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특효약은 결혼" 논란 복지부장관 후보자, "저출산 안타까워" 해명

2012년 매일신문 칼럼에 '출산이 애국의 방법' 주장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열린 윤석열 정부 8개 부처의 장관 후보자 인선 발표 기자회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인수위사진기자단

[아시아경제 김영원 기자] 윤석열 정부의 초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호영 후보자가 과거 결혼과 출산을 '애국'이라고 주장하며 저출산의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듯한 칼럼을 쓴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였다. 정 후보자는 11일 "과거 외과 교수로서 저출산 현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서 쓴 글"이라고 해명했다.

정 후보자는 경북대학교병원 외과 교수로 재직할 때인 2012년 10월29일 매일신문에 기고한 '애국의 길'이라는 칼럼에서 "지금만큼 애국하기 쉬운 시절도 없다"며 "'결혼'과 '출산'이 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혼만으로도 당장 예비 애국자가 될 수 있고 출산까지 연결되면 비로소 애국자의 반열에 오른다"고 말했다.

정 후보자는 한국의 낮은 출산율을 우려하며 그 원인으로 여성의 혼인율을 지목했다. 그는 "20대 여성 10명 중 겨우 1명이 결혼을 했다"면서 "더 우울한 이야기는 50세까지 한 번도 결혼하지 않은 여성의 비율인 '생애 독신율'이 곧 15%가 되고 20%로 올라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혼을 장려하는 근거로 "암 치료 특효약은 결혼"이라고 주장했다. 노르웨이 연구팀의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독신남성은 결혼한 남성에 비해 35%, 독신여성은 결혼한 여성보다 22% 각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도 했다. 칼럼 말미에는 "이제 온 국민이 중매쟁이로 나서야 할 때다. 그것이 바로 애국"이라고 마무리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 후보자의 칼럼을 지적했다. 강 의원은 "결혼과 출산이 애국이고 암 치료 특효약이 결혼이라는 발상 자체가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충격적"이라며 "복지부 장관 후보자로서 과거 자신의 발언을 돌아보고 국민에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확대되자 정 후보자는 복지부를 통해 "해당 칼럼은 10여년 전 외과 교수로서 저출산 현상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으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 개진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복지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저출산·고령화에 대한 종합적인 고민과 검토를 통해 인구 정책을 준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