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빅데이터 마케팅 열전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전진영 기자] 전국 5만 편의점의 빅데이터는 해당 상권에 맞는 상품 발주뿐 아니라 지역 특성을 살린 특화매장 등 편의점업의 진화에도 활용된다. 학원가, 오피스 상권에서 각각 잘 팔리는 제품이 뚜렷하면 다른 유사 상권 매장에도 추천을 하면서 교류가 가능해 ‘빅데이터의 선순환’이 가능한 구조다. 이런 즉각적 반영이 편의점의 지속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는 분석이다.
CU는 서울 역삼1동의 오피스 및 1인 가구 중심 소비 데이터를 활용, 일반 점포에도 주류 상품과 안주 구색을 서울 타 지역 동일 면적 점포 대비 20%가량 많이 배치했다. 해당 지역 내 주류 특화 매장도 입점했다. 최근 ‘홈술’ 문화로 편의점에서 찾는 주종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매출 데이터를 활용, 어느 매장에 어떤 구색이 적절할지 찾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5000여점 와인 특화 매장 역시 이 같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다.
GS25의 플래그십 스토어 전략도 빅데이터에 기반한다. GS25는 지난해 GS25합정프리미엄점, GS25수원행리단길점에 이어 이달 GS25전주본점을 플래그십 스토어로 선보였다. 합정동 카페 거리에 입점한 GS25합정프리미엄점은 카페, 주류, 간편식품 강화형 매장 콘셉트로 꾸몄다. 지난해 11월 오픈 이후 지난달 말까지 이곳 매출은 일반 GS25 편의점 대비 와인 8배, 원두커피 4배, 아이스크림 4배, 화장품 3배 등으로 뛰었다. 수원화성 주변 2호점은 빅데이터를 통해 관광객이 자주 찾았던 곳이라는 점을 반영, 여행지 먹거리와 기념품 등을 위주로 구색을 갖춰 냉동 안주, 와인, 스낵 등이 인기를 얻고 있다. GS25전주본점 역시 '와인25플러스'에서 지난해 서울을 제외한 기타 지역 주류 구매 비중이 70%를 넘어선 수요를 확인하고, 이 지역에 주류 특화형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여 오픈 일주일 간 와인 및 위스키 매출이 전체 매출의 60%에 달하는 등 성공을 거두고 있다.
편의점들은 새 점포 개점 전에도 해당 빅데이터를 고도화해 활용한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부동산 가치평가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 '오아시스비즈니스'와 업무협약을 맺고 고도화된 창업정보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매출 데이터뿐만 아니라 유동인구 분석, 주변 타 업종 상가 매출 등 자료를 제공 받아 더욱 객관화된 상권 분석에 나선 후 가맹점 예상 매출 적중률을 높여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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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편의점들의 이 같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진화가 상품 구색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서의 편의점 기능 확장에도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편의점은 주거 반경과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는 소상권으로, 지역 특성에 민감히 반응하고 상권별 특징이 뚜렷하다"며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변화하는 상권에 대응하고 소비자 편의를 즉각 반영하는 방식으로의 진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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