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러시아發 원자재 후폭풍…반도체·배터리 옥죄는 공급망 위기

시계아이콘02분 1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글로벌 공급망, 우크라 사태에 '흔들'…韓 경제 초비상
반도체용 희귀가스 값 급등…이미 지난해 평균치 2배 ↑
니켈·알루미늄 몸값도 치솟아…배터리 원가 50% 차지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도 위기… 수익성 악화 불가피

러시아發 원자재 후폭풍…반도체·배터리 옥죄는 공급망 위기
AD


[아시아경제 세종=이준형 기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팬데믹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최대 리스크가 됐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내린 진단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생긴 충격파가 글로벌 경제 전방위로 번지고 있다는 의미다. 무디스는 대부분의 산업군이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권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봤다. 제조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국내 주력산업은 물론 2차전지, 전기차 등 미래 핵심산업이 사정권에 들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핵심 주요 원자재의 공급망 현황을 심층 점검해 봤다.


반도체용 희귀가스 크립톤·네온·제논

가장 먼저 촉각을 곤두세운 건 반도체 업계다. 네온, 크립톤, 제논(크세논) 등 반도체 노광·식각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 물량 상당 부분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수입한 네온 중 28%는 러시아(5%)와 우크라이나(23%)에서 들여왔다. 제논(러시아 31.3%, 우크라 17.8%)과 크립톤(러시아 17%, 우크라 31%) 의존도 역시 높았다.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은 3~4개월치의 희귀가스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문제는 심각해진다. 반도체 업계가 우크라이나 사태 전 희귀가스 비축량을 평소보다 3~4배로 늘리며 수급 차질에 대응했지만 전쟁 이후 대체선을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생산량이 압도적으로 높은 네온의 경우 러시아 미국 중국 프랑스도 생산하고 있지만 공급망 병목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원하는 만큼 재고를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포스코와 특수가스 전문업체 TEMC가 최근 네온가스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점이다. 올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단 생산능력은 국내 수요의 약 15%에 그친다. TEMC는 포스코와 함께 크립톤, 제논 국산화도 추진 중이지만 양산 시점은 불투명하다.


가격은 이미 오름세다. 네온가스 수입 가격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던 올 1월 t당 12만1964달러를 기록하며 지난해 평균치(5만8747달러)의 2배를 웃돌았다. 제논과 크립톤 수입 가격도 각각 83%, 52% 급증했다. 중국에서는 네온 현물 값이 올 초보다 65% 더 올랐다.


러시아發 원자재 후폭풍…반도체·배터리 옥죄는 공급망 위기 러시아군 폭격에 검은 연기 치솟는 우크라이나 저유소 (체르니하우 로이터=연합뉴스)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북부 체르니하우에 있는 저유소가 러시아군의 폭격에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러시아군은 침공 8일째인 이날 우크라이나의 완강한 저항에도 수도 키이우(키예프)를 향해 전진하고 있으며,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를 집중 공격 중이다. [우크라이나 국가비상대응청 제공] 2022.3.3 sungo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2차전지 핵심소재 니켈·알루미늄

2차전지 제조 원가의 50%를 차지하는 니켈과 알루미늄 값도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러시아는 니켈, 알루미늄 모두 생산량 기준 3위의 자원부국이다.


니켈은 배터리 출력을 결정짓는 양극재 핵심 소재다. 전기차 보급 확산과 함께 니켈 몸값이 꾸준히 뛰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는 기폭제가 됐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3일 니켈 가격은 t당 2만8800달러로 연초인 지난 1월4일(2만730달러)보다 39% 증가했다. 3년 전(1만3160달러)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뛰었다.


배터리팩 핵심소재인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t당 3728.5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알루미늄 가격이 올 1월4일 2815.5달러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2달새 t당 가격이 1000달러 가까이 오른 셈이다.


배터리 업계의 원가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배터리 기업은 완성차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을 때 통상 리튬, 니켈 등 양극재 주요 소재 가격을 배터리 납품가에 연동하는 조항을 넣는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대부분의 연동 조항에서 제외된 소재다.


러시아發 원자재 후폭풍…반도체·배터리 옥죄는 공급망 위기


'석유화학의 쌀' 나프타

지난해 한국이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수입한 품목 나프타도 비상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하며 나오는 기초 원료로, 고무 섬유 플라스틱 등 소비재 생산에 쓰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이 러시아에서 수입한 나프타는 43억8300만달러로 전체 러시아 수입품목의 25.3%를 차지했다.


