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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즈존 이어 노중년존…일상으로 스며드는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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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커플 예약 안 받는 '노중년존' 캠핑장 논란
특정 연령대 출입 막는 업체들 늘어
"업주 권리" vs "차별 조장" 시민들 갑론을박
전문가 "서로 불편해도 공존하는 사회로 가야"

노키즈존 이어 노중년존…일상으로 스며드는 '차별' 중년 커플의 예약을 받지 않겠다는 캠핑장이 등장해 논란이 불거졌다. 사진은 기사 중 특정 표현과 관계 없음 /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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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특정 연령대의 출입을 금지하는 일명 '노OO존'이 늘어나고 있다. 이번에는 40대 이상 연인들의 예약을 받지 않겠다는 이용 수칙을 내건 '노중년존' 캠핑장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노OO존'의 시작은 노키즈존이었다. 다른 손님들에게 불편을 준다는 이유로 일부 카페, 음식점 등이 영유아의 출입을 막으면서 생겨났다. 문제는 이런 '노OO존'이 특정 연령대를 배제하는 '차별'의 장이 된다는 데 있다. 또 연령 뿐 아니라 성별, 정체성 등 다른 기준을 적용한 '노OO존'이 탄생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다.


중년 예약 금지? …'노중년존' 캠핑장 논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서울에 있는 한 '노중년존' 캠핑장 공지사항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이 캠핑장의 공지사항을 보면, "조용하고 쾌적한 캠핑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단체팀, 남녀혼성팀, 여성 5인 이상 팀, 남성팀 등 정해진 이용객 외의 예약을 받지 않는다"며 "부득이하게 영업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바람직한 캠핑 문화를 위해 취하는 예약 제한"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 업체는 "커플일지라도 가족 외에 40대 이상 연인 등에게는 적합하지 않아 예약을 제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캠핑장을 2030 젊은 여성의 취향으로 조성한 데다, 일부 중년 고객의 폐해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피해를 본다는 게 그 이유다.


노키즈존 이어 노중년존…일상으로 스며드는 '차별' 이른바 '노중년존' 캠핑장의 공지사항 /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이 공지사항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불륜 커플을 막겠다는 뜻 같다", "캠핑장에 중년들 있으면 불편하다", "싫으면 다른 곳에 가면 된다" 등 옹호하는 반응이 나왔다. 반면 "나이 든 사람은 다 민폐인가", "중년만 콕 집어서 말한다. 굉장히 기분이 나쁘다", "일반화하지 말라" 등 불쾌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영유아, 청소년, 중년까지…각양각색 '노OO존'


특정 연령대 고객에게 서비스를 하지 않는 '노OO존'이 늘어나고 있다. 중년 고객을 받지 않는 '노중년존', 청소년 고객을 받지 않는 '노틴에이저존' 등 '노OO존'의 형태는 각양각색이다.


이같은 업체의 시초는 '노키즈존'이었다. 영유아와 어린이, 그리고 이들을 동반한 고객의 출입을 제한하는 업소를 이르는 말로, 지난 2014년 탄생한 신조어다.


노키즈존 이어 노중년존…일상으로 스며드는 '차별' 구글 지도 '노키즈존맵'에 표기된 국내 노키즈존 업체들. 6일 기준 410곳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 사진=인터넷 홈페이지 캡처


노키즈존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구글 지도에 노키즈존 업체만 표시해 보여주는 '노키즈존맵'에 따르면, 지난 2017년 240여곳이었던 노키즈존은 최근 400곳 이상으로 늘어났다.


노키즈존은 주로 조용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강점으로 내세우는 카페, 음식점 등이 설정했다. 매장 내부에서 뛰어다니거나 가끔 울기도 하는 아이들의 출입을 제한, 성인만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노키즈존을 비롯한 '노OO존'이 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도 있다. 특정 연령대의 손님을 단순히 배제하는 게 '차별'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이다. 연령을 넘어 성별, 소득 수준, 정체성을 기준으로 하는 '노OO존'이 일상으로 스며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OO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크게 엇갈렸다.


30대 직장인 A씨는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업체를 고를 수 있듯이, 업주에게도 자신이 원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할 권리가 있다. 노키즈존 카페가 싫으면 아이 동반을 허가하는 카페에 가면 되는 게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20대 직장인 B씨는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일부 몰지각한 부모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극소수의 무례한 사람들 때문에 업주는 물론이고 다수 소비자들까지 피해를 보느니, 차라리 노키즈존을 만들어서 그런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게 더 현명한 조치라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어린 자녀를 두고 있다는 30대 회사원 C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식당이나 카페에 가면 자연스럽게 눈치를 받게 된다"며 "일반 매장도 이런데, 노키즈존 같은 게 늘어나면 아동에 대한 차별이 아예 정당화되는 것은 아닐지 걱정된다"라고 우려를 전했다.


전문가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하는 곳이 좋은 사회"


앞서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지난 2017년, 연령을 기준으로 한 매장 이용 제한은 아동 차별 행위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린 바 있다.


노키즈존 이어 노중년존…일상으로 스며드는 '차별' 중학생 출입금지 공지가 붙은 한 '노틴에이저존' 스터디 카페 / 사진=트위터 캡처


현행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르면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이나 종교, 나이, 외모 등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하는 것을 '평등권 침해'로 규정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인권위는 "영업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모든 아동을 동반한 모든 보호자가 사업주나 다른 이용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 것은 아니며, 무례한 행동으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다른 이용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아동 및 아동을 동반한 보호자의 식당 이용을 전면적으로 배제하는 것은 일부 사례를 객관적, 합리적 이유 없이 일반화한 것에 해당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인권위의 판단은 '권고'에 불과해, 법적 강제력은 없다.


전문가는 약간의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보다 다양한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시민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지학 한국다양성연구소장은 "노키즈존 등은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대한 문제인 만큼, 소상공인들의 자유 같은 문제도 얽혀 있어 쉽게 풀어나가기 힘들다"면서도 "연령 등 어떤 특정한 정체성을 기준으로 손님을 배제하는 것은 부정적인 방향"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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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단순히 특정 연령대 손님의 출입을 막는 것보다는, 업체 측이 먼저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그 기준을 손님들에게 부탁하는 방식이라면 차별적 요소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며 "서로에게 다소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나와 다른 사람과 함께해 주는 것이 더 좋은 공간이고,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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