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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영의 도시순례]탄소중립과 도시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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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위원회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공개
건축물 부문 배출량 2018년 대비 90%가량 줄여야
기존 건축물 개조·보수론 한계...도시 재구성·건축물 재건축 필요
주택 가격 비싸지고 저소득층 외곽 이동 초래...부작용에도 변화해야

[최준영의 도시순례]탄소중립과 도시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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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이 되면 종종 텔레비전을 통해 우리나라와 유럽의 난방 모습을 비교하곤 한다. 우리나라 주택의 실내는 높은 온도와 반소매 차림인데 비해 유럽의 주택들은 낮은 온도와 스웨터 등 옷을 껴입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의 에너지 과소비를 근엄한 목소리로 비판하면서 유럽의 근검절약 태도를 배우자고 강조하는 장면은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유럽에서는 근검절약을 위해 주택의 온도를 낮추는 것일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래전에 건축된 유럽의 주택들은 단열이 제대로 되지 않기 때문에 비용을 들여 난방을 해도 온도가 잘 올라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괜히 비용을 들이는 것 보다는 옷을 껴입는 것이 저렴하고 효율적이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아파트는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단열규정에 따른 창호 및 벽체 등이 적용되고 있어 저렴한 비용으로도 반소매 차림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의 비교는 직관적으로 다가오지만 그 속에는 복잡한 메카니즘과 배경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지난 8월 5일 탄소중립위원회는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초안’을 공개하였다.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만들기 위한 첫 단계가 시작된 것이다. 시나리오 초안에 대한 관심은 대부분 전력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한 ‘전환’부문과 산업부문에 집중되었다. 반면 수송, 건물, 농축수산과 관련한 부문의 감축목표는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도시와 건축물은 온실가스 배출에 있어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는 대부분 냉·난방을 비롯한 건축물의 운영 및 유지과정에서 사용되는 전력, 가스 및 석유 등에서 비롯된다. 지구면적의 3%인 도시에서 전체 이산화탄소의 75%가 배출되는 것은 도시의 건축물 밀도가 높기 때문이다.


시나리오에 따르면 2050년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 건축물 부문은 2018년 배출량인 5천2백10만톤 대비 86.5~88%를 감축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하였다. 재생에너지, 지역난방 등을 활용하고 그린 리모델링 확대, 개인간 잉여전력 거래제 도입 등을 통해 건물 에너지 효율을 높이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실제로 기존 건축물에 대한 그린 리모델링의 경우 전력사용량이 단위면적당 12.8kWh에서 5.5kWh로 감소함으로서 온실가스 감축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건축물을 대상으,로 90%에 육박하는 수준의 감축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기존 건축물의 개조나 보수 등으로는 한계가 있다. 과거에 만들어진 건축물들은 구조·안전 등의 이유로 개조가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또한 우리의 경우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건축물 단열과 에너지 효율이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개조를 통한 감축여력은 기대만큼 높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건축물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곤란하다.


탄소중립은 화석연료의 감축과 더불어 더 많은 전력의 사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화석연료를 사용하던 난방, 취사 등을 전력으로 바꾸면 탄소배출량은 급격히 감소할 수 있다. 또한 자동차 역시 전기자동차로 전환하면 탄소배출량은 감소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이에 필요한 전력을 감당할 체계가 마련되어야 하지만 상당수 건축물들은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폭염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하는 정전사태의 경우 과거에 비해 증가한 전력수요를 단지 내 변압기가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것이다. 전기는 언제나 바로 이용할 수 있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그것을 이용하기 위한 기반시설들은 오래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에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결국 건축물, 그리고 도시에서의 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전면적인 도시의 재구성과 개별 건축물에 대한 재건축을 수행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및 단열 효율에 미치지 못하는 건축물을 선별하고, 재건축하는 작업을 지금부터 시작해 향후 30년 동안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건축물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감당하는 자체적인 재생에너지 생산과 더불어 더 높은 에너지 효율과 더 많은 전력 사용을 전제로 외부로부터의 에너지 의존을 최소화하는 제로하우스 형태의 건축물로 변화시키는 과정은 발전, 산업 등의 탈탄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업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고용의 기회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여러 가지 문제를 초래한다. 새로 지어지는 건축물들은 더 엄격해진 규제와 기준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비싸질 수 밖에 없다. 비싸진 건축물과 주거는 저소득층으로 하여금 외곽으로 이동하게 만들면서 주거환경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으며, 불안한 상태인 주택시장을 지속적으로 자극하여 버블을 형성할 수도 있다. 이러한 도시의 변화는 인구이동과 유입을 초래하면서 다시한번 대도시의 확장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몇 채의 주택과 건축물을 제로하우스로 개조하거나 신축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거대한 변화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의 생존과 미래가 달린 탄소중립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부작용을 감내하고 빠르게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 아파트 단지 하나의 재건축에 20년이 소요되는 현재의 방식으로는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 단기적인 부동산 문제에 집착해서는 더 큰 목표와 과제를 달성할 수 없다. 인류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면 그에 걸맞는 특단의 조치와 과감한 시행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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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율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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