지 이 후보의 계양을 출마도 어떻게 보면 명분 측면에서 연성 지지층들이 뭔가 좀 부끄러워 투표 동력 약화로 이어졌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전 의장은 투표율 60%를 기점으로 이보다 높으면 민주당 지지층이 투표에 나섰을 것이라고 분석하며 "60% 이하를 밑돌면 민주당 지도부의 막판 호소가 잘 먹히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명분이 많이 떨어지는 선거에 실망한, 등을 돌린 민주당 지지층의 실망감이 투표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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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고려할 수 있는 것이 대선과 지방선거가 불과 80일 만에 치러지면서 집권당의 지지층은 결집할 이유가 있지만, 야권 지지층의 경우에는 정치에 대한 무기력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이는 민주당이 지지층을 상대로 정권 견제론으로 결집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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