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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 모금] 우리들의 이야기가 돈이 될 수 있을까 ‘콘텐츠 인문잡지 한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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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체로 책 전체 내용을 함축하는 문장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독자의 마음에 가닿아 책과의 접점을 만드는 문장이 있습니다. 책에서 그런 유의미한 문장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편집자주


인문잡지 ‘한편’ 여덞번째 시리즈의 주제는 콘텐츠다. SNS에 중독된 이용자들이 플랫폼 기업으로부터 얻는 이득과 손해의 정체는 뭘까? K-콘텐츠의 득세는 나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불안하고 우울한 매일매일을 채우는 모든 이야기가 돈으로 바뀔 수 있을 때 어떻게 정신을 차리고 살아갈 수 있을까? 인문잡지 ‘한편’은 이런 질문을 품고 철학에서 미학, 인류학, 사회학, 법학, 문학, 언론학, 과학기술학까지 콘텐츠에 관한 열편의 글을 실었다.

[책 한 모금] 우리들의 이야기가 돈이 될 수 있을까 ‘콘텐츠 인문잡지 한편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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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는 무언가가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그것을 복제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콘텐츠는 밈적인 방식으로 무언가를 클리셰화함으로써 그것의 가치를 만들어 낸다. 어떤 언어적 표현이나 몸짓, 나아가 어떤 대상 내지 인물, 실제적이거나 비실제적인 모든 것이 그런 복제의 대상이 된다. ─ 이솔, 「산만한 나날의 염증에 관하여」


핫플레이스는 감상자에게 목적 없는 목적지, 그러니까 일상을 떠나거나 반대로 내 일상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 주는 공간, 그러나 장소보다는 볼‘거리’로 지나가는 일시적 공간이다. 실제로 보고 몸소 경험할 때 발생하는 마찰을 누그러뜨리는, 매끈한 평면 공간. 핫플과 거기에서 촬영한 사진은 ‘강 건너 불구경’ 하기에 적합한 매체다

─ 콘노 유키, 「핫플레이스의 온도」


귀여움은 강력한 느낌이다. ‘귀엽다’고 느끼게 되었을 때 내가 그와 맺고 있는 관계의 형태는 달라진다. 귀여움은 무관심의 벽으로 분리되어 있던 세계에 균열을 낸다. “귀여워라는 말이 나온 순간 빼도박도 못하는 거지. 그 순간 아, 나 망했구나, 인생 저당 잡혔구나 싶은 거지.” 하진의 설명은 귀여움이 만들어 낸 균열이 그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드러낸다.

─ 김윤정, 「귀여움이 열어젖히는 세계」


정체성의 표현은 솔직하고 때로는 적나라하기도 하며, 갈등을 유발하기도 하기에 팬덤은 매혹적이면서도 때때로 나를 좌절시킨다. 나는 팬이자 연구자로서 그런 순간을 자주 마주했다. 미디어학자 헨리 젠킨스는 “결국 팬덤은 매혹과 좌절이 균형을 이룬 지점에서 생겨난다.”라고 했다. 나는 팬덤에 매료되고 그 문화적 가능성에 가슴 설레면서도, 동시에 팬덤의 한계를 느끼거나 팬덤이 오해받아 잘못 이야기될 때의 좌절 사이에서 연구한다.

─ 신윤희, 「아이돌 팬이라는 콘텐츠」


실제 사건을 다루는 작품이 모두 나의 흥미를 끌지는 않는다. 어떤 작품들은 범죄에 노출되었던 나의 기억을 떠올려 괴롭게 하고, 또 어떤 작품들은 실제 사건에 대한 창작자의 무신경함이 분노를 치밀게 한다. 그럼에도 내가 여전히 범죄 콘텐츠를 좋아하고 앞으로도 범죄를 소재로 한 작품이 계속 창작된다면 이는 우리가 예술을 통해 인간의 민낯을 발견하고 도덕적 감각을 일깨울 수 있기 때문이다.

─ 천미림, 「범죄물을 대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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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인문잡지 한편 8 | 이솔·콘노 유키·김윤정·신윤희·천미림·허지우·장유승·조영일·정민경·김찬현 지음 | 민음사 | 208쪽 | 1만원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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