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전분기대비 242% 증가
외국인 12거래일 연속 순매수 기록
올해 매출 8000억원 전망…작년보다 2배 가까이 급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반도체와 2차전지' 최근 수년간 국내 주식시장을 달군 이 2개 키워드를 모두 가진 후성이 이달 들어 연일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후성은 이달 10일부터 전날까지 12거래일 연속 외국인이 순매수한 종목이다. 외국인은 이 기간 1752억원 상당의 후성 주식을 사들이며 4번째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같은기간 외국인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2차전지 부품기업 엘앤에프(2899억원)였으며, LG에너지솔루션(2419억원)이 뒤를 이었다. 지난달 LG엔솔이 전분기대비 242% 증가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2차전지 관련주로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후성도 지난 16일 발표한 전년대비 80% 증가한 5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398억)보다 100억원이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다.
후성은 불소화학 기술을 기반으로 냉매와 2차전지 소재, 반도체 특수가스 등 자동차와 철강, 반도체, 건설, 환경산업 전반에 사용되는 화학소재 제품을 만든다. 지난 1분기 이 회사의 2차전지 매출액은 820억원, 반도체는 432억원으로 각각 24%와 12% 늘었다. 올해 반도체 업계의 증설로 인한 반도체 소재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유럽 지역의 경유 재고 부족 사태를 계기로 친환경 자동차 전환이 가파르게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겹치면서 외국인의 순매수 랠리를 부채질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후성은 매출액이 8000억원 안팎으로 지난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글로벌 화학업체인 오르비아(Orbia)의 자회사와 폴란드에서 2차전지 소재 생산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이 공장에선 2024년 하반기부터 2차전지 부품을 공급, 유럽발 성장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후성은 1분기 실적이 발표된 직후부터 연일 급등세를 보이며 지난 19일 장중 2만7400원까지 치솟아 52주 최고가를 새로썼다.
후성은 2차전지 및 반도체 부품 경쟁사와 비교해 저평가된 종목으로 꼽혔다. 지난 16일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10배로 당시 다른 경쟁사(반도체 부품 17배, 2차전지 30배)보다 기업가치가 낮게 평가됐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전해질(LiPF6) 공장의 가동률 상승에 이어 중국의 반도체 특수가스 공장도 턴어라운드가 예상되고,유럽공장 신설까지 감안해 후성의 실적 추정치를 상향한다"며 "실적 추정 상향으로 밸류에이션 매력 더 높아졌다"고 했다. 김양재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후성에 대한 목표주가를 4만원으로 올리고 적극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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