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쏴 피의자 제압한 경찰관들
감찰 확인 결과 정당행위 결론…청장 표창도
일선서도 관심 "앞으로 이런 사례 더 나와야"
명문화 필요하단 의견도…경직법 개정안은 국회 계류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지난달 2일 경기 양평군 양평읍 한 주택가에서 한 외국인 남성이 흉기 난동을 부린다는 시민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그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사용했다. 당시 경찰은 삼단봉과 테이저건 등으로 먼저 제압을 시도했으나 이 남성은 흉기로 위협을 계속했고 결국 경고 후 실탄을 쏴 그를 검거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출동 경찰관들의 정당행위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찰 확인을 벌여왔고 이달 초 실탄 발사가 총기 사용 요건 등을 위배하지 않은 정당행위였다고 결론냈다.
경찰관직무집행법에 명시된 경찰관의 무기 사용 요건을 보면 경찰관은 범인의 체포, 도주 방지를 비롯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생명·신체의 방어 및 보호, 공무집행를 방해하는 행위를 제지하기 위해 필요할 경우 필요한 한도 내에서 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 피의자가 흉기를 들고 경찰관의 명령에 3회 이상 불복하고 항거할 땐 총기 사용도 가능하다. 긴박한 상황을 제외하곤 미리 구두나 공포탄 사격으로 경고를 해야 하고 격발 때는 최대한 생명에 지장이 없는 하반신을 겨냥해야 한다. 경찰은 해당 경찰관들이 이 조건을 모두 지켰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같은 달 16일 김원준 경기남부경찰청장으로부터 표창도 받았다.
최근 경찰의 부실대응 논란이 있던 터라 일선 경찰들도 이 사건에 관심이 많았다. 경기지역 한 지구대에 근무하는 팀장급 경찰관은 "범인 제압 이후 질책이 아닌 칭찬을 받는 이런 사례가 앞으로도 계속 나오면 현장 경찰관들이 마음 놓고 상황에 맞는 법 집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문화된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경찰관의 공무집행 과정에서 생긴 형사 책임을 감면해주는 내용의 경찰관 직무집행법 개정안은 국회 상임위를 거쳐 전날 법사위에 상정됐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서울지역 한 지구대 경장은 "이번엔 부실 대응이 논란이 돼 반대 경우인 양평 사건 대응을 띄워주려는 분위기가 있었던 것 같다"면서 "그러나 경찰관을 확실히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으면 질책이 두려워 장비 사용을 주저하는 경우가 계속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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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의 한국형사정책연구 가을호에 수록된 ‘대상자 특성이 경찰 물리력 행사에 미치는 영향 연구’ 논문에 따르면 2019년 12월∼지난해 11월 서울경찰청 소속 교통·지역경찰의 물리력 사용 사례 383건 가운데 권총 등 고위험 물리력을 쓴 사례는 1건도 없었다. 1322건의 물리력 사용보고서 중 피해가 불명확한 938건과 멧돼지에게 물리력을 사용한 사례 1건 등을 제외한 결과다. 대상자가 치명적 공격을 가했을 때 경찰봉이나 전자충격기 같은 '중위험 물리력'을 사용하는 경우가 52.8%(19건)였고, 저위험 물리력(25%·9건)을 사용하거나 신체 일부를 미는 접촉 통제(22.2%·8건) 등 '맨몸'으로 맞서는 경우가 절반(47.2%)에 달했다. 대상자가 폭력적 공격을 가했을 때도 저위험 물리력 68.1%(147건), 접촉 통제 22.2%(48건)로 맨몸 대응을 하는 경우가 90% 이상이었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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