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러 알루미늄 기업 제재 준비…선물가격 사상최고치 근접
주석·구리·아연 값 모두 올해 올라…밀 가격 1년새 19% 상승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중 갈등, 탄소 중립에 이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겹치며 주요 원자재 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알루미늄 가격이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밀, 옥수수 등 곡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크라이나 사태가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이날 알루미늄 선물 가격은 전거래일 대비 1.7% 오른 t당 3186달러를 기록했다. 장중에는 최고 3.3% 급등하며 t당 3236달러까지 올랐다. 200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사상최고치인 3380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美 제재 후보에 러 알루미늄 기업 포함 전망= 우크라이나 사태가 알루미늄 가격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우크라이나 침공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는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 제재 대상에는 러시아의 대형 알루미늄 생산업체 루살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에 알루미늄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지면서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러시아는 중국에 이은 세계 2위 알루미늄 생산국이다. 중국을 제외할 경우 전 세계 알루미늄 생산의 13%를 차지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천연가스 가격 상승은 원자재 시장 전반에 2차 공급 차질 우려를 낳고 있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으로 전기료가 오르면서 생산비를 감당하지 못한 원자재 업체들이 잇달아 생산을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슬로바키아의 알루미늄 제련업체 슬로바코는 전기료 상승 등을 이유로 알루미늄 생산을 60%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네덜란드의 알루미늄 생산업체 알델은 전기료 상승에 따른 생산비용 증가를 이유로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알루미늄 생산을 줄였다.
유럽에서 알루미늄 생산 차질 규모는 이미 80만t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중국에서도 지난해 말 전력 부족에 따른 대규모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알루미늄 생산 차질 물량이 300만t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을 중심으로 소비 경기가 살아나고 자동차업체들의 전기차 생산 확대가 잇따르면서 알루미늄 수요는 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알루미늄 가격 12개월 예상치를 t당 4000달러로 상향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과 유럽의 알루미늄 생산이 차질을 빚은 상황에서 선진국의 알루미늄 수요는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주석, 올들어 10%… 밀은 1년 전보다 19%↑= 우크라이나 사태는 알루미늄뿐 아니라 원자재 시장 전반에 걸쳐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러시아는 천연가스 수출량이 세계 1위, 원유 생산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2위일 정도로 자원 부국이다.
LME에서 알루미늄은 올해 13% 올라 LME 주요 비철금속 중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주석 가격도 올해 10.4% 올랐고 구리와 아연 가격도 소폭 상승했다. 최근 90달러를 돌파한 국제유가는 12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유럽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4배 올랐다.
러시아는 밀, 대두, 옥수수 등 주요 곡물의 주요 수출국이기도 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각각 세계 1위, 5위 밀 수출국으로 두 나라의 밀 수출량은 전 세계 수출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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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의 밀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19% 올랐다. 옥수수와 대두 가격도 각각 14%, 12% 올랐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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