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검찰, 정치권, 언론 등에 전방위 금품 로비를 벌인 수산업자 김모(43·수감 중)씨로부터 지난해 포르쉐 차량을 제공받은 사실이 알려진 박영수 국정농단의혹사건 특별검사가 7일 사표를 제출했다.
박 특검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입장문을 통해 "저 박영수는 더 이상 특별검사 직무를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오늘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먼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처신으로 논란을 야기한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다시 한 번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해 사과했다.
박 특검은 "논란이 된 인물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이모 부장검사에게 소개해준 부분 등에 대해서는 도의적인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그 외 사실과 다른 보도내용에 대해서는 차후 해명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어 "다만, 이런 상황에서 특별검사로서 그 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하여 퇴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특별검사 추천으로 임명된 특별검사보 2명 모두 오늘자로 사의를 표명했다"며 "특별검사 조직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는 점, 특별검사 궐위 시 특별검사보가 재판 등 소송행위를 독자적으로 할 수 없다는 점 등을 감안한 조치"라고 했다.
이어 "향후 후임으로 임명될 특별검사가 남은 국정농단 재판을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인수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박 특검은 "저희 특별검사팀은 수많은 난관에도 불구하고 지난 4년 7개월간 혼신을 다하여 국정농단 의혹사건의 실체가 규명되도록 노력했다"며 "그러나 이와 같은 일로 중도 퇴직을 하게 되어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고, 죄송하다는 말씀으로 사직의 변을 갈음하고자 한다"는 말로 사직의 변을 마무리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특검에 임명된 박 특검은 박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 등 주요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긴 이후에도 공소유지를 맡아왔다.
김씨로부터 포르쉐 차량을 제공받았다는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그는 지난 5일 입장문을 통해 "약 3년 전, 전직 언론인 송모씨를 통해 김모씨를 처음 만났고, 당시 포항에서 수산업을 하는 청년 사업가로 소개 받았다"며 "그 후 2~3회 만나 식사를 한 적이 있고, 가끔 의례적인 안부 전화를 한 적은 있으나 김씨의 사업에 관여하거나 행사 등에 참여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특히 박 특검은 당시 차량 제공 의혹과 관련 "보도 내용 중 포르쉐 차량을 무상으로 제공받았다는 점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저는 연식이 10년 이상 된 차 1대를 보유하고 있고, 이 차를 주로 제 처가 운전하고 있다. 제 처를 위해 인생의 마지막이 될 수 있는 차를 구입해주기 위해 여러 차종을 검토하던 중 김씨가 이모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운영하는 렌트카 회사 차량의 시승을 권유했고, 그 회사가 지방에 있는 관계로 며칠간 렌트를 했다"며 "그 이틀 후 차량은 반납했고, 렌트비 250만원은 이 변호사를 통해 김씨에게 전달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자신이 김씨에게 이 부장검사를 소개시켜 준 사실과 명절에 3~4차례 대게와 과메기를 선물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지금 뜨는 뉴스
하지만 박 특검의 해명과 달리 렌트비 250만원이 전달된 시기가 차량을 제공받은 직후가 아니라 3개월이 지나 김씨에 대한 수사가 시작된 이후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