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개량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해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고 회원국에 보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원심분리기는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통해 우라늄 농축을 금지한 기종으로 이란이 미국 등 서방국가들을 압박하기 위해 추가 협상카드를 내민 것으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과 주요외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IAEA는 이란이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4형을 이용해 우라늄 농축을 시작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회원국들에게 제출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이란이 IR-1형 30개(5060기), IR-2m형 3개(522기), IR-4형 1개(174기)를 우라늄 농축에 이용하고 있다"며 "5% 농도까지 우라늄-235를 농축하려 한다"는 내용이 나왔다고 주요외신은 전했다.
IR-4형과 IR-2m형 원심분리기는 이란핵합의에서 우라늄 농축을 금지한 기종으로 알려졌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2026년 1월까지 연구개발(R&D) 목적으로만 이들 기종을 기계적으로 시험만 할 수 있다. 이 개량형 원심분리기들은 핵합의에 따라 3.67%의 농도까지 우라늄 농축이 허용된 IR-1형에 비해 농축속도가 빠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IAEA는 이달 초 이란이 다른 개량형 원심분리기인 IR-2m형으로 우라늄 농축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이란이 이처럼 단계적으로 핵합의 위반사항을 늘려가며 우라늄 농축 능력을 과시하는 것은 미국과 서방세계를 압박해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나가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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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핵합의 협상은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핵합의에 복귀하겠다면서도 이란이 핵합의 의무를 모두 준수해야 복귀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이란은 미국이 먼저 핵합의대로 트럼프 정부가 복원한 대이란 경제 제재를 풀어야 핵합의를 준수하겠다고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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