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개발 가능성이 희박한 임야에 호재가 있는 것처럼 속여 1300억원을 가로챈 ‘기획부동산’ 대표와 지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17일 서울북부지법 형사13단독 최선재 판사는 사기 및 방문판매업 위반 혐의로 기소된 기획부동산 대표와 지사장 등 4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기획부동산 관계자 4명은 2017년 7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개발제한구역 임야를 매입한 후 공유지분 형태로 약 1만명에게 매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통해 이들은 차익 1300억원을 거둬들였다. 아울러 텔레마케터를 대거 고용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후 지분을 쪼갠 부동산 매매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들은 피고인들로부터 판매 토지에 대해 직접적으로 설명 들은 것이 아니라 판매원으로부터 과장되거나 허위 설명을 들었다”며 “피고인들이 판매원들에게 기망 행위를 지시했거나 알면서도 암묵적으로 공모했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피고인 단체가 방문판매업이 정한 다단계 조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 업체의 판매원 대부분은 회사가 낸 개인 광고를 보고 취업한 것으로 보인다”며 “충원제도가 운영됐지만 신입 참여원이 하위 참여원으로 가입할 순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의 영업방식이 실질적으로 판매원들을 경쟁토록 하고 실적 압박을 주는 환경을 조성한다며 앞으로 문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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