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
작년 공무원연금 국가보전금 2조원대, 군인연금도 5년 연속 재정 투입↑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2019년 단 4조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던 연금충당부채가 또다시 100조원대로 늘어 1000조원을 돌파했다. 정부가 임금상승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바꿨기 때문이다. 문제는 바닥을 드러낸 공무원·군인연금의 구멍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6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가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20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상 연금충당부채는 1044조7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100조5000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으로는 2013년 회계연도(159조4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컸다. 연금충당부채 평가 방식이 ABO(누적 급여채무)→PBO(예측 급여채무)로 바뀐 2013년 이후를 비교하면 사실상 역대 최대치다.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군인연금 수혜자에게 앞으로 지급해야 할 미래의 연금액을 현재 가치로 환산한 금액이다. 연금 액수는 임금 상승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도에 따라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최근 추이를 보면 2016년 752조6000억원, 2017년 845조8000억원, 2018년 939조9000억원, 2019년 944조2000억원으로 4년 동안 증가했다. 2019년에는 증가폭이 4조원에 그쳤는데, 장기재정전망이 5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재부는 물가상승률(2.1%→2.0%)과 임금인상률(5.3%→3.9%)를 현행화했다고 설명했다.
전년 대비 할인율 하락(2.99%→2.66%)으로 70조9000억원, 직전연도보다 1회계 연도만큼 퇴직일이 더 가까워진 데 따른 현재 가치 증가로 15조5000억원 등의 재무적 요인을 모두 상쇄시켰다. 이외에도 근무기간 증가(32조7000억원), 수급자 연금 지급 감소(-18조6000억원) 등의 요인도 작용했다.
정부는 미래에 부담을 계산하는 가상의 숫자라고 설명하지만, 공무원·군인연금은 이미 적자다.
인사혁신처와 국방부에 따르면 공무원·군인연금의 적자는 최근 늘어나는 추세다. 2016년 2조3000억원에 불과했던 공무원연금 국가 보전금은 지난해 2조5000억원으로 2000억원 늘었다. 군인연금도 최근 5년 연속 재정 투입 규모가 커지고 있다. 군인연금 국가 보전금은 ▲2016년·1조3665억원 ▲2017년·1조4523억원 ▲2018년·1조5100억원 ▲2019년·1조5740억원 ▲2020년·1조5779억원 등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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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공무원·군인연금의 재무건전성을 위해서는 연금 개혁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가 보전금을 통해 연금을 지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뜻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공무원·군인연금은 사실상 고갈 상태라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연금 수입 부족을 모두 재정으로 메워주는 것은 맞지 않다"며 "결국 더 걷던지, 덜 주던지 전체적인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세종 =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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