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이창용 총재 첫 금통위
기준금리 0.25%포인트 올라
두달연속 올린 건 15년만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4%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한국은행이 26일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3년10개월만에 최고치인 4.5%로 대폭 상향하며 통화긴축 고삐를 바짝 당겼다. 올 들어 세 번째이자, 4월에 이은 2개월 연속 금리 인상이라는 이례적인 행보였지만 앞으로도 이 같은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신호를 확실히 보낸 것이다.
한은이 올해 남은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7·8·10·11월)에서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면 올 연말 기준금리는 최대 2.75%까지도 오를 수 있다. 한 두번 속도조절을 하더라도 2% 중반까지 오를 게 확실시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1.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경기 침체가 예상되자 2020년 5월 기준금리를 0.50%까지 낮췄다가 이후 아홉 번의 동결을 거쳐 지난해 8월26일 0.25%포인트를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를 알렸다. 기준금리는 이후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 0.25%포인트씩 인상됐으며 이날 추가 인상으로 1.75%에 이르게 됐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거세지자 지난달 총재 부재라는 초유의 상황 속에서 추가 인상을 결정한 금통위는 이창용 총재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날 금통위에서도 추가 인상에 나서며 통화긴축 고삐를 죄고 있다. 한은이 두 달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이다. 당시에는 콜금리가 정책금리였던 점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로 정책금리가 변경된 이후 두 달 연속으로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한은이 지난해 11월과 1월 두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데 이어 이례적으로 두 달 연속 금리인상을 단행한 것은 최근 물가상승 압력이 전방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현재 3.1%인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1.4%포인트나 높인 4.5%로 상향했다. 이는 2008년 7월에 전망한 소비자물가 4.8% 이후 13년10개월 만에 최고치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경우 3.0%에서 2% 중후반까지 하향 조정됐다. 이 총재는 "물가가 상당기간 목표수준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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