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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팰리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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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포럼]팰리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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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자동차 회사의 차종이 떠오르는 이 단어를 처음 본 것은 외국의 선사시대 유적지 입구에서였다.


사전을 찾아보면 보면 그냥 "울타리"라고 돼 있어서 단독주택의 울타리 혹은 화단의 하얀 페인트 칠해 놓은 작은 울타리 쯤으로 오해하기 쉬우나 그렇게 이쁘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아니다.


펠리세이드란 적으로부터 마을을 지키는 방어 수단으로, 높은 나무를 창처럼 뾰족하게 깎아 넘어오지 못하게 연결해서 박아놓은 원시 부족의 울타리 장벽이다. 어떤 나무는 윗쪽뿐만 아니라 눈 높이로 뾰족하게 세워져 있어서 섬뜩했었다.


인류는 다른 동물과 달리 혼자 출산하기가 어렵다. 직립보행 때문에 작아진 골반과 식습관의 변동으로 커져버린 뇌 때문에 아기가 나오는 산도보다 태아의 머리지름이 커 출산과정이 매우 힘들다. 좁은 산도에서 머리와 몸을 뒤틀어 나오는 과정 속에서 머리가 뒷쪽을 향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영장류처럼 산모 혼자 출산하다보면 태아의 목을 부러뜨릴 수도 있다.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한 것이다. 사회적 출산이라 불리는 우리의 위험한 출산 과정이 오히려 오늘의 성공적인 인류를 만든 원동력이란 주장도 있다.(캐런 로젠버그)


팰리세이드가 우리는 필요했고 모여 살면서 지혜가 전승되고 집단으로 적을 제압하면서 우리는 성공했다.


시간은 흘러흘러 성공한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장벽을 만들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 내 울타리 때문에 택배차량뿐만 아니라 향후 외지인의 출입이 거부될 듯하다. 우리 아파트 단지에 외부인이 들어오는 것이 싫어서, 안전하고 편한 주거지를 만들고 싶어서…. 아파트 단지마다 장벽을 쌓으면 생각처럼 안전해 질 것인가?


시리아의 건축가 마르와의 강연이 떠오른다. 시리아는 역사적으로 다양한 종교 출신 문화 음식을 받아들이는 평화로운 곳이었다. 이슬람교 사원과 그리스도의 교회가 번잡한 시장과 공공장소에 맞닿아 있고 그 비율과 크기는 인간미와 조화로움을 고려해서 결정되는 등 소통하며 사는 곳이었다. 우물가에서 종교가 다른 여인들이 남편 흉을 보며 웃고, 시장에서 사람들이 흥정하고, 놀이터에서 계층이 다른 아이들이 어울리며 살고 있었다. 그런데 프랑스 식민지로 근대화를 겪으면서 콘크리트 장벽안에 계급, 신앙, 재력으로 분열시켰다. 그 결과는 참혹하다. 소통이 줄어들자 종교 계급 이해관계를 따져 내전이 일어나 모든 도시가 파괴됐다.


우리의 아파트개발 역사를 보면 국가가 만들었어야 할 어린이 놀이터 같은 시설부터 분양의 미끼가 된다. 아파트를 분양받으면 놀이터, 노인정, 운동시설 등 여러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고 했다. 이제는 아파트 단지 내의 물길 산책로, 수영장 등 비롯한 여러 고급 편의 시설을 지어 놓으니 사생활을 보호 받고 싶어한다. 그래서 택배차량뿐만 아니라 외지인의 보행조차도 꺼려하는 것이다. 그러는 이유는 알겠지만 아파트 단지마다 장벽을 쌓아 '단절된 섬'을 만들면 과연 편안해질 것인가?


선진국에는 아파트는 많지만 폐쇄적인 단지는 없다. 그들의 아파트는 작게 건설돼 주변 환경과 끊임없이 교류한다. 같은 공간에서 우리들은 부처의 고행과 예수의 사랑을 이야기하며 어울려 생각을 나누고 살아야 한다. 인류가 성공한 이유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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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연 미래에셋증권 갤러리아WM 상무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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