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확산 여파에 유가는 급락
러, 유럽 가스공급 축소에 가스는 급등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각국이 봉쇄 조치를 재개하기 시작하면서 수요위축 우려에 휩싸인 국제유가가 다시 70달러선 아래로 밀려났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위기와 맞물린 천연가스는 러시아의 유럽 가스공급량 조정 소식에 급등세를 보였다. 주요 에너지 가격이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면서 원자재 시장 전체의 가격안정성이 한동안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장대비 2.98% 하락한 배럴당 68.61달러를 기록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도 전일보다 2.72% 빠진 배럴당 71.52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국제유가는 각국 정부의 봉쇄조치 재개 움직임에 수요위축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앞서 영국정부가 크리스마스 전 봉쇄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가운데 네덜란드가 내년 1월 중순까지 식당과 비필수업종 상점들을 폐쇄하는 봉쇄조치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주요 산유국들간 협의체인 오펙플러스(OPEC+)가 산유량을 조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석유 수출 및 수송량을 올해 4분기 5830만t에서 내년 1분기 5605만t으로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OPEC+ 주요 회원국들의 원유감산 이행률도 지난달 117%를 기록해 목표치를 웃돌았다. 주요 산유국들도 오미크론 변이 여파를 우려해 공급량을 미리 줄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우크라이나 사태의 영향을 받고 있는 천연가스는 급등세를 보였다. NYMEX에서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전일보다 3.9% 급등한 MMBtu(100만 영국 열량단위)당 3.83달러를 기록했다. 유럽 천연가스 가격 지표인 네덜란드 TTF거래소의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전장보다 7.7% 오른 147.5유로까지 치솟았다.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따른 수요 위축 우려에도 천연가스 가격을 끌어올린 것은 러시아였다. 이날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독일의 에너지운송기업인 가스케이드는 보고서를 통해 지난 17일부터 러시아가 벨라루스와 폴란드를 경유해 독일로 연결되는 ‘야말-유럽 파이프라인’ 가스관의 공급 물량을 줄였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경분쟁 문제를 두고 러시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간 알력이 심해지면서 러시아가 천연가스를 무기화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천연가스 가격을 크게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금 뜨는 뉴스
전문가들은 앞으로 겨울철 기상이변까지 나타날 경우 주요 에너지 가격이 더욱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에너지 전문 컨설팅기업인 슈나이더 일렉트릭의 브라이언 스타인캠프 원자재 분석가는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미 해양대기청(NOAA)의 최신 예측에 따르면 앞으로 2주 동안 평년 이하의 기온이 미 전역에서 나타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며 "그동안 주로 올 겨울이 따뜻할 것이란 전망 하에 유럽 대비 상승세가 심하지 않았던 미국의 에너지 가격도 크게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