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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정상회담 다가오는데…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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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담 일정 맞춰 답변 구체화 부담 커져
글로벌 경쟁 압도할 M&A·투자 계획 절실
총수 부재 삼성, 중대 결단 지연

[아시아경제 우수연 기자]올해 1분기 글로벌 반도체 매출 규모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반도체 업황의 ‘슈퍼사이클’이 본격화했지만 총수 부재로 투자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고(故)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받으면서 경영권 승계를 공식화했지만 사법 리스크에 발이 묶여 과감하고 신속한 투자 결정에 애로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에 맞춰 발 빠르게 움직인 인텔, TSMC와 달리 지금까지 투자 계획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라 이번 한미 정상회담 일정에 맞춰 답변을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3일 재계에서는 삼성이 오는 21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대규모 반도체 투자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과 반도체를 맞바꾸는 ‘백신 스와프’까지 거론되면서 지난달 백악관에서 열린 반도체 회의에 참석한 삼성전자의 국가적 차원에서 역할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韓美정상회담 다가오는데…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전략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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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도…‘좌고우면’ 韓 고립 위기=지난달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5G통신망과 반도체 공급망 재편, 인공지능(AI),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협력을 위해 45억달러를 공동 투자하는 데 합의했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차세대 이동통신과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을 비롯한 동맹국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지난달 12일(현지시간) 열린 미국 백악관 주재 반도체 회의도 표면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대란에 따른 문제 해결을 위한 자리였지만, 이면을 들춰보면 새로운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미국의 의도가 반영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견제를 위한 ‘반도체 공급망 재편’에 한국의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은 현재 한국·대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시설 쏠림현상을 우려하면서 미국 내 생산시설 투자 유치를 독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국 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주도권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투자 카드를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대만은 미·중 반도체 전쟁에서 유연하면서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함께 백악관 반도체 회의에 참석한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는 회의 직전 올해 설비 투자 계획을 기존 280억달러(약 31조원)에서 300억달러(33조원)로 상향 조정했으며, 회의 직후에는 미국의 제재 대상 블랙리스트에 오른 중국 파이티움의 신규 주문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비슷한 시기에 TSMC는 중국 난징 생산라인에 28억8700만달러(약 3조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하는 등 중국 내 반도체 수요도 놓치지 않겠다는 투트랙 전략을 내놨다.


韓美정상회담 다가오는데…삼성전자, 반도체 투자 전략 고심


◆삼성, 투자 지연 부담 커져… 결단 임박=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까지 업계를 압도할 만한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4분기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반도체 관련 대규모 인수합병(M&A)을 예고했으나 구체적인 투자 계획은 여전히 미정이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는 전년 동기 대비 41.7% 증가한 8조5000억원의 투자를 단행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는 수요 대응을 위해 국내 평택과 중국 시안 공장의 첨단 공정 증설과 전환에 투자가 집중됐고, 파운드리는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활용한 5㎚ 공정 등 첨단공정을 중심으로 투자가 집행됐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 계획 상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수감 이후 임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시지에서 "삼성은 가야 할 길을 계속 가야 한다"며 "투자와 고용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분에도 충실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2019년 4월 삼성전자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며 향후 10년간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133조원을 투자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업황이 슈퍼사이클의 초입에 들어서면서 경쟁자들은 이보다 훨씬 큰 금액을 단기간에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TSMC는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10조원)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올해 투자 계획인 300억달러(약 33조원)가 별도로 집행되는 점을 고려하면 앞으로 4년간 140조원이 넘는 투자를 단행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앞서 삼성이 발표했던 10년간 133조원의 시스템반도체 투자를 규모와 속도 면에서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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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은 "메모리뿐만 아니라 시스템반도체 분야도 투자가 필요한 부분에서 속도감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며 "다만 광범위한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 투자가 중요하며 반도체 인재 육성 및 타 산업과 융합의 시너지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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