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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우의 경제읽기]인플레에 과민 반응하는 시장…Fed도 금리인상·물가상승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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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금·고용개선으로 美가계 가처분소득 늘어나 인플레 심리 기승
고용회복·원자재값 상승 등이 인플레 요인 되지 않을수도
Fed 금리인상 언급에 한은도 빠르면 3분기에 올릴수도

[이종우의 경제읽기]인플레에 과민 반응하는 시장…Fed도 금리인상·물가상승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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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세계 경제의 가장 큰 위험요인은 인플레이션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물가가 안정될 거라 얘기하고, 소비자물가가 크게 상승해도 금리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 시장이 Fed 생각에 찬성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불안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인플레 심리가 기승을 부리는 건 소비 때문이다. 정부 지원금과 고용 개선으로 미국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늘었다. 임금은 작년 2분기에 크게 떨어진 후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정부 지원 덕분에 실제 소비에 쓸 수 있는 돈은 더 많아졌다. 그 영향으로 1월에 미국의 소비지출이 코로나 직전 수준을 회복하더니 5월에는 작년보다 16%나 많아졌다. 소비 증가에 맞춰 생산을 늘릴 수 있으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을 텐데 사정이 여의치 않다. 공급병목현상 때문에 필요한 만큼을 확보하지 못해 소비 증가가 제품 가격 상승으로 연결되는 상황이다.


소비 여력이 커진 게 사실이지만 그만큼 물가가 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정부가 지원해준 돈의 상당부분이 실제 소비에 사용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작년 상반기에 미국 정부가 1차 지원금을 지급했을 때 해당 금액의 74%가 소비에 사용됐었다. 하반기 2차 지원 때에는 그 비율이 22%로 줄더니 올해 지급된 3차 지원금은 19%만 소비에 쓰였다. 대신 2, 3차 지원금 중 절반 가까이가 빚을 갚는데 사용됐고 나머지는 저축으로 들어갔다. 실제 소비에 들어가는 돈이 줄면서 인플레가 발생할 가능성도 약해진 것이다. 자금 사용 패턴이 굳어져 앞으로도 현재의 지원금 사용 행태가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저축해 놓은 돈은 시간을 두고 사용되므로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줄어든다. 하반기에 소비가 예상만큼 늘어나지 않는 건 경기에 부정적이지만 물가에는 괜찮은 결과가 될 것이다.

[이종우의 경제읽기]인플레에 과민 반응하는 시장…Fed도 금리인상·물가상승 공식화

고용도 인플레에 상반된 영향을 줄 것이다. 얼마 전까지는 고용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됐었다. 과거 미국의 실업률과 임금 사이 관계를 보면, 실업률이 5.5% 밑으로 내려간 다음부터 임금 상승률이 높아져 임금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5월에 실업률이 5.8%까지 떨어졌으니까 이제 임금이 오르는 한계선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여기에 집단면역으로 서비스 관련 고용이 늘어나는 영향까지 감안하면 하반기에 인플레가 더 심해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에는 고용 증가가 인플레를 가져오는 요인이었지만 이번에는 둘이 분리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은 감안해야 한다. 코로나 발생 이전 150만명이었던 미국의 영구 실업자수가 지금은 370만명으로 늘었다. 그만큼 유휴인력이 많은 것이다. 업종별로는 숙박과 여가, 교육 같이 대면 활동과 직결된 부문의 고용 회복이 특히 더디다. 작년 1월과 비교해 저임금 집단의 고용이 23.6%줄어든 반면 높은 임금을 받는 집단의 고용은 오히려 5.2% 늘었다. 지금까지는 미국 정부가 보조를 해줬기 때문에 저임금 집단이 일자리를 찾을 이유가 없지만 9월에 보조금 지급이 마무리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저임금 집단은 소비성향이 높은 반면 보유 현금이 많지 않아 오래 쉬지 못한다. 일자리 복귀가 빨라지면 인력 부족으로 임금이 올라가는 일이 미뤄지게 된다. 서비스 인력도 사정이 비슷하다. 여행, 레저, 호텔이 1년 넘게 불황을 겪었기 때문에 해당 기업들이 임금을 올려줄 형편이 못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고용 회복이 인플레를 촉발하는 요인이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할 부분이 원자재 가격이다. 브랜트에 이어 서부텍사스중질유(WTI) 가격까지 배럴당 70달러를 넘었다. 구리 등 천연자원은 물론 옥수수, 밀 같은 농산물 가격까지 연초 대비 50% 넘게 상승했다. 유가가 70달러를 넘자 올해 내에 100달러를 넘을 거란 전망이 나왔지만 가능성이 희박하다. 가격이 오르면 원자재 공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 미국에서는 800개 업체가 세일오일을 생산하고 있었다. 질병 발생과 유가 하락으로 숫자가 급감해 한때 300개까지 줄었다가 지금은 400개 정도로 늘었다. 그래도 코로나19 이전의 절반 정도밖에 안 되는데 최근 유가가 급등한 걸 감안하면 생산업체가 계속 늘어날 것이다. 다른 원자재도 사정이 비슷하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남미의 구리 생산이 백신접종으로 질병의 위험이 줄면서 다시 재개되고 있다.


2분기에 인플레 기저효과가 최고를 지났기 때문에 그 영향만으로도 하반기 물가는 상반기보다 낮아질 것이다.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소비가 온라인화되는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 이 또한 물가 상승을 막는 역할을 한다. 이런 다양한 요인을 감안할 때 시장이 인플레에 대해 너무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 그래도 앞으로 1~2년은 예년보다 높은 물가 상승률을 피할 수 없다. 코로나19를 겪는 과정에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인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종우의 경제읽기]인플레에 과민 반응하는 시장…Fed도 금리인상·물가상승 공식화

이런 판단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Fed가 2023년까지 금리를 올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바꿔 두 번 정도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얘기했다.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3.4%로 발표해 3%대 물가상승도 공식화했다. 물가 상승이 일시적이어서 하반기가 되면 사정이 나아질 거란 판단에서 한 보 물러나 시장과 의견을 맞춘 것이다. 앞으로 금리를 몇 번 올릴지 그리고 언제 올릴지는 물가에 따라 달라진다. 하반기에 물가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Fed는 금리를 건드리지 않는다는 방침을 밀고 나가겠지만 물가가 크게 오르면 내년에라도 금리 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다. Fed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한 이상 금리에 관해 기존에 짜놓았던 그림은 의미가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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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d가 금리 인상을 언급해 한국은행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다. 5월에 처음 인상 가능성을 언급했을 때만 해도 우리만 단독으로 금리를 올리는 부담이 있었지만 지금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빠르면 3분기, 늦어도 연말에는 한국은행이 금리 인상을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가가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는 요인이지만 부동산 가격도 고려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이 부동산 가격을 잡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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