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가계대출 관리 나서자, 은행 마통 중점적으로 줄여
6월 개설 건수 5만2812건…하반기엔 더 강한 규제 예고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지난달 은행 마이너스통장 신규 개설이 연초 대비 반토막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실수요 자금보다는 주식·부동산 투자용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은 마통을 중점적으로 조인 탓이다. 이미 마통 최고한도를 절반으로 축소하고 금리를 인상한 은행들은 하반기에도 더욱 강하게 묶을 예정이어서 마통 받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6월 마통 개설 건수는 5만2812건으로 지난 1월(11만3363건) 대비 53.4% 급감했다. 전월(6만2571건)대비로도 15.5% 줄었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마통 개설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전월 대비 국민은행은 21.9% 줄었고,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16.5%, 6.3% 축소됐다.
이 같은 추이는 금융당국이 마통 대출 관리에 주력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은 올해 초 은행들에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대에 맞추라고 주문했다. 내년에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인 4%대로 낮출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폭을 월 2조원 안팎으로 정해놓고 은행권 전체에 대한 신용대출 총량 관리에 주력하고 있다"며 "마통의 경우 실수요 자금보다는 주식·부동산 투자용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커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수장들도 연이어 가계대출에 대한 관리를 주문하고 나섰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은행장들과 만나 "불유불급한 가계대출 취급을 최소화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근익 금융감독원장 직무대행도 이튿날인 2일 금융기관 영업 현장을 방문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급증했던 가계대출이 안정화돼 향후 금융 상황 변화에 대비할 수 있도록 빈틈없이 관리해달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증가율 조절 수단으로 효과적인 마통을 중심으로 한도 축소 및 금리 인상 등에 적극 나섰다.
신한은행은 지난 5월부터 3000만원 초과 한도의 마통을 연장할 때 만기 3개월 전 사용률이 10% 미만이라면 최대 20% 한도를 줄이고 있다. 2월엔 쏠 편한 직장인 신용대출과 공무원 신용대출의 마통 최고 한도를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낮췄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도 40%를 초과하면 본부 심사를 받도록 했다.
우리은행도 우리 주거래 직장인대출 등 주요 신용대출의 마통 최고한도를 5000만원으로 축소했다. 4월부턴 2000만원 초과 마통 중 10% 미만만 사용했다면 연장·재약정 시 한도의 10%를 줄이고 있다. 한도의 5% 미만을 사용했을 경우엔 20%를 감액한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하반기 2000만원 초과 마통에 대해 만기 전 3개월 평균 대출한도 소진율이 10% 이하면 한도를 20% 축소했으며 하나은행은 비대면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에 한해 마통 한도 사용 실적이 낮을 경우 한도를 최대 50% 감액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고객에게 공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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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 따라 올해 내내 마통을 비롯한 신용대출은 받기가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향후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추가 방안들을 지속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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