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글로벌 수요 폭증에 생산·수급 차질 지속
전량 중국생산에 현지 업체 의존도 높아져
최근 선박 부족과 해상 운임 급등으로 전량 중국에서 생산되는 국내 자전거 업체의 수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다. 사진은 중국 텐진 자전거공단 내 한 공장의 제조라인에서 자전거를 생산하는 모습.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최근 선박 부족과 해상 운임 급등으로 전량 중국에서 생산되는 국내 자전거 업체의 수급난이 장기화되고 있다. 자전거 업계에 따르면 중국 텐진 자전거 공단에 자체 공장을 보유한 알톤스포츠는 최근 생산 물량이 예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또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미국, 유럽의 자전거 수요 급증 등으로 중국에서 생산되는 자전거 물량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현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를 중심으로 자전거 수급난이 심화되고 있다. 국내 자전거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일찌감치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옮겨 현재 국내에서 유통되는 전량을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국 상황에 따라 국내 기업의 자전거 물량 확보와 수급이 결정되면서 종속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현지 OEM 업체에 제조를 맡긴 중소 자전거 기업의 사정은 더 열악하다. 중소 자전거 회사인 A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자전거 수요가 폭증하면서 중국 내 생산 물량이 미국, 유럽 등으로 다수 빠져나가고 있다"며 "현지 제조 업체들은 주문량을 맞추기 어렵다고 통보하는데다 가까스로 확보한 물량도 선박 부족으로 국내에 가져올 수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영향으로 온라인 쇼핑몰에서 자전거 인기 모델을 검색하면 대부분 품절로 확인된다. 오프라인 대리점에서도 제품 보유 문의에 "수개월을 기다려야 제품을 받아볼 수 있다"는 답변만 되돌아온다.
수요폭증에 따른 물량 확보도 문제지만 해상 운임 급등으로 국내 운송도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어렵게 물량을 소화하더라도 국내로 들여오는 데만 4배 가까이 오른 운임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 때문에 자전거 기업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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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자전거 시장 규모는 2020년 1700만대에서 연평균 42% 증가해 2025년 3350만대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수요 증가에 따른 시장 호황에 삼천리자전거는 지난해 매출 1208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8% 성장세를 보였고, 알톤스포츠 역시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해 관리종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모처럼 돌아온 호황에도 수급 문제가 발목을 잡으면서 자전거 업체들의 시름은 깊어진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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