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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패스 농지자격⑥]기성용도 농지 샀다는데…'가짜농부' 천태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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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경영계획서, 검증없이 사실상 100% 접수
고위 공직자·국회의원 등도 농지 보유 수두룩

[프리패스 농지자격⑥]기성용도 농지 샀다는데…'가짜농부' 천태만상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제기된 경기도 시흥시 과림동의 한 토지에 지난달 10일 묘목이 심어져 있다./시흥=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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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기성용(32·FC 서울)이 아버지인 기영옥 전 광주FC 단장과 함께 농지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게 되면서 한국사회에 만연한 '가짜농부' 논란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씨 부자는 2015∼2016년 광주 서구 금호동 일대 논·밭 등 농지가 포함된 토지 10여 개 필지를 수십억 원을 들여 매입했는데, 이 과정에서 허위로 농업경영계획서를 작성·제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24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경기도로부터 입수한 '최근 5년간 연도별 경기도 농지취득자격증명서 신청·발급건수'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 3월까지 경기도 48개 시·군의 농지취득자격증명 신청건수는 총 33만5008건이었으며, 이중 발급건수는 32만9215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98.27%로 사실상 100%에 가까운 발급률이다.


농지취득자격증명은 농지를 매수한 사람의 농업경영계획서 등 자격을 심사해 적격자에게만 농지 취득을 허용하는 제도다. 그러나 현실은 이처럼 누구나 신청만 하면 발급 받을 수 있는 사실상의 '프리패스' 자격증명이 돼 있는 상황이다.


기씨 부자가 농지매입에 성공한 것 역시 이러한 환경 하에서 가능했다. 농지 매입 당시 해외리그에서 뛰던 기성용이 경작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농업경영계획서를 제출하고 자신의 이름으로 무리없이 농지를 취득할 수 있었다.


'가짜농부'는 고위 공직사회와 국회 등에도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따르면 국회의원 4명 중 1명은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로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이 지난 2월 공개한 '21대 국회의원 300명의 농지 소유 현황' 자료를 보면 21대 국회의원 300명 중 76명(25.3%)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 소유한 농지 총면적은 약 39만9193㎡(약 12만968평)로 1인당 평균 5253㎡(약 1592평)다.


정부 고위공직자들 중에서도 농지 소유자가 적지 않다. 경실련이 지난해 10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 관할 정부고위공직자의 '정기재산변동사항공개 대상자' 1865명 중 자료수집이 가능한 1862명을 조사한 결과, 이 중 38.6%인 719명(3월 기준)이 농지를 소유하고 있었다. 이들이 소유한 전체 농지 면적은 311ha(약 94만2000평)에 달했다.


사동천 홍익대학교 법과대학 교수(한국농업법학회 회장)는 "1994년 농지법 제정 이후 사실상 누구나 농지를 취득할 수 있게 됐다"면서 "사후규제로 전환했다면 사후관리나 통제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 기능이 전혀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리패스 농지자격⑥]기성용도 농지 샀다는데…'가짜농부' 천태만상 <자료 :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실>


한편 기성용은 농지 투기 의혹과 관련해 불찰이 있었다고 사과하며 수사와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2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죄송하고 또 죄송하다.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키게 돼 정말 죄송하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고 제 무지에서 비롯한 명백한 제 잘못"이라고 밝혔다.


기성용은 "2016년 아버지께서 축구 꿈나무 양성을 위해 축구센터를 해보자고 제안하셨을 때 좋은 일이라 생각해서 동의했고, 한국에 계신 아버지께 모든 걸 일임했다"며 "저는 외국에서, 또 대표팀에서 어렵고 벅찬 시간을 보내기에 여념이 없어 아버지께서 이제껏 그러셨듯 잘 진행하실 거로 생각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땅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 될 거로 생각해 보지도 못했고, 농지가 있었는지, 농지가 문제가 되는지조차 몰랐다"며 "며칠 전 (수사 내용을 보도한 언론사) 기자님이 구단을 통해 연락해왔을 때야 농지가 있었고 문제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성용은 투기 목적으로 토지를 매입한 건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가 돈만 좇아 살려고 했다면 같은 해 중국에서 큰 액수의 오퍼가 왔을 때도 분명 흔들렸을 것이고 거절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돈이 주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가치 있는 삶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런 삶을 살려고 노력하고 발버둥 치는 제가 정말 땅이 불법인 것을 알았고 투기 목적으로 매입하려고 했다면 스스로 부끄러울 것이고 제 삶의 목적이 무너지는 거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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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기성용은 "앞으로는 더 철저히 스스로 모든 것을 검토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며 "수사에도 진실하게 잘 임하겠고 처벌도 달게 받겠다"고 강조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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