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패션브랜드 순항 중
챔피온 매출 100% 신장
"MZ세대에겐 신선한 매력"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 1990년대를 풍미했던 패션 브랜드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손짓에 화려하게 귀환했다. 대중의 기억 속에서 잊힌 브랜드가 다시 부활하는가 하면, 복고 트렌드를 반영한 제품이 활발하게 출시되고 있다. 새로운 것을 원하는 MZ세대가 복고를 넘어 과거의 콘텐츠를 직접 즐기고 주체적으로 소비하는 덕분이다.
죽은 브랜드 살려낸 LF·신세계인터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LF가 국내 공식 수입하는 챔피온의 7월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 신장했다. 챔피언의 로고가 크게 박힌 티셔츠가 올여름 시즌 인기 품목이다.
1919년 미국에서 탄생한 스포츠 브랜드인 챔피온은 스웨트 셔츠의 모태가 된 방한용 언더웨어를 개발하고 세탁 후 옷이 수축되는 문제를 해결하는 ‘리버스 위브’ 원단 짜임 방식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미국 대학생 및 운동선수들의 필수품이었던 챔피온은 1990년대 국내에서도 10~20대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인기가 시들해지며 조용히 사라졌다. 이후 챔피온은 힙합의 인기와 함께 스트리트 콘셉트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탈바꿈하면서 세계적으로 다시 주목받았다. 국내에서도 10~20대 사이에서 재조명되며 2019년부터 LF가 유통,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1990년대 바람막이 점퍼 등이 인기를 끌면서 ‘대학생 패션’으로 사랑받았던 노티카를 올해 리론칭했다. 노티카는 1992년 영창실업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된 후 2009년 중견 패션업체에서 재론칭하는 등 시장 확대를 노렸지만 잊혀 갔다. 2012년 최병오 패션그룹 형지 회장의 동생 최병국 회장이 운영하는 아마넥스가 아웃도어브랜드로 국내시장을 다시 노크했지만 다시 철수해야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노티카를 온라인 전용 캐주얼로 포지셔닝하고 무신사 등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시켰다. 노티카는 매출이 목표 대비 110%를 넘어서며 순항 중이다.
패션 스타트업도 옛 브랜드 주목
1990년대 청바지 대명사 리(LEE)도 패션 스타트업 배럴즈가 미국 VF코퍼레이션으로부터 국내 라이선스를 얻어 16년 만에 무신사를 통해 부활했다. 최근에는 서울 홍대에 플래그십 스토어도 열었다. 리는 1985년 쌍방울이 처음으로 소개한 뒤 2005년 계약 만료 이후 국내시장서 자취를 감췄다.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라이브방송에서 리 브랜드의 로고 티셔츠와 야구모자 등은 1시간 만에 1억5000만원어치가 팔렸다. 3만4000여명이 방송을 시청했고 시청 중 구매하는 비율인 구매전환율이 14%를 기록했다. 온라인 패션몰의 라이브 커머스 방송의 구매전환율은 평균 5~8%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2000년대 말굽 인기 프리미엄 데님 ‘트루릴리젼’도 올 하빈기 리론칭된다. 의류 도매업체 스타콜라보가 국내 라이선스를 확보해 이달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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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업체 관계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과거 행복했던 일상으로 다시금 돌아가고 싶은 소비자 심리가 반영된 데다가 MZ세대에게 직접 경험해 보지 못했던 1990~2000년대 패션이 오히려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옴에 따라 이들 사이에서 복고 패션의 인기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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