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망설여...손자 '그런 얘기 들어가면서 하는 이유가 뭐냐, 그만두라' 말할 정도"
[아시아경제 김서현 기자]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자신의 합류를 둘러싼 비판적 여론과 관련해 "정치적 판단이라는 것은 나이 자체가 그렇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고 일침했다.
김 위원장은 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세대에 나이 80 먹은 사람이 어떻게 국민 정서가 변화하는 걸 볼 수 있느냐 얘기하는데 정치적 판단이란 것은 정치적 흐름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없느냐에 의한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어떤 사람은 나보고 노욕이 있느니, 전권을 요구한다느니 하지만 전권을 가져서 할 게 뭐가 있느냐"며 "이런 저런 얘기를 하도 많이 하니까 손자가 '할아버지, 그런 얘기 들으면서 뭐 때문에 하려고 하냐'고 하더라. 그만둬버리라고. 그럴 정도의 심정이었다"고 했다. 이어 "선거라는 게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의 정서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자가 '선대위가 한 가지 정책과 방향을 가지고 가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계셨는데 그게 잘 안 되는 걸 보면서 총괄선대위원장을 망설인 것 같다'고 하자 "그런 생각도 했다"며 "후보가 확정된 이후 3월 9일까지 가는 과정에서 여러 번 굴곡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는데, 한 달 가까이 지내니까 초기의 분위기가 사라지는 것 같고 일반 여론도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흐를 수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이 이 시대에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무엇인가, 무엇부터 해결해야 할 것인가, 이것을 대통령 후보가 직시하고 거기에 적응하지 않으면 선거를 승리로 이끌 수가 없다"며 "통상적인 개념을 가지고 이론적으로 이렇다, 저렇다 이렇게 얘기해 봐야 아무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대위가 너무나 요란스럽게 이 사람, 저 사람이 모이는 곳이기 되기 때문에 제대로 일사불란하게 작동을 해야 선거에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 부서에서는 이 얘기, 저 부서에서는 저 얘기한다면 선대위가 제 기능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선대위도 비서실에 따로 정책실이 있고, 정책 총괄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 선거하는 과정에서도 나하고 충돌하는 상황을 경험했기 때문에 다시는 그런 경험을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솔직히 얘기해서 대통령 선거를 승리로 이끈다고 해서 나는 특별히 바라는 게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다.
김서현 기자 ssn3592@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