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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가·처가 들어가 살아야 할 판"…무주택자 대출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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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전세난 속 고강도 대출 규제
무주택·실수요자 직격탄 불가피
내집마련은커녕 주거안정도 위험

"본가·처가 들어가 살아야 할 판"…무주택자 대출패닉 서울 영등포구 63스퀘어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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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계부채에 주택담보대출, 전세자금 대출 중단 카드를 꺼내들며 시중의 돈줄을 죄면서 부동산 시장을 혼돈으로 몰아넣고 있다.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무주택 실수요자들의 주택구입 장벽을 낮추겠다며 대출 규제를 완화한 것과 180도 다른 정책 행보다. 가뜩이나 정책 실패로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상황에서 오락가락하는 정부의 갈지자 정책으로 피해는 무주택 서민이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실수요 대출 완화 한 달 만에 뒤집은 정부= 정부는 지난달 1일부터 서민·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 완화 조치를 가계부채 관리방안 시행에 맞춰 시행했다. 실수요자 LTV 우대 폭을 현행 10%포인트에서 최대 20%포인트로 확대하기로 한 것이다. 소득 기준도 부부합산 8000만원 이하에서 9000만원 이하(생애 최초 구입자는 9000만원 이하→1억원 이하)로 올렸다. 가격 기준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의 경우 6억원 이하에서 9억원 이하로, 조정대상지역은 5억원 이하에서 8억원 이하로 완화했다.


무주택 실수요자들은 그러나 최소한 올해 말까지 시중은행에서 대출 받기는 어려워졌다. 가계대출 증가율을 엄격하게 관리하라는 금융당국의 요구가 지속적이고 강력하게 이어지는 상황에서 은행들은 대출 창구를 사실상 닫아버린 탓이다.


전세자금대출·주택담보대출 등 가계 대출이 전격적으로 가로막히면서 시장 수요자들은 물론 전문가들조차 패닉(공황)에 빠졌다. 정부가 실수요자를 위한다면서 규제를 풀더니, 느닷없이 대출을 막으며 주택시장을 초토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연봉 다 모아도 감당 못할 전셋값 어디서= 문제는 대출 중단이라는 정부의 고강도 처방이 최악의 전세난 상황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 수준으로 오르며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7월 넷째 주(26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지난주(0.15%)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이는 새 임대차법 시행 직후인 지난해 8월 첫째 주(0.17%) 이후 약 1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6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르는 등 전세난이 극심한 상황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전세시장이 안정되어 있다면 괜찮은데, 지금처럼 전세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의 대출 규제는 실수요자에게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종합부동산세 여파가 지속되면서 조세를 전가하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향이 확산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전세 물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 교수는 "전세물량 감소는 전세가를 올리고, 전셋집 마련이 어려워진 실수요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매매수요로 이전된다"며 "그런데 대출마저 막히면 이들은 도저히 선택지가 없다"고 했다. 그는 "무주택자는 당분간 본가나 처가에 들어가서 살거나, 텐트를 사서 풍찬노숙해야 할 수도 있겠다"며 "정부 기조를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본가·처가 들어가 살아야 할 판"…무주택자 대출패닉


◇확산하는 주거 하향 이동 공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을 동시에 규제하면서 당장 무주택 서민들은 심각한 주거 불안에 노출될 위기에 처했다. 주택담보대출 중단이 확대될 경우 수도권 요지에서 분양이든 매매든 내집을 마련하려면 수억원의 돈을 자기 자본으로 충당해야 한다. 여유자금이 많지 않은 사회초년생에게는 언감생심이다. 결국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금수저’나 소수 현금 부자만 집을 살 수 있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최근 2년 사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할 여력이 없는 세입자들은 외곽으로 밀려나야 할 처지에 내몰렸다는 점이다.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해지면 현실적으로 급여 소득자가 수억 원씩 오른 보증금을 충당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주택담보대출은 서민들의 생계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되고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담대로 주택을 구매하는 수요도 있지만, 절반 가까이는 생계형 대출이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집을 담보로 집을 사는 게 아니고, 돈줄 끊긴 치킨집을 살리고 학자금을 충당하는 사람도 많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대출이 막힌 서민들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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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교수는 "주택수가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라 대출총량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 "총량이 늘어도 지금처럼 연체율이 변동이 없다면 건전한 대출로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연체율로 따지지 않고 단순히 대출총량으로 규제를 하는 것은 무주택자들을 사실상 길거리로 내모는 조치와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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