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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병대 상륙작전 투입 헬기 ‘국내 개발 VS 해외 도입’ 신경전 치열
지난해 국감서 이승도 해병대사령관 “헬기 다운 헬기” 답변에 술렁

말 많은 상륙공격헬기사업… 주요 쟁점은 벨사의 AH-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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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많은 상륙공격헬기사업… 주요 쟁점은 보잉사의 AH-64E


말 많은 상륙공격헬기사업… 주요 쟁점은 마린온 기반 상륙공격헬기


[월간항공 김재한 편집장]해병대가 추진 중인 상륙공격헬기 도입사업이 최근 갑론을박으로 뜨겁다. 상륙공격헬기사업은 오는 2026년부터 상륙공격헬기 24대를 도입하는 사업. 현재 도입방식을 놓고 상륙기동헬기인 마린온을 기반으로 국내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AH-64E 또는 AH-1Z 등 미국산 공격헬기로 도입할 것인지를 놓고 논쟁이 팽팽하다. 특히 올해 상반기 중 도입방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현재 국내 개발과 관련한 추가 사업분석까지 진행되고 있어 그 결과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병대 사령관의 소신 발언= 사실 상륙공격헬기사업은 앞서 진행된 선행연구결과에 따라 국내 개발을 기반으로 한 도입방안이 지난해까지 마련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국내 개발에 관한 논쟁이 계속 이어지면서 현재 도입방안 결정이 늦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해 10월 26일, 이승도 해병대사령관이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감사에서 한 발언은 국내 개발에 관한 논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이날 국민의힘 소속 한기호 의원이 이 사령관에게 어떤 형태의 상륙공격헬기를 목표로 하고 있는지 묻자 이 사령관은 “기본적으로 ROC(작전요구성능)에 명시가 다 돼 있지만, 우리는 공격헬기다운 헬기를 요구한 것”이라면서 “해병대는 마린온에 무장을 장착한 헬기가 아닌 기동성과 생존성이 우수한, 현재 운용 중인 공격헬기를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사령관의 이날 발언은 이례적으로 최고 지휘관이 획득사업에 대해 직접 요구사항을 거론한 것으로 그만큼 파장도 컸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이 사령관이 발언한 날인 26일, 방위사업청 국방전자조달시스템에는 ‘상륙공격헬기 사업분석’이 긴급입찰공고로 등록됐다. 상륙공격헬기 도입을 놓고 쌓여왔던 국내 개발과 해외구매에 대한 쟁점이 국정감사에서 결국 터진 셈이다.


▲추가 사업분석 결과에 관심 집중= 해병대사령관의 발언 이후, 이번 사업에 대한 관심은 당연히 3월 말 완료 예정인 ‘상륙공격헬기 사업분석’ 결과에 집중돼 있다. 사업분석이 현재 운용 중인 공격헬기 도입을 원한다는 이 사령관의 발언 직후 착수된 만큼, 국내 개발에서 해외구매로 선회할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상륙공격헬기 사업분석도 국내 개발에 따른 쟁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방위사업청은 제안요청서를 통해 “국내 개발과 국외구매로 양분화된 논란이 사업추진에 부담을 가중시켜 이에 대한 해소가 필요하다”면서 “소요군인 해병대도 국내 개발 시 작전운용성능과 전력화시기 충족 여부 등에 대해 추가적인 분석을 지속적으로 요구해 이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신 방위사업청은 국내 개발 방침이 변경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지난해 12월, 방위사업청은 입장자료를 내고 “추가 사업분석은 현재까지 국회, 언론, 소요군 등에서 제기한 기종별 성능, 안전성, 비용, 전력화 일정 등의 요소를 세부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사업을 원점에서 다시 검토하기 위한 분석은 아니라고 못을 박았다.


▲상륙공격헬기, 필요한 성능은?= 이번 사업이 추가 사업분석까지 추진되고 있는 주요 배경 중 하나는 마린온 기반 상륙공격헬기의 성능이다. 오늘날 상륙공격헬기의 임무는 상륙작전에서 중요한 전력 중 하나로, 강력한 무장탑재능력과 해상운용능력을 기반으로 적의 저항이 있는 목표지역에 전투병력을 투입하는 상륙기동헬기를 엄호한다. 또한 병력과 물자 등을 실은 상륙함정이 목표해안에 안전하게 도착해 하역할 수 있도록 화력을 지원하고, 상륙작전 특성상 제한된 물자로 전투를 수행해야 하는 지상전투부대에도 적시적소에 화력을 지원한다.


