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소영 기자] 지난달 발생한 ‘분당 택시기사 흉기 살인사건’의 피의자인 20대 남성이 구속기소 됐다. 이 남성은 채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된 여성을 살해하고 성적 욕망을 채우려다 실패로 돌아가자 홧김에 택시기사를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살인예비 및 살인 혐의로 A(22)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또 범행의 동기 경위, 수법,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해 전자장치부착명령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대학 휴학생인 A씨는 지난달 14일 오후 9시45분께 경기 성남시 분당구 미금역 인근 도로를 달리던 택시 뒷좌석에서 갑자기 흉기를 꺼내 60대 택시기사 B씨의 목과 가슴, 옆구리 등을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채팅 어플을 통해 알게 된 여성 C씨를 조건 만남을 빙자해 만나 살해하기 위해 흉기를 구입한 채 택시를 탔다가 C씨가 자신을 경계하고 있다고 판단해 범행을 포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신의 범행계획이 무산돼 화가 난 A씨는 자신이 타고 있던 택시를 몰던 B씨에게 분풀이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B씨가 흉기에 찔리면서 택시는 근처 가로수를 들이받고 멈춰서자 달아나려던 A씨는 현장에 도착한 견인차 기사에 의해 도주를 제지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A씨는 시민 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그는 2015년부터 정신질환으로 통원 치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씨가 C씨를 만나 살해한 후 사체를 대상으로 성적 욕망을 채우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A씨에 대해 살인예비 혐의도 추가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앞서 지난달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분당 택시기사 흉기살해 범인에 대한 신상공개 및 엄벌(사형)을 간곡히 청원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분당 택시기사 흉기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아버지와 갑작스럽고 황망한 이별을 한 후,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돌아와 마음을 추스르고 글을 쓴다"며 "일 나가시기 전 아버지의 흔적들이 이렇게 다 남아 있는데 왜 집에 돌아오지 못하셨는지 너무나도 비통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어 "많은 것을 원하지 않지만, 이 범인이 '정신병력'을 프리패스처럼 소유하며 다시는 이 도시를 자유로이 활보하지 못하도록, 그리고 또 다른 피해자가 없도록,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고, 검찰에서는 사형을 구형하고 재판부에서는 사형을 선고 내려달라"고 호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피해자 유족의 주소지 피해자지원센터에 지원을 의뢰하고, 구조금 등 지급절차 등을 상세히 안내했다"며 "향후 재판절차에서 피해자 진술권이 충실히 보장되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김소영 기자 sozero81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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