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 셀프수리 온라인몰 오픈…맡기는 것보다 3달러 싸다?

수리 장비 대여만 1주일에 49달러
수리 도중 문제 생겨도 상담서비스는 無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애플이 아이폰 액정 교체 등 자가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비용 측면에서 애플스토어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것과 별 차이가 없는 데다가, 수리 도중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기술적 지원을 하지 않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제품에 따른 수리설명서를 제공하고, 교체용 부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을 오픈했다. 이 사이트에서는 아이폰12와 아이폰13모델, 올해 업데이트된 아이폰SE의 고장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화면, 배터리, 카메라 등과 관련된 200여개의 부품을 판매한다.

고장난 기기의 일련번호를 입력하면 사이트를 통해 수리 관련 설명서와 필요한 부품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다. 올해 말까지 애플은 실리콘칩이 탑재된 맥 수리용 부품과 관련 도구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미국에 한해 서비스가 제공되며, 올해 말 유럽을 시작으로 그 외 국가까지 서비스 범위를 확장될 전망이다.

그러나 '셀프수리'를 통해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해선 안 될 것으로 보인다. 직접 손을 보는 것이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것과 별 차이가 없거나 오히려 더 비쌀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이폰12미니의 액정이 파손돼 수리할 경우 셀프수리 사이트에서 순정 부품을 사면 225.96달러(약28만5800원)인데, 서비스센터에 맡기는 가격은 229달로 3달러밖에 차이나지 않는 것이다.

여기에 수리용 부품과 장비를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용 차이는 더욱 작아지거나 역전될 수 있다. 나사못 하나의 가격은 19센트에서 시작하며, 수리에 필요한 각종 장비가 포함된 번들은 1주일에 49달러에 빌릴 수 있다.

애플은 셀프수리에 대한 기술지원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제품을 해체한 뒤에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거나 궁금한 점이 생긴다고 해도 도움을 요청할 상담원을 연결해주지 않는다. 수리 중 장치가 손상되거나 문제가 발생하면 애플스토어에 도움을 요청하면 되지만, 그 경우 비용은 따로 지불해야 한다.

당초 애플은 수리 서비스에 대해 폐쇄적 방침을 고수해 왔으나, 미 의회에 '공정수리법'이 제출되면서 선제적으로 셀프수리 사이트를 열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