상륙공격헬기가 이러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기동력과 상륙기동헬기와 동급 또는 그 이상을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야 한다. 이는 상륙기동헬기에 대한 엄호를 위해서는 최소한 상륙기동헬기만큼의 기동성과 항속거리가 보장돼야 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현재 도입 중인 마린온과 비교해 더욱 우수한 기동성을 갖춰야 하는 것은 물론, 최소한 동등하거나 더 멀리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무장능력도 중요하다. 충분한 엄호와 적 제압을 위해서는 그 만큼의 화력을 갖춰야 한다. 특히 상륙작전 시 한 번의 이륙으로 상륙기동헬기 엄호와 착륙지역 일대의 적 위협을 제압하고, 적 증원부대를 차단하는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장탑재능력을 갖춰야 한다.



이러한 성능을 기준으로 국내 개발과 관련한 쟁점은 크게 작전운용성능, 사업비용, 그리고 전력화 시기 등으로 정리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산 공격헬기 도입과 비교해 국내 개발에 따른 작전운용성능 감소와 연구개발에 따른 높은 획득비용, 그리고 전력화 지연 등이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전용 공격헬기 대비 작전운용성능= 작전운용성능에 관한 쟁점은 사실 기존 상륙공격헬기를 기준점으로 보는 두터운 시각에서 시작한다. 조종사가 앞뒤로 탑승하는 탠덤식 조종석이나 좁은 동체 폭을 특징으로 날렵한 형상, 그리고 공대공·공대지를 아우르는 다양한 무장탑재능력 등이 지금까지 전형적인 상륙공격헬기의 기준점이 되어 왔다.


이러한 기준점을 마린온 기반 상륙공격헬기에 적용하면, 일단 외부 형상부터 기준점에서 벗어난다. 조종사가 좌우로 탑승하는 횡렬식(side by side) 조종석과 이에 따른 넓은 동체폭, 그리고 기존 동체에 별도로 추가되는 무장장착대 등 전용 공격헬기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탓인지 마린온 기반의 상륙공격헬기는 전용 공격헬기에 비해 기동성 및 무장탑재능력 등이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러한 시각에 대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다른 입장이다. KAI의 최종호 회전익사업부문장은 “(전용 공격헬기 대비) 비행성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핵심은 상륙공격헬기의 성능이 상륙기동헬기에 비해 떨어지면 작전수행에 제한이 발생한다는 의미”라면서 “하지만 국내 개발 상륙공격헬기의 성능해석 결과, 최대순항속도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상륙기동헬기 대비 우수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차이가 발생하는 최대순항속도는 무장장착에 따른 항력증가 때문”이라면서 “미 해병대가 운용하는 기동헬기(UH-1Y)와 공격헬기(AH-1Z) 간에도 동일한 차이가 발생하고 있고, 이러한 차이는 기동헬기와 공격헬기가 함께 작전을 수행하는 데 무의미한 수치라는 게 제작사인 벨의 공식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횡렬식 조종석 등 기동헬기 기반 개발에 따른 설계상 한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놨다. 최 부문장은 “형상만을 기준으로 기동력과 무장탑재 능력 한계 등을 논하는 것은 최근 기술적 흐름에 맞지 않다”면서 “현대식 전장환경에서는 첨단 기술을 적용해 보이지 않는 곳의 적을 먼저 탐지하고 타격하는 것이 중요하고, 국내 개발 상륙공격헬기 역시 최첨단 항전/무장체계를 통해 동등 수준 이상의 타격력 및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산 공격헬기와 국내 개발 상륙공격헬기의 작전효과 및 성능 차이가 2배 이상 벌어진다는 언론의 지적에 대해서는 방위사업청이 직접 해명하고 나섰다. 방위사업청은 지난해 12월 15일, 입장자료를 내고 “국방기술품질원에서 실시한 2차 선행연구결과에 의하면, 합참·소요군 및 국방과학연구소 등 관련 분야 전문가 약 30여 명이 참여한 임무효과도 분석 결과, 마린온 기반 상륙공격헬기에 비해 아파치는 약 1.09배, 바이퍼는 약 1.07배 우수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전용 공격헬기와 비교해 방호능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방호능력은 아파치의 일부 주요 부위만 23mm 내탄이 가능하고, 기타 부위는 국내 개발 헬기와 AH-1Z, AH-64E 헬기 모두 유사한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아울러 수직상승 성능이 초속 14.2m인 AH-1Z와 비교해 국내 개발 헬기는 초속 7m로 떨어진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공격헬기 성능은 전천후 표적 획득과 정밀타격 능력, 기동성, 생존성 등 다양한 요소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수직상승 속도가 공격헬기의 성능을 판단하는 결정적인 요소로 보는 견해는 적절치 않다”면서 “실제 AH-1Z의 수직상승율도 군이 요구한 주임무 무장을 장착했을 경우 초속 10m 미만인 것으로 분석됐다”고 방위사업청은 밝혔다.


