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핀란드와 스웨덴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신청서가 공식 제출된 가운데 터키가 재차 양국의 가입을 강력히 반대하고 나서면서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터키는 양국이 자국과 대치 중인 쿠르드족을 배후에서 지원한다는 것을 반대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양국의 가입 승인을 지렛대로 삼아 서방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내려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핀란드와 스웨덴이 NATO에 공식 가입 신청서가 제출됐으며, 이에따라 NATO 본부 주재 대사들이 가입신청 처리를 위한 첫 회의를 개최했다. 그러나 터키의 반대로 가입 관련한 투표가 모두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 정부는 양국의 가입승인에 계속 조건걸며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수석 외교정책 고문인 이브라힘 칼린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안보 우려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취해져야만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스웨덴과 핀란드의 나토 가입 진전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 정부는 표면적으로는 핀란드와 스웨덴 양국이 터키와 대치 중인 쿠르드족 무장단체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한다는 것을 이유로 양국의 나토 가입을 반대하고 있다. 터키 정부는 양국이 지난 2019년 EU 차원에서 취해진 무기 금수 조치에 동참한 것을 비난하며 해당 금수조치를 먼저 풀 것을 요구 중이다.
그러나 배후에서는 터키가 이외에도 미국과 서방을 대상으로 양국의 가입승인을 조건으로 다양한 협상을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미국 정부가 앞서 판매 승인을 거부한 미국의 F-35 전투기 구매를 승인하고, 다시 터키가 F-35 프로그램에 가입하게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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