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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차례 설계변경, 공사비 2배 급증…이사회 의결도 우회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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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변경 공사…한전 152건 최다, 한수원 2.5조원 최대
저가낙찰 체결 뒤 착공 후 수시로 설계변경 및 증액…착공 후에는 이사회 승인 불필요
한전 부채 140조 이르는데 혈세 낭비…"공사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준비 필요"

72차례 설계변경, 공사비 2배 급증…이사회 의결도 우회 '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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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한국전력,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전력 공기업이 착공 후 잦은 설계변경을 통해 지난 10여년 간 4조원 이상의 공사비를 추가 지출한 것과 관련해 '공사비 부풀리기'가 관행으로 자리잡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발전소, 송배전망 공사 및 정비 외에 사옥이나 사택 신축을 위해 당초 계획 보다 공사비를 수백억원 늘린 경우도 있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는 착공 전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데, 착공 후 설계변경은 일정 조건을 갖추면 내부 전결만으로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탈원전, 과속 에너지 전환 정책으로 전력 공기업의 재무 상황이 악화, 결국 전기료 인상 등 국민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관행을 근절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해졌다.


◆한전, 설계변경 공사 152건으로 최다=한수원은 사옥 공사비 185억 늘려=28일 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실이 한전, 한수원과 발전 5개사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설계를 변경한 공사 건수는 한전이 152건(설계변경 횟수 948회)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한수원(112건·412회), 서부발전(59건·357회) 등 순이었다. 공사비를 가장 많이 증액한 곳은 한수원으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2조5751억원을 더 썼다. 서부발전이 5943억원, 한전은 4689억원을 추가했다.


구체적인 사업을 보면 한전이 2015년 계약한 '154KV 양구-화천수력 송전선로 건설공사'는 당초 계약금액이 215억원이었지만 2019년까지 7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최종 공사금액은 총 420억원으로 불었다. 당초 계획 대비 205억원을 증액, 공사비를 두 배 가까이 쓴 것이다. 서부발전의 경우 태안화력 9, 10호기 토건공사가 2012년 1917억원에 낙찰됐지만 올해까지 총 72차례의 설계변경을 거쳐 당초 예정보다 1314억원이 늘어난 3231억원을 지출했다.


사옥 신축이나 사택 건설을 위해 공사비 지출 규모를 수백억원 늘린 경우도 있었다. 한수원은 2013년 본사 사옥 신축을 위해 926억원의 공사계약을 체결했지만 2016년까지 5차례 설계 변경을 통해 공사금액으로 총 1111억원을 썼다. 당초 계획 대비 184억원 늘어난 규모다. 신월성 1, 3호기 직원사택 신축공사의 경우 2011년 공사계약 이후 2015년까지 총 5차례의 설계 변경을 거쳐 공사대금이 당초 551억원에서 914억원으로 증가했다. 고리본부 골프연습장 신축공사도 2016년 40억원에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후 3차례 설계변경을 통해 7억원을 더 지출했다.


◆설계 변경, 이사회 승인 필요 없어=전력 공기업들은 발전소 건설, 보강, 정비 등의 공사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하자가 발생하거나 추가 공사 필요성으로 공사비가 불가피하게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전력 공기업들이 잦은 설계변경을 통해 공사비를 늘리는 관행이 자리잡은 데에는 설계변경 시에는 특별히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예컨대 한수원의 경우 발전소 설립을 제외한 공사의 경우 공사대금이 200억원 이상이면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지만, 설계변경시 공사비 증액대금이 최초 사업비의 20% 미만이면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공사대금 증액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공사비 지출을 쉽게 늘리는 유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설계변경으로 인한 공사비 증액과 관련해 내부 승인 및 이사회 의결 절차를 보다 강화하는 쪽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를 통해 전력 공기업이 공사 기획 단계부터 보다 철저한 사전 검토 체계를 확립하고 공사비를 절감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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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금희 의원은 "올해 140조원 규모에 이를 한전과 자회사 부채는 결국 전기료 인상 등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 분명한데 전력 공기업들은 관행처럼 공사 후 잦은 설계변경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며 "전력 공기업은 설비의 내구성과 안전이 중요한 만큼 공사 기획 단계부터 철저하게 준비해 안전성을 높이고, 불필요한 세금 지출을 막기 위한 제도 개선 또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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