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무스타파 알카드히미 이라크 총리 관저에 대한 테러 공격을 강력 규탄하며 이라크 정부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다시금 강조했다. 이라크 내 친이란 정파인 파타동맹이 이번 테러의 주요 배후라는 설이 힘을 얻으면서 이달 말 시작될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 협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7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 공격의 가해자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이라크의 민주적 과정을 약화시키려고 폭력을 사용하는 이들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공격에 대한 이라크 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는 것과 관련해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라고 안보팀에 지시했다"며 "미국은 이라크 국민 및 정부와 확고하게 함께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에 이어 보리스 존슨 영국총리도 이날 성명을 통해 "영국은 이라크 국민 편에 서있으며, 이라크가 장기적 안정을 위해 필수적 정부를 구성하려는 노력을 지지한다"며 이라크 정부에 대한 지지의사를 확고히했다.
앞서 이날 이라크 바그다드 그린존에 위치한 알카드히미 총리 관저에 대한 무인기(드론) 테러공격이 발생했다. 폭발물을 탑재한 3대의 드론이 관저를 공격했지만 경비대원들에 의해 격추됐으며, 관저 일부가 무너지고 경비대원 7명이 부상 당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알카드히미 총리는 피해를 입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격의 주체 또는 배후를 자처하는 조직은 아직 나타나지 않은 가운데 지난달 총선에서 참패한 것으로 알려진 이라크 내 친이란 정파인 파타동맹이 배후에 있을 것이란 의혹이 나오고 있다.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앞서 이라크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예비집계 결과, 파타동맹의 의석수는 기존 48석에서 14석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이후 파타동맹을 지지하는 이슬람 시아파 정파들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총선 불승복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파타동맹은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하시드 알사비·PMF)와 연계된 조직이라 이번 테러에 이란정부가 깊숙이 개입했을 것이란 추정도 제기되고 있다. 오는 29일 이란핵합의 복원협상을 앞두고 미국과의 관계 악화가 우려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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