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코로나19·독감 백신 한 번에 접종하는 방안 검토 중"

FDA·CDC 시행 구체안 내달 결정할 전망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이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미국이 올가을 코로나19 백신과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보건당국과 과학자들은 겨울철 코로나19, 독감 동시 유행에 대비해 미국인이 가을에 약국이나 병원, 방문진료소와 같은 장소에서 두 가지의 백신을 한 번에 접종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접종 대상자 및 백신 용량 등 구체적인 사항은 내달 미 식품의약국(FDA) 과학자문단 회의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평가연구센터(CBER) 소장은 "매년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함께 접종하게 하는 것은 미국인에게 백신 접종을 설득함에 있어서 가장 간단한 방법"이라며 "이 방법은 사람들의 시간을 절약해주고, 두 가지 백신을 접종하는 사람의 수도 늘려주게 되는데, 이는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동시에 접종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다.

보스턴 아동병원의 정밀 백신 프로그램 책임자이자 FDA 고문인 오퍼 레비 박사는 "백신이 제조될 때쯤에는 바이러스가 변하고 예방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CDC 자문위원인 매튜 데일리 카이저 퍼머넌트 콜로라도 보건연구소 박사도 "적은 효용을 위해 추가접종을 검토하는 것은 우리의 백신 프로그램이 효과적이지 않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전국적인 접종 캠페인으로 인해 약사와 공중보건 종사자들이 불필요하게 지칠 것"이라고도 말했다.

한편 NYT는 미 의회가 코로나19 자금을 둘러싸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어 보건당국이 올 가을 백신 접종 예산을 제시간에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세라 로벤하임 미 보건복지부 차관은 "긴급한 추가 지원 없이는 가을에 추가접종을 원하는 미국인을 위한 백신을 확보할 수 없고, 새로운 변이에 대비하는 신규 백신도 얻기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