국내 개발론- 획득·유지비용 등 경제적으로 유리, 성능면에서는 아직도 논란
해외 도입론- 기존 헬기와 군수지원 단일화, 이미 검증된 성능이라는 점 부각

▲연구개발에 따른 사업비용 증가= 별도 연구개발에 따른 사업비용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도 주요 쟁점 중 하나다. 그러나 방위사업청이 공개한 2차 선행연구에서는 오히려 국내 개발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방위사업청이 공개한 기종별 단가를 보면, 국내 개발 헬기가 가장 저렴한 약 302억 원으로 분석됐고, 이어 AH-1Z가 약 416억 원, 그리고 AH-64E가 가장 비싼 약 452억 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획득비용과 함께 총수명주기 비용도 국내 개발 헬기가 경제적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국내 개발이 적시적인 수리부속/기술지원을 통해 지속적인 목표 가동률 유지에 유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KAI의 최종호 회전익사업부문장은 “미 회계감사국에 따르면 통상 항공기 수명을 30년으로 산정했을 때, 총수명주기 비용의 28%가 획득비용이고, 72%가 운용유지비용”이라며 “획득비용과 함께 총수명주기 동안의 운용유지비도 중요한 고려 요소”라고 강조했다.


운용유지 부분에 대해서도 “기동헬기와 동일한 플랫폼을 활용한 국내 개발 상륙공격헬기는 조종사와 정비사 양성이 해외 기종보다 유리하다”며 “이는 해병대 여건을 고려할 때 최적의 선택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 개발이 기술발전에 따른 신기술의 적시적 적용이 가능하고, 성능개량 추진이 용이하며, 미래 무기체계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전력화 일정 지연= 전력화 일정 지연은 실제로 국내 개발 시 일정부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최 부문장은 “국내 개발이 결정되면 개발기간은 46개월 소요될 전망으로, 설계 및 시제작, 지상·비행 시험평가, 전투적합판정 획득 과정을 거치게 된다”면서 “검증된 기체와 무장을 통합하는 만큼 제안된 일정 내에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국외 구매 대비 도입시기 지연은 국내 개발 무기체계에 대한 정부의 전력화 업무체계 절차상 불가피하지만, 정부가 국내 개발 시 이러한 행정절차를 분리 운영하는 이유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면서 “대신 개발과정에서 소요군이 참여해 맞춤형 개발이 가능하며, 이는 전력화 이후 무기체계를 운용하는 소요군에 전투력 확보와 유지 측면에서 큰 이점으로 적용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해외 제작사 간 경쟁도 팽팽= 방위사업청이 2차 선행연구 이후 도입방향을 국내 개발로 가닥을 잡았지만, AH-64E와 AH-1Z를 각각 제안 중인 보잉과 벨과의 경쟁은 여전히 팽팽하다. 우선 보잉의 AH-64E 아파치 가디언은 명실공히 세계 최고의 공격헬기로 평가받는 아파치 중에서도 가장 최신 사양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더욱이 최근 제작 사양인 ‘버전 6’은 해상에서의 작전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해상화(Marinization)를 비롯해 AN/APG-78 롱보 사격통제레이다(FCR)의 탐지거리를 기존 8km에서 2배인 16km로 늘였고, 무인기 운용도 가능하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또한 AH-64E는 현재 육군이 도입해 운용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이는 해병대가 육군과 같은 기종을 운용하면, 후속군수지원체계를 단일화할 수 있어 필요 병력과 운용유지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대해 한 업계 소식통에 따르면 보잉의 제안 내용 가운데는 내년경 착수될 것으로 보이는 육군의 대형공격헬기 2차 사업과의 통합추진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것처럼 육군은 36대의 AH-64E를 도입한 1차 사업에 이어, 현재 24대를 추가 도입하는 2차 사업을 추진 중이다. 두 사업 모두 내년경 착수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보잉은 두 사업을 AH-64E로 통합 추진해 규모의 경제에 따른 획득비용 절감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 해병대에 독점적으로 공격헬기를 납품해 오고 있는 벨은 이러한 AH-1Z가 해병대 작전에 최적화된 점을 강조하고 있다. 미 해병대 AH-1W 및 AH-1Z 조종사 출신인 벨의 네이트 그린 글로벌 군수 판매 및 전략 담당 부장은 “해병대 장비는 그 어떤 곳이나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면서 “AH-1Z는 염수 부식이 플랫폼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거나 고도의 전자파 장애의 영향이 작전방해를 끼치는 환경 등 최악의 환경 속에서도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군용기가 진정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오늘날 분쟁 중 위협환경에서 생존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AH-1Z가 이러한 용도로 설계된 헬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AH-1Z는 내탄성 설계와 시험, 모든 핵심부품이 2중으로 장착돼 있으며, 통합된 위협 감지 및 대응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등 이 모든 설계는 항공기와 조종사가 모든 임무에서 무사히 귀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미 양국 해병대는 지역·세계적 위협에 맞서 싸우기 위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한미 양국 해병대는 토탈패키지 개념의 접근법을 통해 공격헬기 능력을 더욱 개선하기 위한 긴밀한 협력으로 더욱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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