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혜원, 이승진 기자] 코로나19가 1년 이상 장기화하면서 올해 상반기 골목상권 자영업자 10곳 중 8곳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목상권이 막다른 골목에 내몰린 가운데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 2주 동안 외식업에서만 최소 8500억원 이상 매출이 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이 시장조사 전문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골목상권 자영업자(521명 응답)를 대상으로 ‘2021년 상반기 골목상권 현황 및 하반기 전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의 78.5%는 올해 상반기 매출이 줄었고 금액 기준으로 평균 21.8% 감소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 매출액 감소 폭을 보면 옷가게·화장품·꽃가게(25.8%), 식당·카페 등 음식점(25.2%), 노래방·세탁소 등 기타 업종(24.9%), 미용실·피부관리(24.5%), 슈퍼마켓·편의점·정육점 등 식료 소매점 순이었다. 매출액 감소 이유로는 코로나19 지속으로 골목상권 경기 악화(58.2%)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자영업자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영업비용은 임차료(41.7%)였다. 이어 인건비(31.5%), 원재료비(12.7%), 세금(10.6%), 전기·수도 등 공공요금(2.7%) 순이었다. 그중에서도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임차료(50.4%)를,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인건비(43.4%)를 가장 큰 부담으로 꼽았다.
실제적인 수익성 지표인 순이익 기준으로도 올해 상반기 골목상권 자영업자의 73.5%가 전년 대비 순이익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금액 기준으로는 평균 17.7% 감소했다. 순이익 감소의 원인으로는 매출 감소(56.6%), 원재료비 상승(13.6%), 인건비 상승(13.0%), 공과금 상승(7.2%), 임차료 상승(6.7%) 등이 지목됐다.
이날부터 2주간 시행되는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는 골목상권 경기에 직격탄이다. 서울연구원이 신한카드의 점포 매출액을 토대로 시기별 변화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코로나19 2차 대유행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8월24일부터 9월13일까지의 매출액 타격이 가장 컸다. 당시 한 주 평균 전년 동기 대비 4233억원의 매출이 줄었다. 2주 동안에만 8466억원의 매출을 허공에 날린 셈이다. 업종별로는 한식이 가장 크게 감소했다. 기타 요식업과 양식 등이 뒤를 이어 외식업 전반이 코로나19 영향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에서는 오후 6시 이후 2명만 사적 모임을 갖도록 하는 등 앞선 2.5단계보다 인원 제한이 엄격해져 더 많은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서울에서 돼지고기 구이 전문점을 운영하는 30대 윤모 씨는 "고깃집은 저녁 매출이 대부분인 데다 3~4명의 손님이 상당수여서 앞으로 2주간 저녁 매출은 사실상 없다고 본다"며 "인근의 다른 가게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서울연구원 관계자는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2.5단계 격상과 동시에 유동인구가 1만3000명 감소했다"라며 "현행 4단계가 지난해보다 제한 조치가 확대된 만큼 더 큰 손실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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