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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보다 탈정치화, 친환경 전력수급원으로 접근해야[무너진 원전생태계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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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이용률 2018년 65.9%
작년 74.5% 수준으로 늘어
'정치적 레토릭' 보여준 결과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경제성 조작 논란도 낳아

원전·탄소중립정책 공과 살펴야
해외선 '원전 강화' 유턴 주목

탈원전보다 탈정치화, 친환경 전력수급원으로 접근해야[무너진 원전생태계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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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세종=권해영 기자, 세종=이동우 기자] 에너지 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 5년간 에너지 정책이 지나치게 이념화, 정치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값싸고 안정적인 기저 전원인 원전에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대신 공포를 조장, 폐기 대상으로 몰아세웠지만 다른 에너지원인 석탄,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태양광·풍력처럼 원전 역시 수많은 전력 수급원 중 하나일 뿐이란 것이다. 특히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정권과 이념에 따라 수십년 앞을 내다보고 준비해야 할 에너지 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가 더는 반복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탈원전은 정치적 레토릭?

24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원전 이용률은 문 대통령 취임 이듬해인 2018년 65.9%까지 떨어진 후 2019년 70.6%, 2020년 75.3%, 2021년 74.5% 수준으로 크게 늘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2017년 6월 고리 1호기 영구정지 선포식에서 "(그동안)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후순위였다. 원전 안전성 확보를 나라의 존망이 걸린 국가 안보 문제로 인식하고 대처하겠다"며 ‘탈핵 선언’에 나섰는데, 원전 이용률은 임기 중 오히려 증가한 것이다. 정부는 그간 원전 정비로 가동률이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졌기 때문이란 설명이지만, 탈원전 선언에도 원전 이용률이 크게 늘어난 건 문 정부의 원전 홀대 정책이 현실과는 어긋난 ‘정치적 레토릭’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문 정부는 국가 에너지 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도 탈원전 인사들을 임명했다. 지난해 사회적 관심 속에 2030년, 2050년 탄소감축목표를 수립한 탄소중립위원회의 윤순진 민간위원장, 지난달 한국원자력안전재단 이사장에 선임된 김제남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이 대표적인 탈원전 인사다. 특히 유럽연합(EU) 등 해외에선 원전이 탄소중립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청와대는 정부·민간위원 77명으로 구성된 탄중위에 원전 전문가를 단 1명도 포함시키지 않았다.


탈원전 추진 과정에서 절차적 하자와 모순 또한 곳곳에서 노출했다. 현 정부는 2017년 10월 신규 원전 건설 중단·노후 원전 수명 연장 금지를 골자로 한 ‘에너지 전환 로드맵’을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했는데, 법적 근거 없이 국무회의 의결만으로 탈원전을 밀어붙였다는 비판을 받는다.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과정에선 경제성 조작 논란을 낳으며 산업부 공무원 2명이 구속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처럼 국내에선 탈원전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인 반면 해외에선 미국과 제3국 원전 수출에 협력하고, 원전 세일즈에 나서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정책을 내놨다.

탈원전보다 탈정치화, 친환경 전력수급원으로 접근해야[무너진 원전생태계④] 한빛원자력발전소


원전, 전력수급원 중 하나…선결 과제는 ‘탈정치화’

전문가들은 원전 산업을 정치적 이념이 아닌 친환경 전력수급원 중 하나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폭염과 가뭄, 이상기온 등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탄소중립 정책의 공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한 후 활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원전은 발전원가가 가장 저렴하고 탄소배출이 적은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원전의 전력 생산비용은 1킬로와트시(㎾h)당 54원으로 신재생에너지(264.6원)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며 액화천연가스(126.0원)보다도 절반 이상 저렴하다. 원전 발전의 주원료인 우라늄 1㎏에서 생산하는 에너지가 석탄 1500t보다 많을 정도로 생산성은 압도적이다.


‘탈원전’ 기조에서 ‘원전 강화’로 유턴하는 세계적인 움직임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2050년까지 최대 14기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일본 역시 에너지 믹스 정책의 일환으로 전체 전력 공급의 원전 비율을 2018년 2%에서 2030년까지 최대 22%로 확대할 방침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전을 가동 중인 미국 역시 일부 원전의 수명을 60년에서 80년으로 20년 연장하고, 2230메가와트(㎿) 규모의 신규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는 등 원전산업의 영역 확대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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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훈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 교수는 "에너지 정책과 같은 영역은 전문가들이 운전을 잘 하도록 운전대를 놓아주는 게 올바른 방안"이라며 "정책 방향이 잘못됐다고 판단될 경우 사회운동 영역에서 건전한 비판을 하면 된다"며 원전 산업의 이념 개입을 경계했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도 "에너지는 국가의 산업과 국민경제에 있어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주요한 문제"라며 "에너지를 실사구시 원칙이 아닌 정치적 이념으로 접근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세종=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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