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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송합니다"…좁아지는 문과생 취업문, '문사철'은 오늘도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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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 앞둔 시중은행, 이공계 채용 늘려
유통 마케팅 등 IT·개발직 우선…문과생 '찬밥 신세'
"아무도 순수 문과 안 받아준다" 문과 출신 취준생 토로

"문송합니다"…좁아지는 문과생 취업문, '문사철'은 오늘도 '한숨' [이미지출처=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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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취업준비생인 신모(26) 씨는 이번 시중은행 채용 공고를 보고 고민에 잠겼다. 그동안 '문과생의 마지막 취업문'으로 여겨져 왔던 은행 신규채용이 전부 IT·데이터 부문이었기 때문이다. 프로그래밍과 인연이 없는 순수 문과생인 신 씨가 지원할 수 있는 부문은 경력직뿐이었고, 그마저도 공인회계사나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해야만 했다. 신 씨는 "문과생의 취업문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는 말이 실감된다. 아무도 순수 문과생은 받아주려 하지 않는다"며 "이제 와서 다시 전공을 택할 수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기존 제조업 기업뿐 아니라 은행, 유통업, 광고업계 등에서도 이공계 열풍이 불면서 문과생들의 취업 기회가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사회 전반의 비대면화·디지털화가 중요해지면서, IT와 연관된 기술을 가진 인력이 각광받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과거 유행한 '문송합니다(문과생+죄송합니다)'라는 말이 현실이 됐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나온다.


KB국민은행은 올해 상반기에 신입 및 경력직 200여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채용부문은 IT·데이터·경영관리(경영기획/경영지원) 전문가·장애인·보훈 등 5개 부문으로, 경력직인 경영관리, 특별채용인 장애인·보훈을 제외하면 신입 채용은 신입 채용은 사실상 IT와 데이터 부문 뿐이다.


"문송합니다"…좁아지는 문과생 취업문, '문사철'은 오늘도 '한숨' 국내 시중은행들의 은행 어플리케이션(앱) 개발 등 디지털 전환이 빨라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다른 시중은행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IT디지털 인력 채용을 전년대비 두배 이상 늘리기로 했으며, 신한은행 또한 디지털ICT 분야에 한정해 채용을 진행했다.


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인기를 얻고 있는 가운데, 시중은행도 디지털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신규채용도 일반직이 아닌 은행 어플리케이션(앱) 구축, 데이터 관리 등 기술을 가진 IT 인재에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과 출신 취업준비생이 상대적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은 은행권뿐만이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비대면 및 디지털화 추세가 강조되면서, 유통업·마케팅 등 대다수 서비스업에서 이공계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문과생이 취업시장에서 부진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 2019년 발간한 '월간 노동리뷰,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 실태' 보고서를 보면, 대학에서 인문계열을 전공한 취준생의 취업률은 56.0%로 전체 계열 중 가장 낮았다. 월 평균 초임 또한 220만원으로 전체 평균인 250만원보다 현저히 적었다.


"문송합니다"…좁아지는 문과생 취업문, '문사철'은 오늘도 '한숨' 한 남성이 독서실에서 취업 준비에 열중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산업 분야에서 IT 기술이 훨씬 강조되다 보니, 이른바 '문사철'(문학·사학·철학)의 입지는 더욱 좁혀지고 있다.


문과 출신 취준생들은 당장 어떻게 취업 준비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올해 졸업한다는 대학생 A(26) 씨는 "슬슬 취업 준비를 해야 하는데 주변에서 문과는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다는 말이 많아 겁부터 난다"라며 "그냥 사기업 취직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을 공부해야 할지, 아니면 코딩 학원이라도 다녀야 하는 건지 불안감이 든다"고 불안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다른 20대 취준생 B 씨는 "명문대를 졸업해도 문과생이면 취업이 안 돼 일찌감치 공무원 시험 준비나 한다는 말을 듣곤 한다. 저는 명문대를 나오지도 않았고 성적도 그저 그래서 취업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불안감이 든다"며 "지금이라도 이과로 전향해야 하는 건지 후회까지 들고 있다. '문송합니다'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라고 말했다.


"문송합니다"…좁아지는 문과생 취업문, '문사철'은 오늘도 '한숨' 서울시 중구 한 거리에서 직장인들이 우산을 쓴 채 출근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원활한 취업 준비를 위해 속성 프로그래밍 강의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대학생 C(24) 씨는 "수업과는 별개로 단기 코딩 학원을 다니고 있다"며 "요즘 문과생은 아예 복수전공을 하거나, 기초적인 코딩 강의라도 받는 게 필수적이다. 졸업장만으로는 취업 문턱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문·이과 구분이 넘어, 인문계 교육과 IT 교육을 함께 함양한 융합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 인터뷰에서 "인문계 대학이 위기라고 하지만, 사실 최근에는 이공계 학과도 응용학과로 바뀌고 있는 추세"라며 "문·이과 구분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IT 기술과 인문학적 지식이 모두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마련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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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최근 소프트웨어가 주목받고 있지만, 사실 소프트웨어도 알고 보면 콘텐츠가 중요한 사업이다. IT 사업에서도 콘텐츠가 중요해지다 보니, 오히려 문과 교육이 강조되기도 한다"며 "인문계 학생들에게 IT 기술을 가르치듯 공대생에게 문화 교육을 하는 등 협업 과정을 구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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