문제는 나프타가 석유화학 제품 원가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이다. 나프타 수급 차질로 인한 파급효과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거의 모든 소비재로 번질 수 있다는 의미다. 나프타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 여파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t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4일 나프타 선물 가격은 t당 1078.39달러로 올 1월3일(728.33달러) 대비 48% 급증했다.


석유화학 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다음 수순이다. LG화학, 롯데케미칼 등 나프타분해시설(NCC)을 갖춘 기업의 원가 부담은 나프타 가격에 비례한다.


러시아發 원자재 후폭풍…반도체·배터리 옥죄는 공급망 위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철강 제련 필수 원자재 페로실리콘

철강업체들이 주목하는 원자재는 러시아 수입의존도가 약 35%에 이르는 페로실리콘이다. 이는 철강 제련 과정에서 불순물 제거나 쇳물 성분 조정시 사용하는 합금철이다. 페로실리콘 가격은 이미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올랐다. 업계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추가 가격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AD

일부 업체는 공급선 다변화에 나섰다. 전 세계 페로실리콘의 70%를 생산하는 중국 등에서 대체 조달하는 방안이다. 다만 중국산 페로실리콘은 러시아산보다 가격경쟁력이 낮다는 문제가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페로실리콘은 대개 컨테이너선을 통해 수입한다"면서 "지난해부터 컨테이너선 운임이 올라 조달 비용도 늘고 있다"고 밝혔다.






세종=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510:17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눈에 띄게 달라졌다" 36억 투입해 '자동화·자원화' 확 달라진 도축장⑤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도축·가공 현장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산·경남권의 핵심 거점인 부경양돈협동조합 통합부경축산물공판장과 대전·충남권의 대전충남양돈농협 산하 포크빌축산물공판장은 시설 현대화를 통해 생산성과 위생, 환경 성과를 동시에 끌어올리며 국내 축산물 경쟁력 강화의 실증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수입 축산물과의 경쟁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공판장의 역할이 단순

  • 25.12.1209:58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똥값의 역전'…70억 투입하자 악취 나던 분뇨가 돈이 됐다 ④

    정부가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FTA) 국내보완대책이 제주 축산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제주 한라산바이오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가축분뇨를 재생에너지와 비료로 전환하며 지역 축산업의 환경 기반을 바꾼 시설로 꼽힌다. 제주에서는 약 55만~60만마리의 돼지가 사육되며 하루 2500t 가까운 분뇨가 발생하는데, 한라산바이오는 이를 안정적으로 처리하고 자원화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분뇨가

  • 25.12.1108:51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멀쩡한 사과 보더니 "이건 썩은 거예요" 장담…진짜 잘라보니 '휘둥그레' 비결은?③

    "자유무역협정(FTA) 국내 보완대책을 통해 설립된 '충주 거점 산지유통센터(APC)'는 단양과 제천, 음성, 괴산 등 충북 북부권에 위치한 농가 650곳에서 생산한 사과를 세척·선별·포장·출하하는 과실 전문 APC입니다. 생산단계부터 관리하고 사과 브랜드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또 저온저장고와 선별기 등을 통해 비용을 줄여 농가엔 더 큰 수익을, 소비자들에겐 품질 좋은 사과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습니다.

  • 25.12.1010:18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고품질 韓 조사료 키워 사료비·수입의존도↓ ②

    59개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이후 축산농가의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의 국내보완대책 가운데 하나가 '조사료생산기반확충 사업'이다. 조사료는 볏짚이나 목초 등 거친 섬유질 위주의 사료로, 이 사업을 통해 국산 조사료의 생산·유통·가공 기반을 갖춘 지역 단위 가공·유통센터가 확충되면서 국산 조사료 품질과 시장 신뢰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북 김제에 위치한 전주김제

  • 25.12.0909:11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1인당 3500만원까지 받는다"…'직접 지원'한다는 FTA국내보완책①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은 22개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통해 59개 국가와 FTA를 활용한 무역에 나서고 있다. 한국의 첫 FTA인 한-칠레 FTA가 발효된 2004년 4월 이후 약 21년 5개월 만의 성과다. 정부는 현재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85% 수준인 FTA 네트워크를 글로벌 1위인 90%까지 더 넓고 촘촘하게 확충할 방침이다. FTA 네트워크 확대에 따라 한국의 수출 시장이 넓어진 만큼 수출액도 2004년 2538억달러에서 2024년 6836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