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러시아에 의해 '우롱'당한 미국 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이 인류 역사상 최장 기간 우주 체류 기록을 갱신했다.
19일 NASA에 따르면, NASA 소속 우주인 마크 반데 헤이가 오는 30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러시아 우주인 2명과 함께 소유즈 우주선을 이용해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다. 반데 헤이는 지난해 4월 9일 지구 저궤도에 설치된 ISS에 입성했었다. 그가 남은 일정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할 경우 무려 355일 연속 우주 체류 기간이라는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이날 기준으로도 이미 같은 NASA 소속 우주인 스콧 켈리가 세웠던 340일 기록을 깼다. 30일 무사 귀환하게 되면 15일 더 긴 기록이다.
NASA는 "반데 헤이는 ISS 체류 기간 동안 수백개의 과학실험과 연구를 진행해 장기간 우주 비행ㆍ체류가 인간의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지식을 넓혔다"면서 "달과 화성으로 우주 탐사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류의 장기 우주 여행의 길을 열어 주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반데 헤이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 측에 의해 '우주 인질극'의 '볼모'가 되고 있다는 논란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지난 6일 러시아 연방우주국(ROSCOSMOS)이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 때문이다. 이 동영상엔 마치 귀환 비행에 동행하기로 예정된 러시아 우주인 2명이 반데 헤이와 작별 인사를 나눈 후 내버려둔 채 우주선에 탑승한 후 ISS를 떠나는 듯한 장면들이 담겨져 있다.
물론 기존 동영상들을 교묘하게 짜집기한 '가상' 상황이었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 침공 이후 미국의 강경 제재에 반발하면서 유럽연합(EU)과의 공동 화성 탐사가 중단되는 등 국제 우주 협력 체계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를 본 전직 NASA 우주인들은 러시아 측이 오는 30일 러시아 우주인들이 귀환하면서 반데 헤이를 버려두고 올 수도 있다는 '협박'으로 받아 들이고 SNS에서 러시아 연방우주국 관계자들과 격렬한 논쟁을 벌였다. 드미트리 로고진 러시아연방우주국장으로부터 트위터 계정을 차단당한 스콧 켈리는 CNN에 "동영상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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