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강성 노조가 들어선 현대자동차에 이어 기아의 새 노조 지부장 선거도 강성 대 강성의 대결 구도로 흐르고 있다. 현대차 노조 선거에서 당락을 갈랐던 7+7근무제가 기아차에서도 특정 후보의 핵심 공약으로 떠올라 관심을 끈다.
21일 금속노조 산하 기아지부에 따르면 기아는 새 노조 지부장을 뽑는 27대 임원선거 2차 투표를 오는 24일 진행할 예정이다. 홍진성 후보(기호 1번)와 윤민희 후보(기호 3번)가 2차 투표에 진출했다. 지난 17일 진행된 1차 투표에는 노조원 2만8696명 중 93.1%가 참여한 결과 홍 후보 35.4%, 윤 후보 34.8%로 초접전 양상을 보였다. 온건파로 결선 진출에 실패한 장수광 후보(득표율 27.6%)를 지지했던 표심이 어디로 향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번 현대차·기아 노조 지부장 선거는 파격적인 공약 대결로 압축된다. 향후 사측과의 마찰이 불가피한 대목이기도 하다. 특히 윤 후보가 공약으로 내세운 7+7근무제는 최근 선출된 현대차 새 노조의 7+7근무제와 유사해 향후 공동전선을 이룰 가능성도 있다.
윤 후보는 1직(오전근무), 2직(오후근무) 모두 1시간 근무 후 10분 휴식(유급)하는 방식의 근무 형태를 1일 6회 반복하고, 점심시간을 유급 1시간으로 하는 7+7공약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근 몇 년간 노동계를 중심으로 유럽의 35시간 근무제나 주 4일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나 실제 시행까지는 갈 길이 멀다. 1시간50분 근무 후 10분 휴식하고 다시 1시간30분을 근무하는 방식을 1일 2회 진행하고, 점심시간을 기존 40분에서 유급 1시간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현대차 새 노조의 7+7근무제 공약보다 강도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윤 후보는 전기차·수소차 신공장을 지으면 준공 일정 및 라인 배정 등을 사측과 협의해 미래 고용을 보장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밖에도 코로나19 극복 3일 공가, 성과급 5000만원 및 영업이익 30% 성과급 명문화 등을 약속했다.
윤 후보와 2차 투표에서 대결하는 홍 후보는 사측에 최대 성과급, 상여금 800%로 인상, 귀향 교통비 80만원에서 150만원, 휴가비 3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인상을 요구하겠다고 했다. 특히 해외연수 및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 여행을 복원해 확대하고, 자녀 해외봉사도 복원하겠다고 공약했다. 또한 홍 후보는 최근 업계 화두인 ‘차량 온라인 판매’를 막아 판매사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이다.
두 후보 모두 최근 성과가 높은 사무·연구직 책임매니저(과장·차장·부장)에게 성과급 500만원을 지급한 것에 반발해 현장직 직원 모두에게 성과급 5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사측에 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정년 58세에 1년 주기로 근로 계약을 두 번 연장할 수 있도록 한 현행 정년제도를 일괄 62세 정년으로 바꾸도록 회사와 합의를 보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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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조는 2차 투표에서 노조원 과반 투표 및 과반 득표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오는 30일 3차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1월1일 당선자 확정 공고를 낼 방침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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