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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50년 독점 로봇용 감속기…국산화로 가격 30% 낮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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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비비테크, 2017년부터 감속기 양산…로봇 핵심부품
2005년부터 10년 넘게 기술개발…평균단가 낮춰
아직 매출 비중 20% 불과…정부 도움 대기업 판로 마련
로봇시장 연 32% 성장…"회사 주력생산 부품으로 클 것"

日 50년 독점 로봇용 감속기…국산화로 가격 30% 낮춰 에스비비테크가 국산화한 로봇용 정밀제어 감속기. [사진= 에스비비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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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정밀제어 감속기는 업계에서 ‘하모닉 드라이브’로 불린다.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즈(HDS)에서 사실상 독점하던 부품이라 고유명사처럼 굳어졌다. 비닐테이프가 ‘스카치테이프’로, 반창고가 ‘대일밴드’로 불리는 것과 비슷하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에 따르면 HDS의 시장 점유율은 70%를 넘는다. 동종업계 니덱 심포의 점유율까지 합치면 일본 업체는 시장의 85%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 부품은 로봇 관절부에서 모터가 회전하는 속도를 조절한다. 회전 속도를 낮추고 구동력을 높여 로봇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미세한 동작이 필요한 로봇의 핵심 부품이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로봇 생산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단가가 높다.


日 50년 독점 로봇용 감속기…국산화로 가격 30% 낮춰


10년 기술개발로 국산화…베어링 단가 50% 낮춰

기계·로봇 부품업체 에스비비테크는 2017년 정밀제어 감속기를 양산하기 시작했다. 2005년부터 10년 넘게 기술 개발에 투자한 성과다. 단가는 30% 가량 낮췄다.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는 “일본 부품업체들은 ‘갑 같은 을’이었다”면서 “일본이 50년 가까이 독점하던 시장이라 공급단가는 사실상 부르는 게 값이었다”고 설명했다.


에스비비테크는 로봇 부품의 해외 의존도를 줄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회사는 미국 업체가 독점하던 특수환경용 베어링도 국산화했다. 이 베어링은 반도체 공정용 로봇의 관절을 지지하고 회전의 정밀성을 유지하는 부품이다. 반도체용 로봇은 고온의 진공 상태에서 작동해 작은 부품 하나에도 고도의 내구성 등이 요구된다. 류 대표는 “반도체 공정은 극한의 작업환경”이라며 “베어링은 주로 웨이퍼(반도체 재료가 되는 얇은 원판) 공정에서 사용돼 파티클(이물질) 발생이 없어야 하고 진공 상태라 윤활유 사용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국산화를 통해 베어링 가격은 절반도 안 되는 수준으로 낮췄다. 직경 약 15cm의 미국산 베어링 하나는 200만원을 넘는다. 에스비비테크의 베어링은 100만원에 조금 못 미친다. 류 대표는 “기술 개발에 돈이 들어갈 뿐 사실 베어링의 생산 원가는 높지 않은 편”이라며 “미국 업체들이 독점적 지위로 가격 폭리를 취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회사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베어링을 공급한다. 반도체 공정용 로봇은 대부분 수입품이라 로봇을 들여올 때는 해외 부품이 들어가지만 수명이 짧다. 반도체 장비는 극한의 환경에서 작동해 1년에서 1년 반을 주기로 부품을 교체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은 부품 교체시기에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국산 부품을 찾는다. 해외 부품사들은 납품 기일을 정확히 맞춰주지 않는 경우가 잦지만 국산 부품은 공급이 원활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日 50년 독점 로봇용 감속기…국산화로 가격 30% 낮춰 에스비비테크가 개발 및 생산하는 베어링. [사진 = 에스비비테크]

아직 감속기 비중은 20%…정부서 판로 확보 지원

대기업에 공급하고 있는 베어링은 회사의 효자 상품이다. 반면 정밀제어 감속기의 매출 비중은 20%에 못 미친다. 판로 확보가 원인이다. 류 대표는 “중소기업은 부품 국산화에 성공해도 규모 있는 공급사를 찾기가 쉽지 않다”면서 “반도체사는 새 부품을 썼다가 잘못이 생기면 책임을 져야하니 검증된 외국산 부품을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실제 업계의 이런 분위기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에 일조한 중소 제조업체들의 고충이다.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최근 발간한 ‘2019년 로봇산업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로봇기업들은 판매 및 수출 분야에서 겪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판로 개척의 어려움’(31.4%)을 꼽았다.


다행히 정부의 도움으로 대기업 공급의 발판을 마련했다. 회사는 지난해 정부에서 로봇 부품사와 수요 대기업, 국책연구기관을 연계해주는 기술실증사업에 선정됐다. 독자적 기술력을 갖춘 중소 제조업체의 판로 확보를 지원하는 사업의 일환이다. 한국기술연구원에서 로봇 수십대를 대상으로 테스트를 거쳐 부품의 신뢰성을 입증하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류 대표는 “올해 기술실증은 로봇 수백대로 확대된다”면서 “새롭게 확보한 신뢰성으로 올 하반기부터 대기업 공급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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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대표는 감속기가 회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로봇 시장 전망에 따라 감속기의 성장성도 높다는 판단이다.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시장은 2025년까지 연평균 32%씩 성장한다. 시장 규모는 지난해 50조원 규모에서 5년 만에 200조원 규모로 증가한다. 감속기가 로봇 원가의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는 점을 감안하면 감속기 시장 역시 만만치 않은 규모로 커진다. 류 대표는 “감속기는 앞으로 회사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부품이 될 수 있다”면서 “지금까지의 투자는 씨를 뿌려온 셈”이라고 밝혔다.




이준형 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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